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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61회>

제4부 이인형 하면 고집불통? (5)

  • 등록 2007.06.04 10:27:35
2. 축산시험장에 실습을 가렵니다(2)
현장실습 계획서 세번만에 책임자 결제받아
의지 관철 후 기쁨·환희의 순간 가슴에 남아
나는 농림공무원 교관으로 강의에 임하면서 현장이 어떠한지 아무런 지식도 없이 강의를 한다는 것은, 내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 자살행위라는 생각이 들어 심각하게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하루를 쉬면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했다. 내가 또 다시 3일만에 그 서류를 들고 교수부장실로 향하는 것을 본, 과장께서는 오늘도 안되면 잊어버리라면서 위로를 해주며 다녀오라고 말씀을 하셨다.
나는 교수부장실 문 앞에서 숨을 두세 번 크게 몰아쉬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문을 열고 들어가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다. 그 다음 부장의 책상위에 서류를 펴 놓으면서 보고를 드리려고 하자, 또 무슨 서류냐고 물으시기에 “축산시험장으로 실습을 가는 계획서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또 말을 이어 “부장님 이번 실습출장만 허락해 주시면 저는 최선을 다해 명 강의를 한다고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는 이번에도 호통들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수부장께서는 내용에 대한 보고를 들으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웃으시면서 “이 사람아, 안 된다고 하는데도 반드시 실습을 다녀와야 하겠다는 것인가? 내가 자네 고집에 졌으니 잘 다녀와서 열성으로 강의를 해주게” 하시면서 결재를 수락해 주셨다.
나는 교수부장실을 나오면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 후 감격해서 급하게 사무실로 뛰어 오자, 과장께서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으셨다. “결재를 받았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자 뭐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결재를 하셨는지, 화는 내지 않으셨는지, 등등 여러 가지 궁금한 사항들을 물으시는 것이었다. 나는 부장께서 웃으면서 결재를 하시고 실습을 다녀와서 명 강의를 하라고 당부하셨다고 하니, 과장께서도 웃으시면서 “이상하네, 그렇게 안 된다고 하시더니...”하시며 좀 의아해 하시는 눈치였다.
그렇게 해 나는 충청남도 천안시 성환에 있는 농촌진흥청 축산시험장에 가서 1개월간 가공이용과 숙직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실습을 했다. 그 때는 마침 대학 동기 동창인 김재하 학형과 이창구 학형이 축산시험장 축산물가공이용과 가공연구실 숙직실에서 기거를 하며 근무를 하고 있었기에 같이 지내며 숙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젖소의 사양관리와 사료에 관한 실습은 대가축과 제2우사에서 하고, 우유의 검사 및 치즈 등 유제품의 제조 외 이용에 관한 실습은 숙소로 정한 유가공장에서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공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한 정책과제에 대해 이렇게 세 번만에 책임자의 결재를 받아 실행한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가슴에 와 닿는 뿌듯한 기쁨, 환희의 순간이라고 할까, 그 모두가 잊혀지지 않고 지금도 지난날들의 생활을 되새겨 볼 때가 있는데 그 때 그 때 순간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내 뇌리를 스쳐가고 있다. 그 때의 옹고집을 부린 덕인지, 사위로 선택돼 장가를 가게 돼는 값진 행운을 얻었다.
나는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됐고, 내가 해야 할 정책을 준비할 때에는 3일이고 일주일이고 잠을 설치면서 정책을 개발하고, 내 머리에 확신이 서면 계획을 수립해 결재권자의 결재를 받아 시행했으며 결재권자가 NO를 해도 포기한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목적을 달성했을 때에 기쁨과 환희의 순간은 경험을 한 사람만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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