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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53회>

제3부 내 인생에 승부를 걸었던 사건들(32)

  • 등록 2007.04.11 11:35:29
8. 가축계열화 사업이 그렇게 중요한가?(3)

국회의원 지원자금 커 부정내막 의심하기도
탈락업체 청와대 인맥동원 선정해달라 주장
현재 가축계열화사업은 돼지, 닭, 오리 그리고 한우까지 추진되고 있으며, 지금도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잘 추진한 사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는 그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돼 업체가 정부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갖추면 한 업체에 200억~500억원을 2~3년에 걸쳐서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사업이 됐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이제는 정부가 그 업체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책방향이 잡혔다.
그런데 한번은 그 당시에 국회의 H의원께서 축산국장이 직접 가축계열화사업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하셔서 나는 국장과 함께 보고를 한 일이 있었다. H의원께서는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지원하는 자금액수가 너무 컸으므로 특정업체와 연관돼 무슨 부정한 내막이라도 있지 않을까하는 의심을 하셨는지 1년간을 계속해서 관심을 나타 내셨다.
그러던 어느 날, 국장이 H의원 비서관의 연락을 받고 의원을 찾아뵈었더니, 가축계열화사업의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이 과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찾아 뵙고 이해시키겠다고 했지만, 국장께서 이미 다 이해하도록 말씀을 드렸고, H의원께서도 그러한 사업이었냐며 납득을 하신 것 같으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해서 찾아뵙지는 않았다.
그 해인 1990년도 연말에는 H의원의 출신지역 도관계자가 H의원으로부터, 그 중요한 사업을 어째서 한 업체도 선정이 되도록 하지 못했느냐고 심한 꾸지람을 받았다는 말을 인편에 전해 듣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닭고기 취급업체에서는 가축계열화사업을 신청하고 대상자선정에서 탈락을 하자 심한 불만을 나타냈다. 같은 닭고기 업체인 (주)하림은 대상자로 선정이 됐는데 무엇 때문에 왜? 자기업체는 탈락이 됐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차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과장,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닭고기 관련 업체의 고문이라고 하면서 자기를 예비역대장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이 찾아 왔는데 자기회사가 대상자로 선정이 안 된 것은 그 내막에 부정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상자로 선정해 준다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청와대 사정비서관에게 진정서를 내서 이 과장의 목을 자르겠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하시기에, 그 사람을 제방으로 내려 보내라고 하고 기다렸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국장을 찾아가서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람이 왔을 때에는 고 김정룡 국장이 부임하셨을 때이다.
나와 국장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마친 그는, 차관에게 이야기한 내용을 또 그대로 반복을 했다. 대상자로 선정해 준다는 답변을 듣지 못하면 오늘 청와대에 들려 내가 잘 알고 있는 사정비서관에게 이 서류를 제출하겠다며, 두터운 서류가 들어 있는 것 같은 봉투를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국장께서, 아 그렇게 생각하고 게시는 군요, 한번만 더 이해를 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물었지만, 더 이상 설명을 들을 것도 없고 가축계열화사업체로 선정한다는 답변 이외에는 들을 필요도 없다며, 곧 목이 잘린 텐데 왜 그렇게 태연하냐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국장께서, 진정서를 내 시든지 고발을 하시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하자, 좀 주춤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나한테, 과장도 같은 생각이냐고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나도 선정이 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하시라고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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