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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48회>

제3부 내 인생에 승부를 걸었던 사건들(27)

  • 등록 2007.03.05 10:52:20
7. 시험연구체제의 개선인가? 개혁인가?(5)

세 번째로 내가 축산시험장의 변화를 시도한 것은 시험연구과제의 프로젝트화를 위한 넉넉한 예산 확보와 실험기기 및 연구시설의 신설이었다. 앞에서 추진한 일중에 사람을 기르는 일과 시험연구 분위기를 활성화하는 일이 잘되고 있어도 연구비와 연구실 및 실험기기가 준비가 되지 않으면 산업계와 정부정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돼 예산과 연구시설도 우선과제로 동시에 추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새로운 기관운영체제를 도입한 것은 각 과장으로 하여금 예산, 국제관계, 기관과 연구원 홍보, 연구기획 등으로 분담함으로서 각 과장이 기관운영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또한 과의 연구내용이 기능별로 규정돼 있어 기능별로 시험연구를 추진하다 보면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축별 연구팀을 구성해 3개월마다 토론회를 갖게 하고 각 과장이 가축별로 관리책임자가 되도록 했다. 이 토론을 할 때에 설계의 잘못, 실험 추진의 허점, 조사항목의 추가할 내용 등의 상황이 발견되면 즉시 설계변경 또는 설계 내용에 추가해 시험연구를 실시하였고 이로써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말도 남기고 싶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린 인’자가 포함돼 있는 이름 그대로 행운아(幸運兒)이다. 왜냐하면 농림부와 산업계에서 연구용역을 맡겨 도와줌으로써 재임 2년차인 1994년부터는 정부예산의 50%수준의 용역비를 확보할 수가 있게 되었으니 연구원들은 예산이 없어서 시험연구를 할 수 없다는 말은 할 수가 없게 됐다. 그러니까 정책이나 산업계에서 응용할 수 있는 좋은 연구과제만 제시한다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년 중 언제나 연구비를 제공했다.
그런가 하면 연구수행을 위한 배합사료를 삽으로 수작업 해 시험사료로 만들던 비효율적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최신시설의 배합사료공장을 신설했다. 또한 실험과 분석의 정확성을 실현하기 위해 1천2백평 규모의 종합연구실을 신축했다.
나는 시험연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훌륭한 연구원의 양성이 첫째요, 둘째는 아무리 일류의 연구원을 육성했다 하더라도 실험실과 실험기기가 없으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앞에 두 가지 조건을 확보한 후에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충분한 마리의 시험가축 확보는 기본으로 하도록 했다. 1반복에 한 마리의 소를 배치하여 시험을 하다가 그 한 마리가 잘못되면 보정을 한다고 연구결과를 수정해 발표를 하니 논문과 보고서는 작성할 수 있으나 현장에 적용이 불가능한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집념에서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해 시험연구를 프로젝트화했다. 어떤 전문분야에 연구원이 없으면 그 분야를 담당할 사람을 대학과 다른 연구기관에서 모셔다 공동연구를 하니 시험연구 추진과정에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연구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리고 축산시험장은 우리나라의 축산전문기술자가 모여 있는 최고의 연구기관이다. 이 사람들을 모아 놓았으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책임과 의무도 다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책임자와 국가의 도리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잘못일까?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모두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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