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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비대면 사회, 4차산업혁명, 그리고 축산

  • 등록 2020.06.24 10:09:21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우리나라에 코로나-19(COVID-19)가 발병한 후 첫 학기(2020년 1학기)가 2/3가 지나가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과 직접 마주하고 수업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지금 여러 논의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번 학기에 대면수업을 할 수 있을 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강의하는 분들과 과목들의 특성에 따라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진행하시는 분들도 있고 동영상 녹화를 한 후 학생들에게 보도록 하시는 분들도 있다. 교육방송에서 보던 강의 방법을 해보려니 어색하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학생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 쉽지는 않다. 사람들의 소통은 말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의사소통(억양, 태도, 분위기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처럼 많이 느낀 때가 있었나 싶다. 이론에 대해 좀 깊이 들어가려고 할 때는 정말 대면수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 느끼게 된다[심리학자인 Albert Mehrabian은 1971년에 발표한 저서 ‘조용한 메세지(Silent Messages)’에서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어가 7%, 억양 38%, 몸짓언어(바디 랭귀지)가 55%라고 했다].  

주간조선 2600호(2020.03.23.)에서는 ‘코로나19 그 이후, 다섯 가지의 변화’란 스페셜 리포트를 올렸다. 각 변화를 요약해 보면, ① 소비 시장의 변화 : 목적이 소비 그 자체라면 비대면(온라인), 경험/체험이라면 대면(오프라인)으로 분리, ② 지속될 경제 위기 : 실물경제 위기와 금융 위기가 동시 발생하여 경제정책 기조 변화, ③ 재출현할 신종 감염병 : 야생동물의 질병이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 ④ 국제 공조 : 외교, 경제, 환경 분야와 같이 보건, 방역 분야에서의 국제 공조 필요성 증대, ⑤ 지연된 우울증 : 재난 상황이 끝난 후에도 해결되지 않는 경제적/신체적/물질적 문제들에 의한 우울증 증가이다. 우리가 현재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① 소비 시장의 변화’일 것이다. 통계청이 5월 6일 발표한 ‘2020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한 12조 5천825억원이라고 한다. 농축수산물이 5천101억원으로 91.8% 급증하고 음식서비스가 75.8% 증가한 1조 2천519억원, 음식료품은 1조 6천371억원으로 59.4% 증가했다. 통계청에서는 신선식품, 간편식, 배달음식 등의 거래가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에 외부활동 감소로 문화 및 레저서비스는 88.9% 급감한 201억원, 여행 및 교통서비스는 3천583억원으로 73.4% 급감했다. 주간조선 기사와 통계청 발표를 연결한다면 앞으로 뚜렷한 목적이 있는 소비는 비대면(온라인)으로 하고, 경험/체험을 동반한 소비는 대면(오프라인)으로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내용은 4차산업혁명의 길로 들어선 지금 시대와 일치한다.

4차산업혁명은 1차(자연에너지에서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동력혁명), 2차(기계혁명), 3차(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자기술 혁명), 그리고 4차(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인공지능)로 구분할 수 있다. 1차에서 3차까지의 산업혁명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대량생산체계에서 맞춤형 생산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지식과 데이터가 중요하게 되고, 소비자 중심의 시장 구조로 변화되기 때문에 유통단계가 축소되고 주문형(on demand)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 시대에는 빅데이터/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정보가 모이고 퍼져나가는 장소; 네이버, 구글 등)이 중요하게 되며 플랫폼 내 연결(협력과 소통)이 그 플랫폼의 성공을 가름한다. 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고 생산자가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잉여자원은 부족한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설계도만 있다면 3D 프린터 등으로 개인이 필요한 것을 생산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진입한 지금, 축산의 모습은 어떠한가? 농장에서 생산하고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통해 영양공급이라는 목적에 충실한 일을 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영양공급이라는 목적에 맞게 디자인된 식물유래식품, 실험실 고기에 맞설 준비는 하고 있는가? 앞으로 다가올 목적에 맞는 영양공급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입에 맞는 판매(온라인)과 경험/체험을 줄 수 있는 판매(오프라인) 방법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가? 축산은 비대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영양, 즐거움, 맛을 한 번에 또는 한 자리에서 줄 수 있는가? 이제는 이러한 질문에 답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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