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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는 배양육의 이면<하>

배양육, 친환경·안전식품·동물복지 프레임 위험


최 윤 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다음으로 배양육의 안전성 측면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구체적으로 배양육이 만들어지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배양액, 항생제, 첨가제와 같은 재료들을 주의해서 따져보아야 한다. 첫째, 배양액은 세균이나 세포, 미생물 등을 인공적으로 증식시키기 위해 영양소, 삼투압, pH 등의 조건을 맞춘 영양원으로 기존에 발표된 배양육 연구에는 소태아 또는 말의 혈청이 들어간 씨럼(serym)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씨럼은 가격이 비싼데다 동물을 보호한다는 배양육의 취지를 생각하면 장래에는 씨럼 대채제를 찾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러한 대체제는 씨럼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인공적인 영양소의 혼합체가 추가되면서 인체 유해성 검증이 충분히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두 번째 재료인 항생제 역시 인체에 안전하지 않다. 항생제는 배양 과정에서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첨가하는 화학 물질로 배지에서 얻어낸 최종 배양육에는 잔류항생제가 포함되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 축산업이 항생제를 엄격하게 규제하며 안전성을 추구한 문화를 역행하는 결과로 볼 수 있으며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야기되는 문제들도 매우 크다. 마지막으로, 배양육이 진짜 고기와 같은 맛과 식감을 내기 위해 가공 단계에서 추가될 수 있는 첨가물이 있다. 실험실에서 나온 배양육은 단백질 또는 단백질과 지방의 구성돼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맛을 내기 위해 여러 식품 첨가물을 추가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식품이 과연 우리 몸에 ‘안전’할지는 의문스럽다. 

한편, 배양육은 ‘불확실성’의 측면에서도 안전성 검토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우리는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형질을 전환시키는 과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형질전환은 배양 조건에 따라 시행착오가 생기기 마련인데, 만에 하나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가 근육세포가 아닌 암세포와 같은 다른 형질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역사가 오래된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유해성 검증 역시 아직까지 논란 중인 점을 상기하면 배양육의 안전성 문제 역시 단기간 내에 해결하거나 검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최근 정부는 배양육을 친환경 식품으로 분류하여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방안(2020)’ 등과 같은 프로젝트에서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세금 혜택 등으로 관련 연구를 장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했듯 배양육이 동물을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라는 홍보 용어는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위험한 프레임이다. 배양육이 더 광범하게 알려지기 전에 우리는 배양육이 선점한 프레임을 검토하고, 환경친화적이고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우리 축산업의 노력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축산 분야에서는 저메탄가스 사료 및 사료첨가제를 상용화하고 가축 분뇨를 에너지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을 잘 알려 기존 축산업에 씌워진 부정적 프레임을 극복함으로써 대체육에 편중된 지원을 축산업으로 공평하게 배분하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끝>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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