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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5주년 특집 / 비대면 시대, 이럴수록 클린팜>낙농 / 경기 포천 ‘람보목장’

깨끗한 목장, 작은 실천에서 시작…‘무에서 유를 창조’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대로변 위치한 목장, 조경 병풍에 연못까지…행인들도 반겨

부단한 퇴비관리로 냄새 해결…포천시 최초 ICT 설비 도입


최근 자신이 먹고 있는 식품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생산됐는지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축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냄새 관련 민원으로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농가 스스로 생산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포천시 영중면에 위치한 람보목장(대표 김상수)은 ‘청결한 목장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깨끗하게 관리를 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맨몸으로 시작한 목장에서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 최우수상 수상 농가로 거듭나기까지 김상수 대표가 쏟아부은 애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람보목장을 찾아가 보았다.


‘제로’에서 시작한 낙농 

석공일을 하던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낙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4년 빚을 내서 송아지 6마리를 구매한 후 남의 땅에 세를 들어 시작한 낙농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착유를 할 소가 없어 우유를 생산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료값은 계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에 없는 살림에 날품팔이를 해가며 사료를 사고 풀을 베어 먹이며 젖소를 키울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가진 것 없이 시작한 목장이다 보니 부족한 목장운영과 살림 비용에 송아지가 태어나도 팔기 바빠, 목장 규모를 키우는데 많이 애를 먹었다”고 소회하며, 특히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견뎌내 준 아내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목장에 매진한 결과 현재 람보목장은 사육두수 128두에 착유우 63두 서울우유 쿼터 1천941kg의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깨끗함의 정석을 보여주는 목장

“축산농가를 향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다. 물론 지저분한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를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낙농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깨끗한 목장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실제로 대로변에 위치한 람보목장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목장 입구를 들어서면 꽃과 나무 석재로 꾸며진 작은 연못 정원이 행인들을 반긴다. 또한 조경이 취미라는 김 대표는 올해 초 목장입구에서 도로변을 따라 직접 가꾼 나무를 심어 환경개선에 힘쓰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대로변에 위치한 목장의 특성을 고려해 도로와 인접한 축사 쪽에 가벽을 높게 세워놨다. 목장의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근처 석제공장이 있어, 대형차량의 이동이 빈번하다보니 소음과 먼지 발생으로부터 젖소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부지런함을 무기로 냄새·부숙 문제 해결 

김 대표는 농가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축산냄새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그 비결은 바로 부지런함이다.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서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생균제를 활용하고 있는데, 젖소에게 급여를 하고 아침저녁으로 운동장과 퇴비장에도 생균제를 뿌려주고 있다. 

운동장은 필요시 톱밥으로 수분을 조절하고 하루 두 번 컬티베이터로 운동장을 뒤집어줌으로써 냄새발생을 최소화시키면서 뽀송뽀송한 축사바닥을 유지시키고 있다. 

채식장의 축분은 3일 간격으로 퇴비사로 옮겨지고 수시로 교반을 해주고 있다. 퇴비사는 천장을 높게 지어 햇빛이 많이 들어오게 설계했으며, 천장에 달린 2대의 선풍기가 부숙이 잘 진행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김 대표의 노력 덕분에 유독 장마가 길었던 올 여름에도 운동장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우체 또한 축분이 묻어나지 않아 청결한 상태 유지가 가능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축산냄새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꾸준한 관리”라며 “목장에서 냄새가 적게 난다는 것은 부숙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고, 냄새가 덜 나는 목장일수록 파리 발생도 적어 소들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냄재저감에 항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외부에서 목장을 방문하는 경우 목장에서 냄새가 나는지 물어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ICT설비 도입으로 축사환경 개선 

김 대표는 3년 전 축사를 증축 이전하면서, 포천시서 최초로 ICT설비를 도입한 낙농가가 됐다. 정부 지원금 3억원을 받기는 했지만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김 대표로서는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목장에 설치된 ICT설비 중에서도 특히 김 대표는 축사 바닥관리와 젖소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풍기 설치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그가 선택한 것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4m 지름의 대형팬으로 이태리에서 직수입품이었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는 14대의 대형팬을 목장에 설치했고 그 효과는 탁월했다.

거대한 팬 덕분에 환기효과가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소음도 적어 젖소들의 휴식에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한번 세팅을 해놓으면 사계절 내내 온도 변화에 맞춰 스스로 회전수를 조정하고 영하1도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기 때문에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했다. 

그는 대기장과 착유장 천장에도 대형팬을 달아 놨다. 체온이 높은 젖소들이 대기장에 모여 있을 때 발생하는 열이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착유장은 젖소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위생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젖소가 편안한 목장이 경쟁력이다

젖소를 잘 키우는 비결은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에 있다고 강조하는 김 대표는 분리사육을 통해 육성우기부터 각 구간에 맞춘 적절한 사양법을 적용함으로써 세심한 관리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그는 축사바닥 관리와 물 관리만 잘해줘도 젖소의 생산성은 저절로 올라가고 질병 발생원인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장 규모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규모에서 사육두수를 늘리면 생산량은 늘어날지 몰라도 처리할 수 있는 축분량을 넘어서기 때문에 결국 사육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목장에서 생산된 퇴비를 6천평 규모의 자가 조사료포에 살포하고 있는데. 일반농가들이 계절에 맞춰 2~3개의 작물을 재배하는데 반해 옥수수 한 가지만 재배하고 있다. 

이 또한 목장관리에 집중하면서 경영효율을 높이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김 대표는 “농기계를 임대해서 써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한다. 기껏 작물을 심었는데 작황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경제적인 측면에서 마이너스이며, 노동력만 소비될 뿐이다. 그럴 바엔 젖소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목장관리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이 목장을 위한 일이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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