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양돈

<인터뷰>155마일 휴전선 시찰 ASF 전문가, 도드람양돈농협 정 현 규 박사

남-북 야생멧돼지 접촉 우려는 ‘기우’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2중 철책·과학화경계시스템 뚫고 남하 불가
해안 통한 접근통제…개체수 조절은 별개 문제


북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되면서 휴전선 접경지역 야생멧돼지를 통한 전파 위험성과 함께 국내 양돈업계의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ASF 전문가로서 국방부의 제안에 따라 휴전선 접경지역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선 도드람양돈농협 정현규 박사(한수양돈연구소 대표)는 “적어도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북한과 남한 야생멧돼지의 직접 접촉을 통한 전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휴전선 접경지역 현황을 둘러본 정현규 박사의 소감을 들어봤다.


▶ 휴전선 점검은 어떻게 이뤄졌나=ASF 대응관련 정부의 범부처협의회와 국회특별위원회에 전문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위원회에서 휴전선접경지역에 대한 전문가 점검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국방부가 검토를 거쳐 제안해 왔다. 지난 6월25일부터 약 일주일에 걸쳐 국방부, 농식품부 및 환경부 관계자들과 동행하며 ASF 유입 가능성과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보고, 느낀 그대로 가감없이 평가해 달라는 게 국방부측의 요청이었다.


▶ 점검지역은 =서쪽끝 김포에서 시작해 동쪽끝 고성에 이르기까지 155마일에 달하는 휴전선 철책을 따라가는 형태로 점검이 이뤄졌다. 물론 전 지역을 도보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접경지역 육군 부대들의 협조하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과 시설은 다 가봤다고 생각한다. 강화도 점검은 해병대의 협조 아래 별도로 이뤄졌다.


▶ 내륙 야생멧돼지를 통한 ASF 가능성은=공무원 대상 ASF 교육시에도 가장 많은 질문이 북한의 야생멧돼지가 (남한으로) 내려올 가능성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휴전선 철책 모두 일정거리를 두고 2중 설치돼 있었다. 더구나 철책 마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철책이 끊어지거나 물체 접촉이 이뤄질 경우 즉각적인 CCTV 확인과 대응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야생멧돼지가 땅을 파고 넘어오는 것도 힘들다. 철책 아래는 모두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은 휴전선, 즉 남방한계선이 아닌 민통선내 농작물 보호 철책이었다.


▶ 도강이나 해안은 위험하지 않을까=철책이 불가능한 하천이나 강 다리 하부에는 촘촘한 철제 구조물이 설치돼 있음을 직접 목격했다. 지면에서부터 수면위로 꽤 높이 올라와 있는 만큼 야생멧돼지 통과가 불가능하다. 물론 해안을 통해 사체가 떠내려 올 수도 있고, 야생멧돼지가 헤엄쳐 상륙할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륙과 동일한 구조의 철책이 설치돼 있는 해안가 넘어 남한으로 들어올 수 없을 뿐더러 남한의 야생멧돼지가 들어갈 수도 없기에 접촉 자체를 생각할 수가 없다. 국방부는 북한의 ASF  발생을 계기로 해안을 통해 상륙을 시도하는 야생멧돼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해병대로 하여금 평소 열영상감지장비(TOD)를 활용, 고속단정을 동원해 포획하는 훈련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들었다.


▶ 야생멧돼지에 잔반을 주는 군장병들의 영상이 돌기도 했다=이전까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야생멧돼지에 대한 잔반급여가 원천 차단되고 있다. 잔반이 수거되면 별도의 시설에서 밀폐 보관, 전문 위탁업체에 처리를 맡김으로써 야생멧돼지의 접근을 막고 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 야생멧돼지가 접근할 경우 부대장이 지자체와 협의해 전문 포수에게 사냥을 허용토록 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국방부가 고단위 처방을 내린 것 같다.


▶ ASF 방역에 대한 국방부의 시각은 어떤가=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었다. 국방부는 13km에 걸쳐 조성된 DMZ 평화둘레길에 평소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현실을 감안, 4개의 방역초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시설과 장비가 웬만한 거점소독시설을 능가해 보였다. 국방부는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지난달 부터는 평화의 길과 ‘화살머리고지’ 근방에 7개의 대인소독기와 방역초소를 추가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철책 곳곳에는 멧돼지를 비롯한 야생동물 기피제도 살포되고 있었다.
혹여 준비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국방부와 해당부대들은 점검기간 동안 사전 협의 없이 즉석에서 요청한 장소와 시설까지 거리낌 없이 공개했지만 다른 곳들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각 부대마다 경고 및 안내포스터가 부착돼 있어서 그런지 만나는 군장병 모두 ASF와 방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보완할 부분은 없었나=북한의 야생멧돼지 남하를 차단할 하드웨어나 시스템, 군부대의 방역의식은 모두 훌륭했다. 다만 점검을 모두 마친 후 민통선내 야생멧돼지 생포를 위한 포획장비 추가확보와 함께 민간인 접근이 어려운 군사시설내 야생멧돼지 사체발견시 보다 효과적인 방역을 위한 부대내 전문자 교육 등을 제안했다. 


▶ 성과라면=야생멧돼지가 철책을 뚫고 남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친 기우였음을 직접 확인했다. 단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 필요성과는 별개 문제다. 사체에 의한 간접 전파 가능성과 만약의 국내 발생시 확산방지 차원에서도 개체수 조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