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내년 축산발전기금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간 축산발전기금 주요 축을 담당해 온 한국마사회 납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는 이익금 중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납입해 왔다.
한국마사회에서 축산발전기금에 납입한 금액은 2018년 1천565억원, 2019년 1천264억원, 2020년 938억원 등 매년 1천억원 안팎에 이른다.
1974년 축산발전기금이 설치된 이래 한국마사회가 납입한 기금의 누적총액은 3조942억원이다.
누적총액으로 한국마사회 납입금은 축산발전기금 중 30% 가량에 해당한다.
이 축산발전기금은 축산물 수급·가격 안정, 가축개량, 사육기반 확충, 유통개선, 사료자원 개발, 질병방역, 축산분뇨 자원화 등 축산분야 정책사업의 핵심재원으로 쓰이고 있다.
축산업계에서는 축산발전기금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축산발전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 역할과 가치에 매우 높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내년 축산발전기금에 대한 한국마사회 납입금은 ‘0’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익을 내야 한국마사회가 축산발전기금에 납입할 수 있지만, 올해는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여파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2월 23일부터 4달간이나 경마를 중단했다.
6월 19일 이후 경마를 재개했지만, 일부 마주만 입장을 허용하는 무관중 형태로 경마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장외발매소는 개장하지 않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주 수익이 빠지다보니, 올해 적자가 불가피하다. 보유금을 통해 직원 월급을 주고 있을 정도다. 내년 축산발전기금 납입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자를 탈피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흑자전환과 축산발전기금 납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마사회는 특히 “해외 주요 경마 시행국에서는 온라인 발매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온라인 발매를 금지하고 있다. 청소년 접근 금지 등 사행성을 막을 기술·제도적 안전장치를 가동할 수 있는 만큼, 온라인 발매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내년 축산발전기금에 한국마사회 납입이 어렵다고 보고,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에 전년보다 훨씬 많은 회계전입금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내년 축산발전기금 예산이 축소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