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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5주년 특집 / 파워 인터뷰>한국축산학회 이상락 회장

한국 축산업, 생산 중심 구조 탈피 소비자 중심 체질개선 역량 집중을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한국의 축산업은 격동의 시절에 살고 있다. 안에서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며, 다양한 민원이 발생, 농가들에 대한 각종 규제가 거세지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소비패턴 변화가 일어나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시점이다. 또한 밖에서는 국내 축산물의 최후 보루였던 ‘관세장벽’마저 무너지며 무장해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 창간 35주년을 맞아 축산학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축산학회 이상락 회장(건국대 교수)으로 부터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우리 축산업의 현주소와 전망’, 그리고 ‘지속 발전 가능한 산업’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농촌경제·국민 식량 주도산업 불구 양적 성장 치중

소비자 시대 부응 패러다임 전환…부정적 인식 해소

환경 개선·ICT 등 고도화 시스템 접목…가치 높여야


▲ 한국축산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나.

긍정적인 부분만 보자면 대견하다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그간 축산업에 종사하며 축산업을 이 자리까지 끌어오신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그 이유인 즉,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축산 강대국이라 불리우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봐도 매우 짧은 기간에 어마어마한 성장을 일궈냈다. 축산업이 지금까지 눈부신 발전을 해온 것은 농업총생산액 중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생산기반, 생산량, 생산액, 소득수준 등 모든 지표에서 국내 농업의 중심을 차지한 것만으로 봐도 그렇다.


▲ 그렇더라도 긍정적 부분과 위기 요인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급속한 발전으로 파생된 부작용들로 인해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여태까지의 축산업은 양적인 부분에 치중해 발전해 왔고,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60~70년대 우리 국민들은 모두 배가 고팠기 때문에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축산업의 진흥방향을 생산량을 늘리는 쪽으로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학계도 마찬가지다. 환경과 어울리는 것은 잠시 뒤로 한 채, 생산량 증가, 사육 비용감소 등 빠르고 많이 축산물을 생산해 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했었다.

다시 말해 농가, 정부 및 학계 모두가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미리미리 철저히 준비하거나 세심하게 접근하는 것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요즘에 와서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갈등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에 대해 고려를 해야 하니 바꿔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로 마련된 대책의 내용조차도 들여다보면 너무 단편적이고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려 하는 등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축산관련 모든 문제에 대해 정부를 포함한 관계자 모두가 보다 농장에서 식탁으로까지 가는 과정 전체의 전후방산업에 대해 보다 섬세하게 접근하는 의식이 요구된다. 


▲ 지금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에 기준을 둘 때 라고 생각되는데.

현재 축산업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생산자로부터가 아니라 소비자들로 부터다. 축산업이라 하면 일반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 보다 먼저 냄새, 공장식 축산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 문제다. 

이로 인해 다수의 민원이 발생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증폭돼 결국은 일각에서 안티축산으로 이어지며 축산물에 대한 거부감까지도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이러한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을 공격하며 등장하고 있는 대체육 등 인공 축산물의 난입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말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축산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그들이 원하는 축산물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그래야만 현재의 축산물 소비층의 이탈을 막고, 축산업이 존속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주도적으로 어떤식으로 변화에 대응해야 하나.

현 시대에 이르러 소비자들은 단지 가격이 싼 축산물만을 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가격이 아닌 편리, 신뢰, 안전성을 위주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는 코로나19 시국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안전을 위해 비싸더라도 축산물을 배달시키고, 하루라도 늦게 생산돼 더 신선한 축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비싼 값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대에 변화에 발 맞춰 우리 축산업계도 주도적으로 빠르게 변화해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여러가지 현 상황을 고려해 축산업 종사자들은 생산성, 혹은 규모를 늘려 고수익을 창출하려는 생각을 지양해야 한다. 다시 말해 축산업으로 돈을 벌어 농장을 더 세우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안전하면서도,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사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동물복지사육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통해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함은 물론, 축산업의 가치를 높여, 소비자 맞춤형의 새로운 산업으로 탈바꿈 돼야만 할 것이다. 결국 ICT 등 고도화된 시스템을 접목해 보다 위생적인 시설에서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해내지 못하는 농가들은 시대의 흐름 속에 도태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 후진 양성을 위해 할 일은 무엇인가.

학회 역시 후진을 양성함에 있어 축산업의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단지 ‘돈만 잘버는 직업’보다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한다. 

학교에서부터 고도화된 기술을 집약해 청결하고 안전하게 가축들을 사육하는 방식을 널리 알려, 축산업에 종사하는 것이 국민의 식량생산을 책임지면서도, 환경과 잘 어우러지며, 고수익도 창출 해 낼 수 있는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알려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도 말했지만 현재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들 모두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생산 시스템으로 거듭나는 것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 학회가 축산업 종사자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축산업 종사자들 사이에는 각 축종 종사자들을 대표하는 생산자단체들이 있다. 이러한 생산자단체들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면 결국 지속가능한 축산업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각 산업의 단편적인 부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 입장에 있으면서도 공정하게 전후방산업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본인들의 입맛에만 맞는 얘기를 골라 들어서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즉 축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이지만 당장 어려운 연구결과들은 배척하고, 단편적이지만 즉시 이득을 줄 수 있는 연구만을 학회가 하기를 원해서는 결코 축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다.   

한국축산학회는 앞으로 우리나라 축산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연구에 힘써 축산업 종사자들에게 바른 안내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회가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안을 만들기 위해 전념 할 수 있도록 지원 또한 필요한 부분이다.

앞으로는 생산자단체들과 전문가집단인 축산학회와의 실질적인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축산업 종사자들에게 어렵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발생한다면 학회는 언제든 적극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돼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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