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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미국산 계란 긴급공수…업계 반응과 문제점

식탁 물가 안정효과엔 물음표…“국고만 낭비하는 악수” 지적도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미국에서 긴급 공수된 계란의 유통이 시작됐다. 지난달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병원성 AI 발생 등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 계란의 수급 안정을 위해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며 기본관세율 8~30%인 신선란, 계란가공품 등 관련 8개 품목(신선란, 훈제란, 난황분, 난황냉동, 전란건조, 전란냉동, 난백분, 냉동난백)에 대해 긴급할당관세 0%를 총 5만톤 한도로 오는 6월 30일까지 적용하는 등 외국산 계란의 수입을 추진한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달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미국산 수입 신선란 60톤에 대해 식용란수집판매업체, 제과·제빵 업계, 계란을 영업장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자 등 실수요업체를 대상으로 전자입찰시스템(atbid) 공매 입찰을 거쳐 판매했다. 본격적인 미국산 계란의 국내유통으로 가정의 식탁에 수입산 계란이 오르는 일만이 남은 것. 이와 관련 계란 업계에서는 AI 방역정책의 실패를 관련산업 종사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고, 시장상황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채 혈세만을 낭비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계란 수입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산 계란 수입과 관련해, 일선현장의 반응 및 이로인한 득과 실에 대해 짚어본다.


미산 계란 60톤 공매낙찰…판당 평균단가 5천486원

유통기한 짧아 상품성 낮고 가격 메리트도 크지 않아

가정용 보단 원료 수요 주류…수급 안정엔 도움될 듯


미국산 계란 60t 전량이 낙찰 됐지만, 유통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aT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공매입찰한 미국산 수입 신선란의 수량은 3만3천840판, 101만5천200개(약 60t)다. 이 계란이 입찰당일 30구 한판 기준 평균단가 5천486원에 모두 낙찰됐다. 최고가 입찰제로 6천512원부터 낙찰을 받았고 낮게는 4천400원에도 낙찰됐다. 

아울러 이들 물량 중 19톤에 대해서는 식용란수집판매업체, 제과·제빵업계, 계란 소매점 등 실수요업체에 직배 신청수요를 받아 직접 공급하는 등 지난 2일까지 출고를 끝냈다.


대형마트들 수입란 취급 소극적

하지만 정작 가정의 식탁에 올라갈 계란 중 절대 다수의 유통물량을 책임지고 있는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상반기까지 무관세로 계란을 들여와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가정에까지 계란이 원활이 유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 현장에서 과연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가격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이유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협력하는 농장의 계란을 최우선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수입 계란을 유통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며 “또한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미국산 계란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일전(2017년)에 수입됐던 계란들이 판매가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 업계가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 공급이 평시보다 부족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물량으로 소화가 가능한 상황인데다, 국내 소비자들이 살충제 파동 이후 계란 값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많이 고려하고 있다. 추후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겠지만 당장은 미국산 계란의 취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형유통상인은 이같은 마트들에 반응에 대해 “전례를 봐도 사실 수입 계란은 가정용보다는 제과·제빵용 판매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선 마트들이 수입계란 취급을 꺼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땜질식 처방, 물가잡기 어려워”

업계에서는 미국산 계란이 직접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통관 과정을 거치다 보니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아 가정용 신선란으로써의 상품성이 낮은 상황에서 현재 가격적인 메리트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인천지역의 한 계란유통 업체는 “미국산 계란의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데다 신선도(유통기한) 또한 국내산에 뒤쳐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유통기한이 임박했더라도 당일 대량의 계란을 소비하는 제과·제빵 업체 및 알가공업체, 식당 등에서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수급상황에는 어느정도 기여할 것이다. 제대로 시장의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보여주기식 수입이 아니라 수입량을 대폭 늘리고 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유통상인은 “미국산 계란이 시장에 풀린 뒤 통계로 봤을 때는 전체적인 계란의 시세가 약간이라도 내려갈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일반 마트에서 팔리는 국내산 계란의 가격은 결국 국내 산란계농가에서 생산되는 양에 따라 가격이 등락할 것이다. 다시 말해 계란을 직접 구매해 식탁에 올리는 주부들 입장에서는 가격안정을 체감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 상 가격이 비싸도 수입산보다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국내산을 선호할 것이라는 것. 때문에 가정용계란과 기타(식당, 가공용 등)계란의 가격 이원화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실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단적 이지만 결과적으로 계란의 수입은 물가안정의 효과를 거두기는 미미한채 막대한 국고를 써가며 안그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수”라며 “멀쩡한 계란을 버려 시장에 계란을 모자라게해 가격상승을 초래하고 이로인해 고통받는 업계 종사자들에게 보상을 하지는 못할망정 수입계란에 지원을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토로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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