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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91. 한독목장의 사계절 (2)

송아지 설사병, ‘사육환경 개선이 정답’ 깨달아
난산, 목부에게 있어 가장 안타까운 사고

  • 등록 2019.05.10 10:15:04


(전 농협대학교 총장)


▶ 봄에 사료작물포와 목초지를 위협하는 해충이 있는데 바로 멸강충이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2018년 6월 25일자 내일신문 기사를 보면 “최근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일부지역의 옥수수와 수단그라스 재배 농가에 멸강충이 출현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멸강충(멸강나방의 유충)은 강토를 멸망시킨다는 악명이 붙을 정도로 옥수수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해충이다.”라고 썼다. 그렇다 멸강충은 화본과식물의 잎을 갉아먹어 큰 피해를 입히는 해충이다. 목장에서는 초지에는 화본과 목초와 두과 목초를 혼파하고, 사료작물로 역시 화본과인 옥수수나 수단그라스 등을 재배하므로 멸강충이 발생하면 비상이 걸릴 정도로 큰 피해를 입는다. ‘멸강충과의 전쟁’을 한다는 표현을 할 정도이니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멸강나방이 낳은 알이 한꺼번에 부화하여 유충이 되면 잎이 남아나지를 않는다. 특히 옥수수나 수단그라스가 막 싹이 나서 이파리가 여릴 때 멸강충이 나오면 자라기도 전에 모두 먹어치우므로 파종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따라서 봄에 멸강충의 발생을 예찰하고 초기에 살충제를 뿌려 방제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 우리나라에서는 봄 가뭄이 잦다. 봄 가뭄은 초지나 사료작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파종을 해도 수분이 없어서 발아가 안 되거나 새싹이 나오더라도 자라지 못하고 말라죽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가뭄에 대비해서 스프링클러장치를 해야 한다. 대신 여름에는 집중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기후 때문에 초지관리가 어렵다. 장마철에는 방목을 하면 목초지가 망가지므로 경사가 있어서 물이 잘 빠지는 초지를 골라서 방목을 한다. 땅이 물러서 트랙터가 들어갈 수 없으므로 풀베기 작업도 할 수 없다. 소에게 조사료는 먹여야 하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비가 아주 많이 올 때는 할 수 없이 건초나 묵은 사일리지를 먹여야 하는데 풀 맛을 본 소는 맛이 없어서 섭취량이 줄고 따라서 산유량도 떨어진다. 그래서 규모가 작은 농가에서는 인력으로라도 풀이나 사료작물을 베어다 먹인다.


▶ 한 여름 더위는 소들이 견디기 어려운 시기다. 홀스타인 젖소는 본래 추위에는 강하고 더위에는 약하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무더워서 소가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여름에는 운동장에 그늘막 시설이 필요하다. 한낮에는 방목을 피하고 아침저녁 서늘할 때 방목을 시킨다. 시원한 물을 항시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우사에는 환풍기를 달아서 공기의 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고온스트레스(heat stress)를 받아 사료섭취량이 줄고 산유량도 떨어진다. 따라서 에너지가가 높은 사료를 급여하고 비타민 광물질 등이 부족하지 않도록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또 땀을 많이 흘리므로 소금도 급여해야 한다. 여름에는 유방염이나 산후 질병이 많이 발생하므로 착유우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 목장의 겨울준비는 봄부터 시작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목초를 3~4번 베어 건초를 만들고 호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 사료작물을 수확하여 사일리지를 만든다. 봄 사료작물을 수확한 뒤에는 옥수수나 수단그라스를 파종한다. 늦은 여름(8월하순~9월초)에 이를 수확하여 사일리지를 담근다. 목장의 들판에서는 트랙터 작업하는 소리가 일 년 내내 끊일 날이 없이 바쁘다. 한겨울에도 가축분뇨를 뿌리느라 바쁘다. 유기질 비료를 주어야만 내년에 풀이나 사료작물의 생산량이 많아진다. 땅은 게으른 농부에게는 결코 좋은 소출을 내주지 않는다. 그래서 농사만큼 정직한 게 없다고 하는 것이다. 연말이면 한해 농사 결산도 해야 하고 새해 사업게획도 세워야 한다. 목장 경영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


▶ 겨울철 무서운 불청객 - 송아지 설사병 : 어느 동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송아지 때는 관리에 소홀하면 질병에 걸리기 쉽고 바로 치료가 안 되면 폐사(斃死)한다. 어느 해 겨울인가 송아지 방에 전염성 설사병이 돌았다. 한두 마리가 설사를 시작하더니 매일 다른 송아지로 옮겼다. 송아지는 설사를 하기 시작하면 탈수현상이 오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 아주 위험한 상태에 빠지고 만다. 이 일로 사양과장과 함께 포도당주사와 지사제를 투여하며 며칠 밤을 꼬박 새며 고생을 했다. 하지만 그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송아지는 매일 한 마리씩 죽어나갔다. 그렇게 10여 마리의 송아지를 땅에 묻고서 사육환경을 재점검했다. 일제소독을 실시하고 온습도 조절, 특히 습도를 낮추는 데 주력한 결과 겨우 설사병을 잡을 수 있었다. 결국 사육환경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답이란 걸 깨달았다. 마음도 아프고 몸도 고달픈 시간이었지만, 송아지 사육에 대해 커다란 교훈을 준 경험이었다.


▶ 가장 가슴 아픈 사고 - 난산(難産) : 젖소는 분만 시기가 가까워지면 별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은 정상 분만을 하지만 때로는 태아의 체위가 비정상으로 자리 잡아서 난산(難産)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난산은 태아와 어미 소에게 모두 위험한 경우이므로 인위적인 조산(助産)이 요구된다. 앞다리와 머리가 먼저 나오는 것이 정상체위인데, 가끔 뒷다리가 먼저 나오거나 앞다리가 구부러져 있는 경우, 머리가 젖혀져 있는 경우 등의 난산 체위가 있다. 손쉬운 난산의 경우는 1시간 이내의 처치로 분만이 되지만, 심한 난산인 경우에는 두세 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때로는 분만을 할 수 없어 어미와 송아지를 모두 잃는 경우도 생긴다. 소와 함께 생활하는 카우보이로서는 가장 슬픈 순간이다. 난산은 임신한 소를 너무 살찌우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에 생기기 쉬우므로 임신기간 중 특히 건유기(乾乳期) 때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낙농목장은 쉴 틈이 없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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