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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47회>

제3부 내 인생에 승부를 걸었던 사건들(26)

  • 등록 2007.02.28 14:31:14
축산시험장 연구원 전원을 기관장 재임기간 도안 모두 해외 출장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실행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나 자신을 돌볼 틈은 없었다. 본청에서는 내가 농촌진흥청에서 행정을 하다가 연구기관장으로 부임을 했으니 외국의 연구기관을 돌아보고 오는 것이 좋겠다는 여러 차례의 권유를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해외 출장을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고 어필을 했다. 그래서 여비를 지급받아 출장을 다녀오라면 그 출장비도 연구원들을 해외에 출장을 보내는데 사용했으니 본청으로부터 지적을 받아야만 했다. 때론 축산시험장의 예산에 해외여비가 부족해 충분히 확보돼 있는 국내 여비를 일부 사용해 충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 여비항목에서 해외 출장비를 지출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청에서 지적을 하기에 나는 경제기획원에 질의를 했더니 다행히 불법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고, 1995년 예산부터는 국내와 해외여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체제가 변경되기까지 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기적이 발생한 것은 마지막 남은 한명의 연구원을 해외출장 보내고 3~4일 지난 어느 날 미국사료곡물협회 박영인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박 회장은 이 장장이 연구원들을 모두 해외연수를 보낸 후에야 외국출장을 간다고 취임 당시에 약속을 했다는데 약속을 다 수행했느냐고 묻기에 몇 일전에 마지막으로 연구원 한명을 해외출장을 보내어 약속대로 4년 동안에 다 마무리를 지었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자기와 함께 1997년 2월에 미국의 양계산업시찰을 가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해 공로연수를 1997년 7월 1일부터 실시하는 그 해에 공직에서의 마지막 해외출장을 흐뭇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다녀 올수가 있었다. 나는 도와주는 주위 사람들 덕분에 공직을 잘 마무리 할 수가 있었고, 현재에도 그분들의 도움으로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연구원 각자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모험과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 개인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은 주당 1~2회 정도 각 연구원들의 방을 방문해 잡담도하고 연구과제의 추진과정도 토론을 하면서 개인의 고민과 신상도 파악해 의논을 하고,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챙겨주었다. 예를 들자면 회계연도 중에 새로운 시험연구 과제를 제시하면서 예산을 얼마만 주면 당장이라도 착수를 하고 싶다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런 때에는 예산집행사항을 정일정 기획실장과 점검을 해 바로 연구를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도 했다. 또한 연구사업평가가 끝나면서 농촌진흥청에서는 처음으로 수안보상록호텔에서 연찬회를 열어 연구원들의 마음을 풀어 주니 열정이 되 살아나는 것을 볼 수가 있었으며 현재는 각 기관에서 이러한 행사기 매년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해외연수에 어학공부에 국내 축산업계와 축산현장을 자유롭게 그리고 대학 강의도 자유롭게 다니게 하고 나니 눈높이가 다르게 변해 시험연구과제의 내용과 설계방법이 달라졌다. 시험연구결과도 조급히 재촉을 하지 아니해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내가 축산시험장장으로 부임을 했을 때에는 이 장장님 어려우시겠습니다. 1 등 연구기관은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들을 데리고 어떻게 일을 하시겠습니까? 고생이 많으실 것입니다. 하던 본청과 다른 연구기관 사람들이 1년이 지나고 나자 부러워하더라는 말도 들었고, 이 장장님은 행정을 했기 때문에 보는 눈과 생각이 다르다고 칭찬을 하면 당신들은 행정을 하지 않았으니 기관장을 할 생각이 없느냐고 농담을 하는 분위기로 반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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