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기자]
<K-무침주사기 대량수출 ‘눈앞’/ 배경과 전망>
태국의 재계 1위 대기업이자, 아시아권 최대의 축산 다국적 기업인 CP그룹이 한국산 무침주사기에 꽂혔다.
CP그룹의 AHBG(Animal Health Business Group) 산하 CPE(Charoen Pokphand Enterprise Co.,Ltd)가 한국의 의료기기 전문기업 ㈜리본에이전시(대표 박선경)의 ‘아톰건’ 수입을 사실상 공식화 한 것이다.
㈜리본에이전시가 지난 2017년 가축용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7년 만에 거둔 쾌거다.
첫 만남 직후부터 ‘러브콜’
리본에이전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아톰건 출시 이후 50개국 150여개 기업들이 이메일 등을 통해 깊은 관심을 표출해 왔다.
이에 따라 4대륙(동남아 / 중남미, 중 동 / 유럽, 미국 / 기타지역)에 대한 순차적 수출 계획을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 유행) 직후 본격적으로 실행에 착수했다.
태국양돈협회 주관으로 지난 2023년 11월23일 이뤄진 현지 전시회의 부스 참가가 그 시작이었다.
CP그룹과의 첫 번째 조우도 이 자리에서 이뤄졌다.
리본에이전시 박선경 대표는 “당시 다수의 현지 업체들이 부스를 찾았다. 특히 CP그룹 관계자들과 1시간에 걸쳐 즉석 상담을 진행할 정도로 첫 만남 때부터 아톰건이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CP그룹으로 부터 ‘러브콜’이 이어졌고, 양사의 파트너십은 급진전을 이루게 된다.
리본에이전시는 올해 2월20일 태국 방콕에서 CP 그룹측 동물용 의료기기 사업 관련 15명의 고위 임원들과 미팅 및 아톰건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에 이어 5월 2일에는 태국 까새사트 대학에서 아톰건에 대한 대규모 공동 임상 실험도 진행했다.
현지 사업설명회 주선도
이 과정에서 CP그룹과 리본에이전시의 상호 신뢰는 더욱 두터워졌다.
지난 3월13일 태국에서 열린 ‘H&N Asia 2024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동물약품협회의 수출개척단과 CP그룹의 간담회가 박선경 대표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임상 실험 당시에는 CP그룹측의 제안으로 현지 세일즈 관계자 120명이 참석하는 아톰건 제품 설명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7월11~12일 태국 콘캔에서 개최된 ‘KVAC 2024’에는 CP그룹 부스에 아톰건이 전시돼 호평을 받을 정도로 양사의 유대감이 강화됐다.
이는 곧 지난 11월11일 리본에이전시와 아톰건 수출을 위한 상호 기밀협정을 체결한 CPE가 태국 내 품목허가 작업에 본격 착수한데 이어 이튿날인 12일 유통협력 계약도 잇따라 성사되는 결실로 이어졌다.
‘피내접종' 깊은 이해와 경험 ‘한몫'
리본에이전시와 아톰건에 대한 CP그룹의 각별한 행보는 무엇 때문일까.
양사의 파트너십 체결과 임상 실험에 참여해 온 태국 콘캔 대학교 정현규 박사는 우선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피내접종 및 무침주사기에 대한 관심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정현규 박사는 “동남아 국가에서도 구제역 백신에 따른 이상육 발생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무엇보다 잇따른 식육내 주사침 잔류 문제는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P그룹 차원에서도 그 해법을 적극 모색해온 만큼 피내 접종 및 무침주사기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산 자동무침주사기 아톰건의 독보적인 성능은 CP그룹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수요자 중심 제품 ‘신뢰’
실제로 아톰건은 한국의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와 리본에이전시의 합작품일 정도로 그 탄생부터 남다르다.
설계 단계부터 시작해 내구성과 편의성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수요자 중심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의미다.
지난 2017년 12월 한돈협회의 ‘피내접종용 무침 주사기 개발 연구 용역’ 사업자로 선정된 리본에이전시는 맞춤형 기기 개발을 전담했다. 임상검증은 한돈협회가 담당했다.
2020년 2월6일 우리 정부로부터 국내 첫번째 자동무침주사기로 품목허가를 취득할 때까지 수차례에 걸친 현장 실험과 함께 내구성 테스트 및 개선 작업이 반복돼 왔음은 물론이다.
그 결과 아톰건의 경우 접종 효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상육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을 뿐 만 아니라 무려 30만회까지 부품교체 없이 접종이 가능한 내구성도 겸비하게 됐다.
CP그룹 입장에서는 무침주사기가 갖는 기본적인 장점, 즉 작업 편의성과 안전성 외에 초기 투입 비용만 부담일 뿐 장기적으로 바늘주사 대비 월등한 경제성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현규 박사는 “태국에서 이뤄진 임상 실험에서는 아톰건을 이용해 주령별 다수의 돼지에게 피내 접종을 실시, 생축의 접종 반응과 함께 즉석 해부를 통한 약물 침투력도 확인했다”며 “이미 한국에서 이뤄진 각종 실험 데이터를 인지하고 있었던 CP그룹측이지만 동일한 결과를 직접 경험하면서 아톰건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졌다” 고 설명했다.
게다가 동물복지 및 탄소저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CP그룹 입장에서는 접종 스트레스 감소와 함께 친환경 소재의 대거 적용으로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까지 최소화 한 아톰건의 매력이 더 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큰 배경'으로
이처럼 CP그룹과의 견고한 파트너십이 이뤄짐에 따라 리본에이전시는 아톰건의 해외 시장 공략에 더없이 든든한 배경을 확보하게 됐다.
더구나 CP그룹에 이어 태국의 2위 축산기업인 베타그로까지 아톰건 공급에 동참하는데다 그 판매 대상국과 축종도 확대될 전망인 만큼 대량수출은 시간문제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선경 대표는 “아톰건 생산지에 대한 사전 시찰차 태국 파트너사의 마케팅 책임자가 곧 방문한다. 이어 내년 1월에는 태국 파트너사와 베타그로 주요 임원들로 이뤄진 방문단이 한국을 찾을 계획” 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태국 현지에서 품목허가가 이뤄지는 대로 아톰건에 대한 첫 선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단 동남아 국가 뿐 만이 아니다.
리본에이전시는 그동안 아톰건의 일본 수출을 위한 사전 작업도 병행해 왔다. 올해 4월 일본 현지 시장 조사와 함께 7월에는 현지 바이어의 내한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선경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는 중남미와 중동 시장을, 하반기에는 유럽과 미국 시장 개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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