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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62회>

제4부 이인형 하면 고집불통? (6)

  • 등록 2007.07.04 11:02:16
3. 언젠가는 짐이 될 것인데(1)
1981년 한우가격 폭등 잡기위해 농림부 ‘초비상’
‘돼지·닭고기 소비촉진’ 계획 수립…장관결제 불발
때는 1981년 여름, 그 해는 유별나게 연초, 아니 그전 해 초겨울부터 쇠고기 가격이 폭등했으며, 소를 도축해 경매를 하는 도매시장에 도축할 소 출하두수(出荷頭數)도 계속 감소했다. 정부는 할 수 없이 어제까지 비육을 시키지 아니한 맛없는 3등급을 수입해 공급했으며, 수입쇠고기의 수요가 늘자 국내 한우가격의 폭등과 쇠고기 파동을 막으려고 2등급으로 바꾸어 수입·공급하기 시작하기도 할 만큼, 다급하게 쇠고기 소비는 늘고 소 값은 폭등했다. 현재에는 고기 맛이 좋도록 잘 비육시킨 1~2등급의 쇠고기가 냉동이 아닌 냉장상태로 수입돼 소비자 입맛을 돋우고 있다.
또한 그 시대의 산물로 수입쇠고기도 품질이 좋고 맛이 좋다는 소비촉진홍보를 하게 됐다. 그러나 수입쇠고기 소비촉진만으로는,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한우 쇠고기의 수요를 대체한다는 것은 추석명절(9월 12일)을 앞두고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실 내적으로는 수입쇠고기 자체도 재고 물량 부족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해도 이미 불가능 한 것으로 판단돼, 총리실, 경제기획원 등 관련기관에서는 1981년 7월 하순부터 농림부가 책임을 지고 소 값 안정대책을 추진하라고 한발씩 물러선 상태에 있었다. 그 때에 관련기관에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잘못되면 농림부 관계자는 물론이고 자기들까지 공직을 떠나야한다는 말도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농림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하고 모든 것을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는 수 없이 담당인 축산물가공이용과 과장으로서 모든 수단방법을 선택해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소비를 조금이라도 증가시켜서 쇠고기 소비를 줄여보자는 뜻에서,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소비촉진홍보계획을 수립해 장관에게 보고를 드리게 됐다. 그러나 축산국장이 몇 번의 보고를 거듭했으나 불가판정을 받아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 축산국장의 의견이었다. 그런데 쇠고기파동이 났다하면 폭동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었으며 수입확대 등으로 우리나라의 축산업 자체가 방향을 잃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경제는 파탄이 나고, 관련공직자는 직위가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공직을 떠나야하는 위기상황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관계기관회의도 중단하고 이미 손을 떼기로 했던 것이다.
나는 이러한 긴박한 상황과 우리나라 축산업의 방향을 정도(正道)로 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의식을 갖고 이대로 물러 설수 없다고 판단을 했다. 그래서 축산국장에게 내가 장관의 결재를 받아보겠다고 이야기해 양해를 구한 후, 그 날 결재를 받으러 장관실로 올라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결재순서가 돼 장관실로 들어가서 책상위에 서류를 펼쳐 놓고 보고를 드리려고 하자 고건 장관께서는 제목만을 들으시고, 그 문제는 이미 몇 번인가 축산국장하고 검토하고, 간부회의에서 하지 않기로 결말이 난 사항이니 가지고 나가라며 서류를 내 앞으로 밀어 놓는 것이 아닌가? 첫째 날은 이렇게 해서 실패를 하고 나와 국장에게 결재를 받지 못했다고 보고를 했다. 사실은 윗사람이 결말을 내지 못하고 포기하자는 것을 아랫사람이 포기를 하지 않고 결말을 내겠다고 덤벼드는 형국이었으니, 국가기관이나 기업체를 막론하고 조직사회에서 윗사람의 눈밖에 날만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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