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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목장 탐방>냄새 고민 해결 모범사례…경기 양주 ‘원주목장’

유청 활용해 축분, 축사 바닥 부엽토화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유청 속 유산균 활성 생균제 급여…축분 분해 촉진

냄새 저감·환경 개선 효과…질병도 눈에 띄게 줄어

축분 전량 바닥재로…겨울철엔 조사료 생산 퇴비로


오래전부터 그 지역에서 목장을 운영해온 낙농가들일지라도 도시화가 점차 진행됨에 따라 인근주민들로부터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고, 목장을 계속하기 위해 부지를 이전하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폐업을 하는 목장도 생겨났다. 

이러한 가운데 양주시 은현면에 위치한 원주목장(대표 고상헌)은 축사바닥의 부엽토화를 통해 냄새문제에서 벗어남으로써 민원을 해결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고상헌 대표는 부친이 1970년부터 시작한 목장을 1995년에 이어받아 시작했다. 현재 젖소 110두 규모에 서울우유협동조합 쿼터 1천250리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주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아들 고재열씨가 후계농으로 들어와 3대째 가업승계를 하고 있다. 

고 대표 역시 양주 지역에서 오랫동안 낙농을 해왔다. 하지만 목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참나무 숲에는 어느새 공장이 들어서면서, 철원으로 목장을 이전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한다. 

고 대표는 “목장 주변이 도시화되면서 목장을 옮길 계획이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또 다시 이전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민원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냄새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방법을 찾던 도중 우연한 계기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2002년 농협대학교에서 CEO과정을 수료하던 중 같은 과정을 밟는 수도작 농가로부터 치즈를 생산하고 생기는 부산물인 유청을 얻을 수 있냐는 부탁을 받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유청을 농지에 살포하면 훌륭한 비료도 되지만 살충 효과도 있어 농가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것이었다. 

또한 일본에서 유산균을 먹여 젖소를 키우는 목장의 축분이 조건만 갖춰주면 발효가 잘 일어나 냄새가 나지 않으며 비료로 사용할 경우 작물의 품질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에 착안해 양주 농업기술센터의 협조를 얻어 유청을 이용한 생균제를 개발해 젖소들에게 급여하고 있다고 한다.   

생균제의 효과는 탁월했다. 

유산균을 섭취한 젖소들의 축분을 한 곳에 쌓아둔 뒤, 적정한 수분을 맞춰주고 한 달에 한번 교반을 시켜주니 혐기발효가 일어나면서 2달째부터 부엽토화가 시작됐고 이를 축사에 매트로 깔아줬다. 

미생물이 풍부하게 포함된 부엽토를 깔아준 축사는 암모니아 가스와 파리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아울러 젖소들이 배출한 축분은 부엽토와 섞여 발효가 일어나면서 분해되기 때문에 퇴비사를 거의 이용하지 않게 됐으며, 겨울을 제외하고는 축분을 따로 빼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고 대표는 “지금은 축사 바닥에 부엽토가 1m이상 쌓여 있다. 목장 속에 숲을 만든 것이다. 축사 환경이 개선되다 보니 유방염이나 설사와 같은 젖소들에게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의 발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 보통 1톤 규모의 착유를 하는 농가는 연간 800만원 정도의 약비용과 400~600만원정도의 수의진료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를 아낄 수 있어 경영효율은 더욱 좋아졌다. 뿐만 아니라 유산균을 먹이고 난 후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의 신선도가 일반 우유보다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반 우유에서 유청분리현상이 일어나는데 3일의 시간이 걸린데 비해 원주목장의 우유는 14일이 걸렸다는 것.

겨울에 발생하는 축분은 조사료포로 환원되고 있다. 

2만평 규모의 조사료포에서는 3모작이 이뤄지고 있는데, 봄에는 연맥과 수단그라스, 동절기에는 호밀을 재배하고 이렇게 생산된 조사료는 건유우와 육성우에게 급여하고 있으며, 7월 말 조사료 수확이 끝나면, 호밀을 심기 전까지 경종농가와 연계해 ‘칼자루 무’를 재배하는 방식이다.  

고 대표가 유청을 활용한 축분의 부엽토화를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가 유가공도 직접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3년 전 농총진흥청서 실시한 유가공 교육에 참여하면서 치즈 생산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자신이 만든 치즈를 평가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3년 임실서 개최한 전국치즈 평가대회에 동료 농가들과 함께 참가, 수상을 했고 더욱 재미를 붙이게 됐다.

그 후 2년 전 본격적으로 목장에 공방을 짓고 ‘서내비 치즈’ 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치즈와 요거트를 판매하고 있다. 인기가 좋아 주문량은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본인이 직접 만들고 있는 만큼 노동력에 맞게 생산해 한정판매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고 대표는 전국규모부터 지역 대회까지 크고 작은 품평회에서 수차례의 수상실적을 거머쥔 개량의 베테랑으로 정평이 나있다. 2009년에는 농협중앙회 젖소개량사업소가 한국형 씨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업인 청정육종농가에 선정된 바 있다. 

이러한 고 대표가 젖소개량에 있어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건강한 체형이다. 

고 대표는 “젖소가 건강하면서도 오랫동안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체형이 좋아야 한다. 유방이 무작정 큰 것보다는 다리 위로 바짝 올라가 있어야 하며, 젖소의 체중을 버티기 위해선 발목이 튼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 생산량을 늘리기 보다는 체형이 좋은 소를 가지고 적정량만 착유하는 것이 경영비를 절감하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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