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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08. 협동조합 성공의 열쇠 (2)

과도한 외상매출·투자 자제…신용사업 리스크 관리 중요
조합원 출자 통한 자본기반, 경영안정 시너지

  • 등록 2019.07.17 10:19:21


(전 농협대학교 총장)


▶ 협동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으로 인적 요소 즉 조합장과 임직원의 능력에 대해서 논의한데 이어 이번에는 경영적 요소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 사업체 즉 경영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의 조달이 기본이다. 자본금이 부족하면 상당 부분을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사업 확장이나 신사업 추진 시 필요한 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우선 조합원의 출자금 추가납입을 유도해야 한다. 조합원들로부터 가급적 많은 출자금을 조성하고 나머지 부족분을 차입으로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자본비율을 경영평가 지표로의 하나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합원은 출자를 하게 되면 그 만큼 더 조합 사업에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진다.


▶ 시장경제 논리를 무시한 비정상적인 매출확대는 금물이다. 조합이 매출증대를 위해서 과도하게 외상매출을 증가시킴으로써 연체 및 악성채권이 늘어나서 회수불능 상태가 되면 그대로 조합의 손실로 귀속된다. 조합과 거래하는 상대가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외상매출 한도를 정하여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외상판매로 인한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철저한 신용관리와 채무확인 등 채권관리가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협동조합원칙 중에 ‘현금거래의 원칙’이 포함돼 있었다. 일부 조합원의 외상매출금 과점으로 인하여 조합 경영이 어려워지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원칙이었다. 


▶ 과도한 고정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신규투자는 재정적 공헌을 할 수 있는 곳에 우선되어야 한다. 수익이 수반되지 않는 청사 건설 등에 과도하게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경영에 큰 부담을 준다. 신사업을 착수하기 전에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미래의 수익을 과도하게 부풀리거나 투자비용을 과소하게 계상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데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서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사업 관련 투자도 조합의 능력이나 규모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전체 경제사업 물량이 250억 밖에 되지 않는 조합이 300억을 들여 청사를 짓고 500억을 들여 대규모 사업장을 건설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감가상각비나 자본이자 부담을 고려하면 오랜 기간 적자가 예상되며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다른 조합에 합병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 고정가격에 의한 계약은 경영에 족쇄가 된다. 경영여건과 상황은 항시 변할 수 있으므로 재협상의 조건 없이 고정된 가격으로 장기간 계약을 하게 되면 원가상승 시 심한 적자의 원인이 된다. 이는 조합원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조합원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조합원에게 사료 등의 생산자재를 원가이하로 공급하거나, 조합원이 생산한 가축을 시가보다 비싼 값으로 구매하는 잘못을 절대로 범해서는 안 된다. 조합경영 부실에 따른 손실은 결국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시장경제원리를 벗어난 조합원에 대한 과도한 이익 부여는 조합에게는 독(毒)이 된다. 조합 이사회의 잘못된 결정으로 조합원의 이익만 챙기다가 조합이 파산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과거 실패한 사례를 소개 한다. 김제에서 도계장도 운영하며 육계계열화사업을 하는 조합이 전북양계조합이 있었다. 어느 해, 육계가격이 급락하면서 농가도 어렵고 조합도 어려웠다. 조합은 이사회에서 조합원들을 위해 생산비를 보장하는 가격으로 육계를 매입할 것을 의결했다. 시중에 육계가 과잉인 상황에서 판매처를 찾지 못하여 재고가 늘어났다.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 큰 폭으로 할인판매를 해야만 했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조합은 결국 유동성 부족사태에 직면했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 신용사업 부실채권이 조합경영을 망친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축협조합 경영수익의 상당부분을 신용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으므로 신용사업의 리스크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철저한 신용조사와 담보가치의 보수적 평가는 신용사업의 기본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특정인이나 기업에 대한 과도한 대출은 채권부실의 원인이 되고, 거액의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임직원의 소홀한 업무추진으로 수십억 원의 손실을 입고 조합경영이 부실화된 사례는 많다. 특히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을 때는 더욱 위험하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채권회수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럴 때는 신규 대출에 신중을 기하고 채권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 조합원과 임직원에 대한 선심 경영은 금물이다. 조합장이나 임원을 선거로 뽑는 제도 하에서 조합원의 표를 의식하여 자칫 조합원에게 과도하게 선심을 쓰는 사례가 많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거래조건을 조합원에게 유리하게 하는 경우, 선심성 지도사업비로 과도하게 집행하는 경우 등이다. 또 조합경영성과가 좋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선심성 대우도 잘못된 일이다. 조합 경영이 어려울 때는 임직원과 조합원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 협동조합 경영은 단순하지 않다. 경제사업, 신용사업, 보험사업, 지도사업,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등 복합적인 사업을 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조합 성공을 위해서는 조합원의 적극적 참여와 임직원들의 경영 및 사업수행 능력이 요구되고, 사업체로서 고려해야 할 경영적인 요소들에 대한 원칙이 정립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진정성 있는 협동조합, 정도를 가는 협동조합은 분명 경쟁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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