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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60회>

제4부 이인형 하면 고집불통? (4)

  • 등록 2007.05.25 11:04:43
2. 축산시험장에 실습을 가렵니다(1)
공무원교관 시절 현장경험 없이 낙농학 강의 맡아
“한달간 실기 배우겠다” 계획서 제출…면박 당해
내가 농촌진흥청 연구원시험에 합격해 합격자 중에서 제일 먼저 발령을 받은 곳이 농림공무원의 교관(연구사보:일반직공무원 직급으로 7급에 해당함)직 이었다. 6개월간 강의 수습기간을 마친 후 학교 다닐 때에 한번도 상을 받은 적이 없는 내가 강의평가에서 일등하게 됐다. 그리고 1963년부터는 전국의 축산직공무원들에게 낙농학(酪農學) 강의를 하기로 결정이 됐다.
그런데 대학에서 배운 것과 강의 평가를 준비하면서 책을 보고 강의 계획서를 만들고, 그 내용에 따라 아침마다 새벽에 뒷동산에 올라가 목청을 높여 강의 연습을 한 것 이외는 젖소의 특성, 젖소의 사육방법, 그리고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현장경험은 전혀 없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축산직공무원들을 상대로 강단에 올라 강의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자살행위로서 나의 인생행로에 큰 오점을 남기고 강단을 내려와야 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이 됐다.
축산시험장에 1개월간 출장을 가서 실기를 배우고 오겠다는 실습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현재는 고인이 되신 김상열 과장께서 교수부장의 결재를 받으려고 두 번인가 말씀을 드려도 결재를 수락하지 않으시니 나더러 포기하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과장께, 제가 교수부장의 결재를 받아도 되겠는지 여쭤 허락을 받아내고 3일 후인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현재 고인이 되신 신근철 교수부장실로 의기양양하게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무슨 서류냐고 물으시기에, “제가 축산시험장에 출장을 가서 실시할 실습계획서입니다” 하고 서류를 책상위에 올려놓자 눈 깜짝할 사이에 서류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사무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수부장께서는 허락 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빨리 나가라고 호통을 치시기에 나는 얼른 서류를 챙겨들고, 그래도 정신을 차려 겸손하게 “나가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그리고 서류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서는 나를 보고 과장께서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으시기에 결재를 받지 못하고 혼만 났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니 그것 보게, 이 사람아 안 된다니까? 왜 서류를 들고 들어가서 면박만 받고 나오나, 포기하고 이제는 실습 이야기를 하지 마시오. 교수부장께서 그렇게 싫어하는 실습은 왜 가려고 해요. 이제 끝냅시다. 과장께서는 나를 달래려 했지만 나는 포기할 수가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오후에 두 번째로 다시 결재를 받으려고 교수부장실로 들어 같다. 물론 또 구박을 받을 것을 각오하고, 내가 들어서자마자 교수부장께서는 얼굴이 굳어있었고 눈빛이 무서워 보였다. 교수부장께서 무슨 서류냐고 물으시기에 나는 서류를 책상위에 펴 놓으면서 “축산시험장에 실습을 가는 계획서입니다” 하고 말을 하고 보고를 드리려고 하는 순간, 어제 그 서류가 아니냐고 언성을 높이시면서 빨리 나가라고 또 다시 호통을 치시는 것이었다. 나는 할 수없이 서류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오면서 긴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그래도 서류와의 공중전을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 강의를 맡는 교관들을 모두장기간 실습을 보낸다는 것은 책임자로서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갖춰야 할 실력과 실기는 터득하게 한 후에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게해야할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서 나는 정말 답답함을 호소할 길이 없어 혼자서 고민에 고민을 했다. 그 때에 신규로 채용된 교관은 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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