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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 ESG 실천 캠페인(45)_비거니즘 마케팅의 함정

  • 등록 2025.02.12 14:39:31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가짜 뉴스 전성시대
축산업에도 홍보 전문가 양성 절실

 

 

동물과 환경 괴롭히는 비거니즘
최근 몇 년 사이 산업계에서는 비거니즘(Veganism)이 유행이다. 비거니즘이란 삶의 전반에서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철학이자 삶의 방식을 의미하는 용어로 식품, 패션, 뷰티 분야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비건’이라는 문구를 보며 스스로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쉽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일 뿐, 비거니즘을 조장하는 소비 행태가 오히려 동물과 환경에는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거니즘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패션 시장을 보더라도, ‘비건 레더’ 또는 ‘에코 레더’라 불리는 인조가죽이 오히려 환경에 좋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조 가죽은 각종 플라스틱 원료를 중심으로 코팅제, 결합제, 유독화학물질 등이 다수 합쳐진 결과물로 사람과 환경, 나아가 동물들에게도 좋을 수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동물성 식품 원료를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양의 식물성 재료들이 재배되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새로운 환경 오염을 생성하기도 했다. 비거니즘이 환경과 동물에 좋다는 인식은 허상에 불과할 뿐이다.

 

소비자 현혹하는 마케팅
문제는 비거니즘 트렌드가 점차 거세지며 안티축산 주장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건 소비를 조장하는 기업들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주장하며 축산업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을 과장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소 한 마리가 자동차 한 대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만든다’는 표제가 대표적인 가짜뉴스의 한 사례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온실가스 통계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들이다. 예컨대 이 주장에서 축산업의 경우 한 제품이 생산되는 전 공급망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모두 합치는 ‘전주기 배출량’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자동차의 경우 해당 교통수단이 운행되는 직접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둘을 공평하게 비교하려면 자동차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원료를 채굴하는 에너지부터 고려해야 하지만 아무도 이런 통계의 함정을 문제 삼지 않는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장해가는 대체식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견된다. 식물성 재료 식품을 비롯해 세포배양 인조축산물을 취급하는 기업이나 언론들은 이런 제품의 필요성을 기존 축산업의 문제에서 찾는 한편, 그들 제품의 새로운 문제에는 눈을 감고 있다. 그들은 식물성 재료를 소비하는 것이 ‘건강한 지구’를 위한 행위인양 포장하거나, 인조축산물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가짜뉴스에 불과할 뿐이다.
한국에서는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지원법’에서 제품과 관련되어 거짓 또는 과장된 내용을 환경적 평가 내용을 담을 수 없음을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환경부는 별도의 규제적 행정조치를 취하기보다 시정권고 및 자율조치만 취하며 업계가 자율적으로 시정하도록 방관하고 있다.
이런 환경부의 태도는 환경을 빌미로 투자를 조장하거나, 허위 과장 광고를 하는 기업에 강력한 규제 정책을 마련 중인 해외 동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최근 금융 시장에서는 ‘ESG 투자’를 명목 삼아 나온 펀드 상품이 지켜야 할 투자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어긴 기업에 수백만 달러의 과태료를 징수했다. EU의 경우 친환경 광고를 하려는 기업은 전과정 평가를 통해 친환경성을 입증해야만 하는 결의안을 작성했고, 프랑스나 호주 같은 국가도 가짜 친환경 상품에 부과하는 그린워싱 벌금을 신설했다.

 

축산업 전문 과학적 데이터 필요
축산업 또한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안티축산에 대응하자는 차원을 넘어, 잘못된 비거니즘 또는 그린워싱 마케팅으로부터 우리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사항들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존 언론에서 많이 활용되는 주장의 비과학성을 입증해야 한다. 가령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주장, 소 한 마리가 자동차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주장들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배포해야 한다.
둘째, 과학적 데이터를 생산하고 수집해야 한다. 잘못된 데이터를 수정하는 작업 못지 않게 필요한 일은 우리 축산업의 진실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새로이 만들고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는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축산업에 대해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축산업 홍보 전략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장기적으로 축산 전문 홍보인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지금 축산인들은 홍보 전문가가 아니다. 기업의 홍보 전문가들과 결코 경쟁할 수 없다. 축산인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동물복지, 친환경적인 실천을 이어가되, 그 노력을 알리고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는 작업은 홍보 전문가에게 일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홍보, 마케팅, 디자인 등 소비자와 접촉하는 분야에 필요한 축산 전문가를 자체적으로 양성하는 작업 또한 필요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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