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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4주년 특집-관세 제로화시대, 한국축산은 / 기고>소비자 신뢰 확보…소비·유통구조 변화에 긴밀 대응을

관세 제로 시대 한국축산이 나아갈 방향

  • 등록 2019.10.25 16:05:21


이형우  축산관측팀장(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환경 개선·질병 차단·원가 절감 노력 뒤따라야

1인가구 시대 발맞춰 소포장 `포션육’ 활성화

품질 넘어 생산 과정 스토리텔링화 전략 구사

수출시장 확대…자율 수급조절 기능 강화 필요


우리나라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한지도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주요 축산강대국과의 FTA 체결로 수입 관세 인하 또는 이미 일부에서는 관세 제로가 된 품목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수입 축산물의 양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시장개방 이후 축산물 수입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미 쇠고기 시장에서는 수입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대를 넘어섰다. 돼지고기 수입육 시장 점유율 또한 30%를 넘어서면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입 축산물의 국내 시장 잠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 축산업의 현주소를 확인해보고 어떠한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을 상기해보고자 한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량 급증

시장개방 이후 쇠고기 수입량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3년 25만7천 톤이었던 쇠고기 수입량은 2018년에는 41만6천 톤으로 60% 이상 성장했다. 그중 미국산 쇠고기의 증가율이 월등하다. 2013년 9만 톤에 불과했던 것이 2018년에는 21만9천 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9년 쇠고기 수입량 또한 전년 대비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2018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40% 관세 부과에서 시작한 쇠고기 부분을 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2019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율은 18.6%, 2020년은 16.0%이며, 이후 매년 단계적으로 낮아져 2026년에는 0%가 된다. 호주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율은 2019년 24.0%, 2020년은 21.3%이며, 2028년에는 0%가 된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 2013년 18만5천 톤에 불과했었으나 2018년에는 46만3천 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9년 올해에도 국내 돈가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수입량은 예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냉동삼겹살의 경우 20%대 관세를 부과하던 것이 미국산의 경우 이미 0%로 수입되고 있으며, EU산 냉동삼겹은 2019년 4.5%, 2020년은 2.3%이며, 2021년에는 0%가 된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육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원인은?

이러한 수입육의 약진이 비단 관세 인하에만 기인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국내 축산업에 대한 문제는 없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입량 증가의 원인에 대해 소비 측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2003년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미국산 쇠고기는 수출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현재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 호주산 역시 업체들의 청정 이미지 부각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돼지고기 시장에서도 스페인산 이베리코 제품의 ‘반짝인기’에 편승해 여타 수입 돼지고기들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HMR(간편식) 시장에서는 국내산이 발붙일 데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축산물 수출국의 전략은 지속적인 이벤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입육 시장의 외연 확대는 향후 우리 축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선호도와 충성도는 높으나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 특히, 젊은 층이 지갑 여는 것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수입육 시장 확대요인이 소비패턴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유통구조 때문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개방 이후 우리 축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존재감을 유지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시장 상황은 더더욱 녹록치 않다. 이러한 수입육의 공세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질병과 냄새문제의 근원적 해결이 필요하다. 가축 질병과 냄새문제는 우리 축산업의 부정적인 상수 요인이다. 구제역, AI 발생은 그동안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 왔다는 점에서 차단방역의 중요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다음으로 국내산 축산물은 수입육과의 가격경쟁력에 있어 비교열위에 있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교과서적인 얘기이지만 생산비 절감,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를 낮추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소비자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소득이 높지 않다면 저렴한 상품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 축산물은 과연 품질 경쟁력에서 수입육보다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는가? 한우의 경우 차별화 전략으로 등급제가 온전히 정착되어 성과가 있었으나, 한돈 산업의 경우 나름대로 노력은 했으나 차별화 성공에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 한우의 경우 고급화 전략을 통해 고정 수요가 항시적으로 존재한다는 믿음이 내부적으로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돈만의 장점을 찾아내고 이를 스토리텔링화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으로 우리 축산업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Needs)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는가?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편의성 강한 소포장 ‘포션육’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가공업계뿐만 아니라 외식업계도 포션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소포장 육류가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와 유통구조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급 측면에서 축산업계의 대응은 어떠했는가? 과거 정부 정책에 의존하던 축산물 공급 과잉 문제는 현재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나, 일부에서는 질병 발생 여부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공급 과잉시에만 외부로 눈을 돌리는 전략보다는 평상시에도 일정 부분 위험관리 차원에서 수출 수요처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축산물 수급과 관련해서는 생산자단체의 자율적 수급 조절 기능을 강화하면서 역할과 책임을 지우는 형태로 변모해야 한다.

농업생산액에서 축산업의 비중은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사료, 가공, 유통 등 연관산업까지 확대해보면 종사자만도 규모가 상당하다. 이 자체만으로도 산업 규모에 걸맞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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