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낙농, 땀 흘린만큼 보상”…근면함 하나로 시작
혈통 중시 계획교배로 우수 후대축 확보 심혈
구제역 위기 딛고 내실화…성공적 세대교체도
여성의 몸으로 젖소검정원을 시작해 일군 목장을 아들에게 대물림한 억척스러운 여장부 목장이 있다.
화제의 현장은 인천광역시 불은면 불은북로 101번길 45번지 참빛목장(대표 이영재·26세)이다.
이영재 대표의 모친 조윤순씨(60세)는 형편이 어려운 가사에 보탬을 주려고 1998년 서울우유 젖소검정원을 시작했다. 새벽마다 강화지역 낙농목장 27개소를 일일이 방문해 보유 중인 젖소의 개체별로 샘플을 뜨고 유량체크를 비롯해 번식과 수정 등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윤순씨는 “모든 목장이 아침착유를 4∼6시 사이에 이뤄지다보니 목장을 방문하면 ‘여자가 아침에 오면 재수 나쁘다’는 핀잔을 듣기는 일쑤고 까다로운 목장을 방문할 때는 긴장한 나머지 차바퀴가 개천으로 빠지는 사태도 있었다”고 귀띔한다.
특히 조윤순씨는 “1녀 2남을 대학까지 가르치려고 보니 금전적으로 어려워서 젖소검정원을 시작했는데 오전 4시에 착유하는 목장을 가는 날은 오전 3시에 일어나야 한다”면서 “어느 날 24km 떨어져 있는 K목장 검정을 가려는데 밤새 눈이 많이 내려 자정에 일어나 차를 몰고 4시간 30분이 걸려 도착했는데 착유하던 주인이 ‘어떻게 왔느냐?’며 깜짝 놀라던 모습은 지금도 지울 수 없다”고 회상했다.
조윤순씨는 검정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젖소는 잘 관리하면 할수록 사람에게 되돌려 주는 혜택이 많음을 알고 검정원 5년차에 60평 남짓한 우사와 7∼8개월령 송아지 10마리를 구입하고 헤링본 4두 착유시설까지 갖췄다.
2006년 12월 7일 서울우유협동조합 준조합원으로 가입한 조윤순씨는 이듬해 착유우 3두에서 짜낸 원유 70kg을 서울우유조합에 내면서 12월13일 꿈에 그리던 정조합원(14400)이 되었다. 물론 우수한 후대축 확보를 위해 혈통을 중시하고 정액을 선택해 계획교배를 했다.
이처럼 애지중지 키웠던 젖소는 2010년 4월 19일 강화지역 전체가 구제역이 발생해 한꺼번에 땅에 묻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굴하지 않은 조윤순씨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젖소검정을 하면서 받은 쿼터 200kg와 kg당 45만원씩 150kg의 쿼터를 구입해 쿼터 350kg을 아들(이영재)에게 2017년 6월 22일 명의이전하면서 대물림을 했다.
연암대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이영재 대표는 정부로부터 영농후계자로 선정되어 가까운 농축협을 통해 3년 거치 10년 상환조건의 장기저리융자금 2억원을 받았다. 원유쿼터 kg당 71만원을 주고 250kg을 구입하는데 1억7천700만원을 활용하고 나머지 2천300만원은 반납했다.
참빛목장은 이어붙인 우사 300평에서 기르는 젖소는 육성우를 포함해 55두다. 착유우 20두에서 생산하는 1일 원유는 4월 현재 700kg다. 송아지에게 줄 원유를 제외한 680kg는 체세포수도 1등급(12만∼17만)으로 ‘서울우유 나100%’원료로 낸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올해 검정한 자료를 보면 참빛목장 두당평균 유량은 305일 보정 1월 1만365kg에서 지난 4월 1만281kg 사이다. 목장에 붙어있는 밭 1천500평은 참깨와 배추와 무 등 푸성귀를 재배한다.
강화낙농2세들의 모임에서 총무를 맡았던 이영재 대표의 향후 목장설계는 뚜렷하다. “앞으로 원유쿼터를 점차적으로 늘려서 5년 이내에 1톤을 만드는 것이며 목장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한우도 50두 늘려볼 계획”이라면서 “거기에 걸 맞는 시설확충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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