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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54회>

제3부 내 인생에 승부를 걸었던 사건들(33)

  • 등록 2007.04.25 10:50:09
8. 가축계열화 사업이 그렇게 중요한가?(4)
축사시설자금 52억 확보…농가당 최대 3천만원 지원
투서 등 고난감수…백년대계 세우려는 자세로 임해
나는 공직생활 중에 내 목을 자르겠다고 하는 일을 많이 당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어느 날 대한제당 사료부문 김진의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김 사장은 “경찰에서 형님의 뒷조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에, 나는 그러냐고 대답을 하고서 짐작이 가는 데는 있는데, 문제 없으니 걱정을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친 후 대구의 닭고기 관련 업체에서 문제제기는 없었었다.
나도 사실 한 업체에 25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축산식품의 수입자유화가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잘 한 일이었다고 나 자신을 평가 하고 싶다.
그 당시 1990년도에는 경제기획원과 몇 달을 두고 협의를 거쳐 닭과 돼지의 축사시설자금예산도 처음으로 총 52억원을 어렵게 확보해 농가당 1천5백만원~3천만원씩 지원을 했다.
경상남도에서는 시설까지 지원해 주었지만 가축사육두수가 과잉 되었을 때에는 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원자금을 반납한 웃을 수밖에 없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엉뚱한 사건은 도지사의 지나친 기우에서 비롯돼 축산국장과 과장이 좀 고생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그러한 도의 정책결과 축산업이 우수한 도가 그 후부터 적극적이던 사업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퇴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와 같이 어렵게 일을 추진하면서 느낀 점을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몇 년 전에 미국의 학계에서 발표한 자료를 최근에 읽은 것이 있는데, 1900년대에 중장기계획을 수립, 추진해 결과 면에서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에 실행한 뉴딜(New Deal) 경제정책 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뒤의 8대, 즉 8명의 대통령은 그 뉴딜계획을 발전시키고 마무리 하느라고 자기가 새로운 일을 개발할 여유가 없어 빛을 보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새로운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고자 할 때에는, 어차피 고생을 하고 찬성과 반대하는 성향으로 나뉘어져 심한 경우에는 투서 등 좋지 않은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생각해 규모가 큰 틀, 그리고 장래에도 10년~20년 계속해서 추진해야 할 반듯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선정해 실행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추진한 사업이 성공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되면, 그 순간의 가슴 벅찬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맛볼 수가 있지 않은가? 이 환희의 순간은 맞이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며 공직을 은퇴한 후에도 오래도록 추진현황을 살펴보면서 조용히 밝은 웃음을, 그리고 옛 추억을 되새겨 보면서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본 사람만이 그 환희의 순간을 맛볼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이왕이면 힘은 들고 고생은 되지만 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달라는 부탁이다.
나는 내가 생각을 해도 공직자로서의 분수를 지키려고 노력 했지만 고뇌의 길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러나 공직자가 국가관을 갖고,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큰일을 하면서도 가끔은 어려운 순간을 맞고,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도 모든 유혹을 뿌리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자신이 선택한 운명의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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