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낙농

<포커스> 저지종 육성 사업 본격화…연착륙 위한 과제는

참여주체 동기 유발 정책 제시…민관산 협력 시스템 갖춰야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국내 낙농산업은 원유 생산량이 많은 홀스타인종을 위주로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백색 시유 중심의 생산구조로는 저출산, 소비트렌드 변화, 외산 유제품 공세 등 대내외적 위기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유제품 소비 패턴에 맞춰 국산 원유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저지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를 중심으로 저지종 사업 육성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가운데, 저지종 산업화의 연착륙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보았다.


낮은 생산성 극복 유대 차별화…수익 보전체계 마련

트렌드 부합 제품 개발·국내 실정 맞춘 마케팅 필요


저지종 가공용에 유리, 탄소중립에 적합

세계적으로 저지종은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육두수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저지종은 원유 생산량은 적지만 유단백, 유지방 함량이 높아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하고,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저지종이 홀스타인종에 비해 고온에 잘 적응해 국내 여름철 사양관리에 용이하고, 조사료 이용 효율도 높아 낙농가의 생산비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체구가 작고 사료 섭취량이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를 적게 배출해 탄소중립 실현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품종 다변화의 일환으로 2010년 수정한 형태로 들어와 서울우유협동조합, 당진낙농축협,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등에서 사육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구조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젖소 품종을 도입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민간만으로는 추진이 쉽지 않다. 현재 국내서 사육하는 저지소는 510여 마리(한국종축개량협회 등록기준, 2022년 12월)에 지나지 않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저지유 분리 집유 및 저지유제품 개발·생산 계획을 수립한 농가-유업체와의 협의체를 대상으로 수정란을 보급하는 한편, 국산 유전자원 확보 등 국가 지원을 통해 저지종 사육 규모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유제품의 국내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역시 올해 1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가의 해외 저지종 정액 및 수정란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유전자원 생산에 집중하고 시범사업으로 내부 심사 기준을 통해 선정한 농가에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국산 프리미엄 저지유제품 시장서 통할까

낙농선진국에서는 저지유의 특성을 살려 유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6차 산업이 활성화돼 있다.

그렇지만 국내서 저지종 산업은 미개척 분야이기에 성공 가능성을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아직까진 국내에선 저지종은 생소한 품종으로 소비자들은 저지유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유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저지유를 활용한 우유와 요구르트 제품을 출시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당진낙협은 소규모 생산으로 일부 유통업체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등 아직까진 시장반응을 살피는 수준이다.

저지종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많은 유업체가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파이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저지종 도입이 추진되면서 유업계에서도 저지유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곤 있으나, 현실적으로 유대 차별화, 분리집유 체계 마련과 제품·개발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유업체들에겐 높은 리스크로 시장진출을 고려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산업화 성공 여부, 농가 참여가 중요

시장에서의 반응은 차치하고, 저지종 산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일정규모의 생산기반이 마련되어야 하고 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다.

걸림돌은 홀스타인종에 비해 낮은 생산성이다.

서울우유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저지종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유대 단가가 일반 원유와 같다고 가정했을 시 저지종(연구소 기준)의 사료섭취량은 홀스타인종의 약 74.3%지만 원유 생산량은 약 70.3%에 그쳐 생산 측면에서 불리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하물며, 저지종의 도입 목적이 국산 유제품 시장 활성화에 있듯이 만약 가공유용 유대를 받게 된다면 수익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농가들이 사업에 참여할 판단을 하기 이전에 저지종을 키울 이유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별도의 인센티브나 유대산정체계가 갖춰지기 전에 사업 초기 농가들의 참여도를 끌어올리려면 시범 목장을 대상으로 최소한 이전 수준의 경제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대 보전 방안 등 유인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성을 보유하기 위해선 농가들이 보유한 저지소를 하나로 집결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몇몇 농가들은 저지종에 관심을 갖고 소를 사육하고 있다. 유가공을 함께하는 목장의 경우 개별적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일반 농가의 경우엔 현재 마땅히 활용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도내 저지 사육농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기도 저지 브랜드 출품을 위해 노력하고, 저지종 우유가격 차별화(유대체계)를 위한 관련 법규 개정 등을 지속 건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치밀한 전략으로 블루오션 창출

농식품부는 소비시장 변화에 맞춘 고품질·고부가가치 국산 유가공품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면 충분히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면서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무엇보다 국내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와 세부적인 계획이 보강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쌀이 주식인 국내 식문화에서 저지유제품의 포지션을 처음에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삶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저염, 고단백 등에 타깃을 맞춘 제품 개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저지종 사업 참여 독려, 목장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와 연계 방안, 제품개발을 위한 R&D 투자,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며 “시대 흐름에 맞춰 낙농산업도 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저 세계적인 트렌드만 쫓아가는 것이 아닌 당사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