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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44회> / 제3부 내 인생에 승부를 걸었던 사건들(23)

7. 시험연구체제의 개선인가? 개혁인가?(1)

  • 등록 2007.02.07 11:17:16
내가 1993년 1월 1일자로 축산시험장장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 축산시험장은 농가와 업계 및 농촌진흥청으로부터도 소외를 당하고 있을 때였으며, 연구원들 자신도 의욕을 상실해 자신감을 잃고 있는 때였다. 농림부에서 15년간의 행정을 하다 연구기관의 장으로 발령이 나는 것이 처음 있는 일로써 축산시험장 직원은 물론이고 농촌진흥청에서도 큰일이 났다고 뒷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이러한 상황들을 알고 부임을 하게 됐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는데 무었을 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자포자기에 가까운 푸념들을 하는 분위기인 것도 알고 있었다.
그 당시에 농림부와 축산업계에서는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완료되면 축산식품의 개방이 불가피해 국제경쟁력 확보와 고품질 축산식품의 공급 등 대응책 마련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현장과 정책에 반영돼야했으나 좋은 결과가 없으니 불만과 불신이 팽배하고 있었다. 이 때 축산업계와 농림부에서는 “우리는 할일을 다했는데 무엇을 더 하라는 말이냐”고 하는 말이 성행했으니 이 자조적(自嘲的)이고 패배의식(敗北意識)에 빠져 있는 조직을 활성화해야 하는 책임이 나의 몫으로 돌아왔다. 또한 ‘이인형이 너는 별수 있느냐, 한번 해 봐라’하는 분위가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1월 4일 취임식에서 앞으로 시험연구과제는 프로젝트화가 선결과제이며, 연구기관은 축산업계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농림부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항상 제때에 공급할 의무가 있으니 앞으로 일을 하자면 무엇보다 연구원 자신들이 건강을 챙겨야 할 것이라고 간단하게 취임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 내용에는 각자의 건강을 챙기라는 뼈아픈 말이 들어 있었다. 연구원들은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를 뿐만 아니라 지루한 연구실 생활을 인내로 참고 견디며 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임 하자마자 등산, 낚시, 볼링부 등 모두가 한 가지 운동을 반듯이 하도록 권유했다.
나 역시 내 공직생활의 마지막 인생여정을 보람되게 마무리할 것을 다짐하면서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그 당시의 축산시험장의 실상을 알아야 이인형 이라는 사람이 왜? 기관장으로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에 요약해 설명하고자 한다.
축산시험장의 연구원 정원은 115명에 실제인원은 106명 이었으며 첫째의 실상은 외국의 연구소 등을 돌아보지 못한 사람이 46%였는데 어학실력이 없는 연구원이 많아 외국을 다녀올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연구원들이 의욕이 없으니 열정이 있을 수 없고 패배의식에 빠져 있었으며 인사와 조직관리에 연구원의 불만이 높았고, 책임자가 외부의 거센 바람막이 역할을 못했다는 불만이 거세었다. 세 번째는 시험연구과제가 단편적이어서 논문작성을 위한 시험연구체제로 운영했으니 정책 또는 축산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상대적으로 적어 축산업계와 농림부로부터 소외를 당하고 있었다.
네 번째는 시험연구 예산이 적어 한 과제당 일반작물과제와 같이 2~3천만원 규모에 불과하니 적정한 두수의 시험축의 확보가 어려워서 단편적인 시험연구를 수행을 할 수밖에 없었고, 연구원은 응용할 수 없는 연구보고서 제출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출장은 제한돼 발표자 외에는 학회행사에도 참석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좋은 연구결과를 제출하라고 독촉만을 받으니 사기가 떨어져 있었고 모험과 도전정신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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