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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냄비 속 개구리

  • 등록 2019.08.08 11:17:33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로마클럽이 1972년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되었다고 한다. 그 뜻은 인간과 자원의 공생, 개발과 보전의 조화, 현 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형평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 경영에도 반영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의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한경 경제용어사전에서 인용). 즉, 지난 50여 년간 사람 중심에서 환경과 공존으로, 내 중심에서 타인과의 공존으로, 내 시대 중심에서 내 후대 시대와의 공존으로 인식체계(paradigm)가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Maslow의 욕구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에 따르면 인간은 한 체계에 있는 욕구를 만족하게 되면 그 위 단계에 있는 욕구를 만족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 단계는 다음의 다섯 단계(생리 욕구-안전 욕구-애정/소속 욕구-존경 욕구-자아실현 욕구)로 구분이 된다. 생리 욕구는 생명유지의 욕구로 의식주를 포함한다. 안전 욕구는 위험에서 벗어나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구이다. 애정/소속 욕구는 집단에 속하고 싶은 욕구이다. 존경 욕구는 자아존중, 확신, 타인에 대한 존중에 대한 욕구이다. 자아실현 욕구는 도덕성, 창조성 등에 대한 욕구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현상을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생리 욕구와 안전 욕구보다는 애정/소속 욕구, 존경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 욕구 단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여유를 가지고 다른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에 축산에게 환경, 복지, 영양 등과 관련한 여러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욕구 단계에서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다른 국가들의 활동을 살펴보고 벤치마킹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국제낙농연맹(International Dairy Federation)에서는 2019년 7월에 Dairy sustainability outlook(낙농의 지속가능성 전망)에 대한 자료를 발간했다. 이 자료는 호주 등 11개국, FAO 등 3개 국제 기관의 전망과 최근 낙농 지속가능성 관련 내용을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뿐 만 아니라 미래에도 발전할 수 있으며 주변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각 국가들과 국제기관들의 목표를 볼 수 있다. 호주의 경우 새로운 2030년 목표로 낙농품의 영양학적 이점을 이용하여 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낙농품을 이용한 지속가능한 식단, 인권을 중심에 두는 낙농산업, 가축과 사람 건강을 위해 책임감 있는 최소한의 항생제 사용, 그리고 재활용, 퇴비화 및 생분해 가능한 포장재를 이용하여 쓰레기 50% 감축 등 네 가지의 목표를 발표했다. 즉, 산업 구성원 및 소비자들과 관련된 폭 넓은 분야에서 접근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의 경우 그 간의 노력을 통해 2016년 우유 1리터 당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을 2011년에 비해 7% 줄인 0.95 kg을 배출했고, 물 소비량은 6% 감소하여 26.6 리터를 소비했으며 땅 사용 면적은 11% 줄여 1.75 제곱미터를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작물 생산량, 급이관리, 유전력 등을 향상했다고 했다. 즉, 환경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경우 경제적 관점에서는 낙농품 시장의 기능에 대해 더 연구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지역 경제에 더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회적 관점에서는 새로운 세대가 낙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낙농업에서의 경력이 매력적이도록 하며 동물 복지, 식품안전성을 높이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적 관점에서는 물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 즉, 산업기반(인적, 물적)의 확장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1990년 이후로 우유 1 kg 당 온실가스를 24% 줄였다. 2005년 이후 유제품 포장과 운송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생산량이 4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2% 감축했다. 그리고 낙농가들이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해 각인할 수 있는 변수들을 수립하여 최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으로 10년 안에 우유 1 kg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량을 0으로 할 계획이다. 즉, 기후변화에 대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경우 생물다양성 증진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낙농산업 이외의 분야(지역 정부, 환경단체, 지역사회 등)들과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줄이고 기후변화 중립적 개발을 진행하고 폐기물 등을 이용하여 에너지 생산을 16% 늘리고 에너지 효율성을 2% 증진하도록 했다. 젖소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며 평균 수명을 6개월 늘리며, 생물다양성과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즉, 환경성에 중심을 둔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위의 자료들을 보면 외국에서는 낙농의 지속가능성은 생산성이 아닌 환경성과 사회성에 중심이 있다고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낙농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집단, 사회, 환경과의 연결성에 중심을 두어야 앞으로도 낙농 산업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두에 이야기한 Maslow의 욕구이론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낙농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현재와는 달리 환경성과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역량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배울 수 있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의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내부의 환경에 만족하는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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