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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19>균형식사가 국민건강에 중요하다 (3)

“비만 원인은 지방 아닌 탄수화물”…연구 통해 통념 뒤집혀
‘저탄고지식’ 건강한 다이어트 도움, 세계적 조명

  • 등록 2019.12.11 10:39:44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3. 고지방식품에 대한 오해
문명의 발달과 함께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풍조 속에서 많은 국민들이 올바른 식단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더 나아가 비만, 당뇨와 같은 성인병도 예방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올바른 식단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들이 생겨나서 확산되어 왔고, 이것들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방에 대한 오해이다. 이 부분은 지난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축산자조금연합공동 심포지엄’에서도 심도 있게 다룬 바 있다 (최윤재, 2016). 
지방의 오해에 대한 역사는 약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1년에 미국 심장협회가 저지방식을 권고하고, 1980년에는 미국 농무성에서 저지방식 식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지방·콜레스테롤이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라는 오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지방식을 권고한 후에도 오히려 비만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국민건강보험이 2002~2013년 동안 국내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진 빅데이터’ 약 9천만 건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초고도비만을 의미하는 BMI (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 35 이상의 인구 비율이 2002~2003년 보다 2012~2013년에 2.6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여론에서는 비만율 상승의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단, 그 중에서도 특히 축산물 소비의 증가로 봤다. 축산물 내 풍부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비만 인구 증가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예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역학연구들에서 오류를 범한 것이 밝혀지면서 2000년대초부터 저지방식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2002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은 식이지방이 비만의 원인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공표하면서, 오히려 탄수화물 섭취량이 증가하면서 비만과 당뇨의 유병률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임을 주장하는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이에 더하여 식이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고, 더 나아가 최근 국내의 의료계와 학계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심혈관계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며, 몸 속 환경의 변화를 대변하는 일반적 지표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포화 지방 역시 당뇨나 대사성 질병을 일으키는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포화지방이 비만 유발의 주범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축산물에 풍부하게 함유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식단에서 좀 더 비율을 높여야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신경과 전문의인 데이비드 펄머터 (David Perlmutter)는 자신의 저서 ‘그레인 브레인’에서, 고탄수화물 저지방(High Carb Low Fat, HCLF) 식단은 건강에 좋고 콜레스테롤은 나쁘다는 사회적 통념을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그는 “오히려 글루텐과 정제당이 많이 포함된 고탄수화물 저지방 식단은 위장 장애와 뇌질환을 야기할 수 있으며, 따라서 뇌 건강을 위해서는 바른 생활 습관과 함께 초기 인류가 섭취했던 것과 같이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단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결국 1984년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축산물의 섭취를 비판했던 미 ‘TIME’지가, 2014년에는 독자들에게 ‘EAT BUTTER (버터를 먹어라)’를 메인으로 하는 기사들을 게재하면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에 대한 과거의 통념을 비판하고 축산물의 섭취가 몸에 이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이 전국적으로 방영되면서, 지방의 역설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비만 및 각종 대사성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지방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저탄수화물 고지방(Low Carb High Fat, LCHF) 식단이 오히려 비만 치료 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방영되면서, 관련 식품들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국민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이 방송을 통해 국민들이 비만의 주범이 지방·콜레스테롤이 아니라 탄수화물인 것을 제대로 인식한 점과 국민들이 지방·콜레스테롤에 대해 가졌던 맹목적인 두려움을 어느 정도 잠식시킨 점은 잘된 일이라고 본다.
아직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고지방식단’이라는 화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반박하며 토론하는 장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올바른 식단을 정착시켜서 국민건강을 지켜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에 대한 우수성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고지방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도록 끊임없이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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