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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기고>ASF 근절, 농장 차단방역에 집중할 때

  • 등록 2020.03.26 20:49:00


조호성  교수(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지금 전 세계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그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매일 새로운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확진 멧돼지의 숫자는 늘어가고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을 많은 국민들이 잊고 있지는 않은지 동물 전염병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이후 여전히 멧돼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발생 지역 남쪽으로 국토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울타리를 치고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봄이 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감염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봄이 와도 그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것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풍토병이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도 바이러스 전파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매개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와 맞물려 개체수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 오염지역인 민통선 내에서의 영농활동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양돈 농가로 전파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서 오로지 농장의 차단방역에만 의존해야 하는 막아내기 어려운 가축 전염병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구제역처럼 공기 전파가 되는 질병이 아니고 직접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되기 때문에 원칙에 충실한 농장 내·외부의 차단방역만 철저히 실행하면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점검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 번째 점검 사항은 시설 기준 강화를 통한 농장단위 방역 절차 강화다. 차단방역은 단순히 농장내로 외부인과 차량 출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방역 절차 준수에 있어 원칙과 타협하지 않고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외에서도 같은 기준의 차단방역 절차를 제시하고 있는데 농장 내에 사람과 차량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기본 원칙 아래 사람과 차량 소독 시설 점검 및 농장 출입문의 개폐시설 설치, 돼지 폐사체 처리 시설의 확보, 야생동물 유입을 막는 울타리 설치 등 그 동안 미뤄두었던 시설의 확충 및 강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 시설 기준에 더해 질병 위험도 평가를 기반으로 한 농장과 지역 단위의 차단방역 및 질병관리등급제 등을 현실화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가축 전염병 차단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가 되었다.
두 번째 농장 자체의 방역 의식 강화다. 아무리 시설이 강화되어도 농장에서 실제적으로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이 모든 노력이 빛을 잃게 된다. 이번 역학 조사 과정에서 멧돼지에서 유래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농장 주변 농경지나 들판에 오염되어 있고 이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차량을 통해 옮겨졌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이 과정에서 농장 자체적으로 농장 내로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철저히 막아냈거나 축사 내 전용 장화로 갈아 신는 일, 농장 외부에서 농사일을 한 후 손을 잘 씻는 일, 폐사체를 잘 처리하는 일, 철저하게 소독 하는 일 등을 잘 실천했던 농장에서는 발생 위험도를 최대한 낮출 수 있었다. 농장이 차단방역을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예, 아니요’의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더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라도 또 다른 경로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유입 가능성이 될 만한 불법 축산물 국내 유입을 감시하고 집돼지의 감염 모니터링과 함께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통한 멧돼지 관리 방안 등이 지속적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 성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국내 연구자들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근절에 큰 힘을 실어주기를 기대한다. 국가 재난형 가축 전염병의 방역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아닌 절대적인 기준에 도달하는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원칙에 충실한 차단방역만이 유일한 대책임을 깨닫고 유입 및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이며 축산 농가와 방역 당국에 대한 전 국민의 지지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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