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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52회>

제3부 내 인생에 승부를 걸었던 사건들(31)

  • 등록 2007.04.02 10:52:50
8. 가축계열화사업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2)
막대한 자금 소요 가축계열화 추진 ‘산넘어 산’
어렵게 결재 통과로 사업 착수…업계 시선집중
가축계열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도축·가공·저장시설을 한 장소에 일원화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규모의 시설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따른 비용은 개소 당 50~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해 개소 당 25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물론 도축업계에서는 곱게 볼 리가 없었고 도축장허가는 가축위생과, 가공장과 저장창고 허가는 축산물유통과 그리고 축산농가와 가축계열화사업은 축산경영과에서 관리하는 업무를 분담하고 있었으니 편안하게 계획이 추진되기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가하면 누가보아도 농림부에서 업체에 지원한 금액이 그 당시까지 가장 많았던 것은 도정공장에 업체당 5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으니 1987년에 계열화업체에 2억5천만원씩을 지원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에는 가축계열화사업을 왜?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지 등에 문제에 부딪치게 됐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었기에 안건을 작성하고 축산국장에게 결재를 올렸더니, 대담하고 도전적인 업무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신구범 축산국장(기획관리실장·제주도지사·축협협동조합중앙회장 역임)께서도 필요하긴 필요한 사업인데 한 번 더 생각해 보자고 미루시는 것이 아닌가. 내가 기억하기로는 2~3회 정도를 신중히 검토한 후에 서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또한 차관께서도 지원금액이 너무 많으니 조정을 하자고 하시면서 두 번이나 결재를 유보, 세 번째 만에 결재를 하셨고, 세밀하게 추진계획을 세워서 실행하되 잘못되면 책임을 질수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다시 주의를 환기시키셨다.
그때에 조경식 장관께서는 차관보시절부터 나에 대해 많은 격려를 해주신분이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처음보고를 받으시고 결재를 하셔서 마침내 시행을 하게 됐다. 물론 신구범 국장과 이병석 차관께서 사전에 장관께 자세한 내용을 보고했을 것이었다. 그 후 나는 1987년에 업체당 2억5천만원을 지원할 때에도 여러 가지 구설수를 견뎌야만 했으며 일을 추진하는 동안 몇 차례의 어려운 고비를 넘어야만 했다.
이 사업에 필요한 사업비를 충당키 위해 1990년 축산진흥기금에서 2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한 업체에 25억원, 그것도 이제까지 유래가 없는 큰 액수이다 보니 모든 산업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국회와 공직사회에서도 특히 대상자선정에 시선이 집중돼 있었다.
그래서 대상자 선정을 위한 여러 가지 항목에 따른 점수제를 도입하게 됐다. 정부는 가축계열화사업에 이제까지는 소극적이었다가 지원금이 많아지자 욕심이 나서 사업 희망 업체들의 신청자격을 단초부터 배제시켰다. 그리고 처음에는 8개 업체를 선정하려 했으나 6개 업체만 선정하게 됐다. 물론 신청에서 배제된 업체나 신청을 했으나 탈락한 업체에서는 불만이 많았고 어떻게든지 사업비를 얻고자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공직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어렵고 많은 자금이 필요한 사업을 위해 국장 결재를 세 번 , 또 차관 결재를 세 번 만에 받았다면, 사업설명을 하고 추진방향을 설명하는 데만도 기진맥진 했을 것인데, 왜 고집스럽게 추진하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렵지만 이 사업이 실행되면 중추적인 조직에 의해 축산업이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유통 및 판매체계 등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산식품의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었기에 어려움을 견뎌내며 추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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