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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양봉산업, 미래 부가가치 높여라> / 프롤로그

농업생태계 중매·인류건강 파수꾼으로 공익 가치 `업’

  • 등록 2019.04.03 11:08:35


우리나라 양봉의 기원은 문헌상 고구려 동명성왕 때 재래종벌인 동양종꿀벌(Apis cerana)이 원산지 인도로부터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이전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에 우리나라 양봉기술이 꿀벌과 함께 일본에 전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1930년대를 양봉의 황금기라고 일컫는데 이때부터 벌꿀의 용도도 다양화되었고 수요층도 일반인까지 확대됐다.

1950년대의 양봉업은 남부지방의 유채, 아까시와 중부 산악지방의 싸리·메밀 등이 주 밀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주요 밀원수도 밤나무, 피나무, 벚나무, 때죽나무, 헛개나무, 쉬나무 등으로 확대됐다. 1960년대 중반, 꿀벌응애와 1984년의 석고병 등이 전국으로 만연되어 봉군의 약 40%가 피해를 입었고, 1993년 중국에서 꿀벌이 수입되는 과정에서 가시응애 유입이 확산되면서 이로 인해 양봉농가의 70%가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 이외도 낭충봉아부패병, 등검은 말벌의 유입으로 한 해에 피해액만도 약 1천750억 원에 달할 정도다. 

우리 양봉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2015년 국내 벌꿀 생산량은 약 2만5천 톤으로 그 밖에 양봉산물까지 포함하면 약 5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와 약6조원의 화분매개 기능 역할을 하는 공익적 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양봉농가 진입으로 밀원면적 대비 양봉 채밀군수가 약 50만~60만군이 적정수준이지만 이보다 많은 약 200만군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논의 되어야 한다. 

이에 양봉산업이 직면하고 현안들을 알아보고,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자.


이건휘 부장(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


양봉산업 미래 발전 방안


꿀벌, 화분매개 경제적 가치 6조원

생산성·질병 강한 신품종 개발 보급

소유 임야서 계절별 밀원수 식재

양봉, 이동서 `고정’으로 대전환 유도

체험관광 결합 새 소득원 창출 가능


꿀벌이 꽃을 찾아 꿀과 화분을 모으는 과정을 통해 농작물의 결실을 향상시키는 화분매개 기능을 지니고 있어, 국가 농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농업생태계에서 꿀벌의 경제적 가치는 5조9천억원으로 밝혀졌다. 유럽 축산분야에서 꿀벌은 소,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키우는 작지만 위대한 곤충이다. 

국내 양봉농가 수는 대략 2만5천호, 봉군 수는 240여 만군으로 세계 12위, 면적 대비로는 21.5봉군/㎢으로 세계 1위다. 반면에 봉군당 생산량은 15.4kg으로 매우 적은 편이며, 양봉산물 농가생산액은 약 4천∼5천억 원으로 지난 10여 년간 정체되어 있다. 

우리나라 미래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측면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우수한 여왕벌의 육성과 보급, 외래유입 병해충의 방제, 밀원식물 보호 육성 등은 대가축 중심의 우리나라 축산법 규정을 따르는데 많은 한계가 있다. 

또한 농가에 대한 정부사업의 체계적인 지원 등을 위해 새로운 법률안의 신속한 제정이 필요하다. 이에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인화 의원, 황주홍 의원, 김현권 의원 등이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발의해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됐다. 

꿀벌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기타 가축으로 매년 12월 기준 시도별 농가 호수와 봉군 수를 통계 낸다. 단순 통계만으로는 올바른 정책방향을 설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도 정확한 농가 생산액과 농가 판매 과정, 유통 소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의 종합적인 통계자료가 필요하다. 통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꿀 생산량의 79%를 차지하는 아까시나무의 전국 동시개화 현상과 개화기 저온, 강우, 강풍 등 이상기상으로 꿀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개화기 꽃 피해와 일벌 활동 부진으로 꿀 생산량이 전년 대비 76%나 감소했다. 특히 이동양봉농가의 경우, 남부와 중부에서 꿀 수확이 부진해 마지막 이동 채밀지인 경기, 강원 북부지역(DMZ)에 집중되다 보니 봉군당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동양봉에 따른 생산 경비도 회수하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향후 이동양봉가의 이동횟수 감소가 예상되어 이에 대응한 고정양봉의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번식이 우수하면서 여러 봉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다용도 계통의 육성, 양봉장 주변 일년 주기의 소득화 밀원식물 모델화, 꿀·화분·프로폴리스·로열젤리 등 생산시기별 봉군관리기술의 고도화 등의 기술개발이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개발이 바탕이 되면 주로 이동양봉으로 투자 없이 산에 있는 나무에서 꿀을 수집해 소득을 올리던 기존의 전문양봉가와 달리 양봉가 자신이 임야를 구입해 꿀 분비량이 많은 밀원수를 계절별로 심고 가꾸는 고정양봉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다. 

또한 고정양봉의 밀원식물과 양봉산물을 농촌융복합기술과 연계해 치유, 힐링의 경관조성농업과 체험관광 이용 기술개발 등 새로운 소득원의 창출도 가능하다. 

꿀 생산성이 우수하면서도 경관이 아름다운 밀원수 식재를 확대하고 지자체 축제들과 연결 고리를 발굴해 양봉산물의 문화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 

예를 들면 광양 매화축제, 구례 산수유축제, 정읍 구절초축제 등 밀원 관련 지역 특화 작물 축제와 연계한다면 융복합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국내 꿀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아까시꿀에서 헬리코박터균 증식을 억제하는 아브시스산을 발견하였으며, 생리활성물질을 지표로 설정해 밀원유래 성분 비교로 품질평가의 기준물질을 찾아 국민에게 고품질 꿀을 제공하기 위한 판별법을 개발 중에 있다. 

앞으로도 밀원, 지역, 채집시기 등에 따른 성분과 생리활성 물질을 지속적으로 탐색 정립해 국산 양봉산물의 국가브랜드화 바이오 플랫폼을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2014년에는 꿀생산성이 31% 향상된 서양종 품종인 ‘장원벌’을 개발해 처음으로 농가에 보급했고, 지난해 토종벌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을 지닌 새로운 품종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품종은 현장실증시험을 거쳐 올해부터 농가에 보급하게 된다. 도농업기술원 중심의 보급체계를 추진해 안정적으로 여왕벌을 공급하는 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국내 밀원식물로서 대표적인 것은 아까시나무로 꿀 생산량의 약 80%을 차지하며, 밤나무, 피나무, 벚나무, 때죽나무 등이 주요 밀원으로 분류된다. 

피나무는 강원도 지역, 때죽나무는 전남북 지역에서 꿀 생산량이 많다. 최근에 열매 등 약용가치가 뛰어난 헛개나무의 밀원가치와 여름철 밀원식물로서 모감주나무, 쉬나무 등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산림면적은 2015년 기준, 전 국토의 63.2%인 633만5천㏊로 이중 국유림(25.5%), 공유림(7.4%), 사유림(67.1%) 등으로 크게 나뉜다. 밀원의 영역은 국립공원도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우수 밀원수의 개발은 물론, 국가, 지자체 조림 시 밀원수 우선 식재가 필요하다. 또한 산을 가진 개인이 수종 갱신 시 밀원수를 식재하면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 경제를 단언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꿀벌을 키우는 양봉은 앞으로도 농림업, 환경, 식품 등과 밀접히 관련되어 지속적으로 인류 생활과 함께할 것이다. 고품질 양봉산물의 생산은 양봉농가의 의무이며, 다양하고 우수한 제품의 혜택은 소비자의 권리이다. 미래에도 국가 양봉산업은 농업생태계의 중매자로서 인류 건강의 파수꾼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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