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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80. 식품안전은 필수과목이다

생산서 유통까지 전 단계 안전·위생체계 확립
완전 개방시대 한국축산업 ‘생존 경쟁력’

  • 등록 2019.03.22 13:27:54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우리가 매일을 살아감에 있어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다. 음식 즉 식품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어떤 식품을 섭취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는 매우 신중하게 된다. 비만을 줄이기 위해서 다이어트 식단을 짜고, 고혈압 · 당뇨 등 성인병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서 식이요법을 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듯이 바른 식생활이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TV의 건강프로나 요리프로에 열광하는 시청자가 느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므로 소비자는 마트에 가서 식품을 구입할 때 원료, 원산지, 품질, 영양소 함량, 유통기한 등을 꼼꼼히 살피게 되는데, 가장 큰 관심사항은 식품의 위생과 안전성이라고 한다.


▶ 그간 국내외에서 식품안전문제는 끊임없이 이슈가 되어 왔다. 식품 내 농약, 중금속, 항생제 등 유해물질의 잔류, 대장균 곰팡이 등 유해세균의 오염, 비브리오 노로바이러스 등의 오염, 유해 첨가물의 사용, 일본의 방사능 오염, 최근의 살충제 계란보도에 이르기 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식품안전 관련 사건은 언론의 단골 이슈가 되었고 이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TV프로도 생겼다. 이는 바로 식품안전에 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 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미디어 입장에서 보면 식품관련 사건, 사고, 유해물질 등에 관한 기사나 보도 즉 식품리스크(food risk)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가장 좋은 소재이고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잡아둘 수 있는 수단이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 식품안전의 확보는 생산, 가공, 포장, 운송, 보관, 판매, 조리 등 전 단계에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식품공급경로(food supply channel)의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산단계에서는 농가들이 가축을 사육할 때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금하고 각종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기서 원천적인 예방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에서는 방법이 없다. 식품의 원료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데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 농가들은 항상 위생적인 농장관리와 사육에 전념해야 한다. 항생제 휴약기간의 준수, 금지된 항생제나 동물약품의 사용금지, 농약이나 세제 등의 혼입 방지, 방역·위생관리의 철저, 치료중인 환축의 출하 금지, 유방염 치료 우유의 폐기 등은 농가가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일이다. 이즘에 농장에서 위해요소중점관리제(HACCP)를 도입해서 농장의 위생 수준을 높임으로써 위생,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농가들이 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농장들은 질병이 줄어들고 생산성이 향상되어 수익이 늘어나는 경영개선 효과도 얻고 있다고 한다. 


▶ 축산물을 식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축·가공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의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유해세균의 오염, 변질, 부패 등은 이 과정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위생적인 시설의 설치와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이 확보되어야 한다. 축산물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에 따른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직도 HACCP인증을 받지 못한 작업장은 한시 바삐 시설을 보완하여 인증을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또 인증을 받았더라도 철저한 체계적인 관리가 뒤따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체적으로 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전 종업원이 이를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 도축·가공과정에서 철저하게 관리해도 운송과정에서 잘못되면 허사다. 축산물 운송차량은 냉장·냉동장치가 완비된 특수차량이어야 하며 내부의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온도자동기록장치를 부착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아직도 지육을 상온에서 차량 바닥에 적재하여 운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당장 시정되어야 한다. 우리의 육류 유통방식을 보면 지육유통이 대부분으로 효율성이나 위생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다. 앞으로는 육류부위별 포장거래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가공·유통시스템의 전반적 개편이 필요하므로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고기, 우유, 계란, 육가공품 등 축산물의 판매단계에서 소홀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축산식품을 진열하는 판매대의 온도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세균이 증식되어 부패하기 쉽다. 반드시 냉장판매대를 설치하여 판매해야 한다. 작업장의 온도관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축산식품은 고단백식품이므로 오염되기 쉽고 오염되면 부패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냉장육을 판매하다가 남은 것을 냉동하여 판매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냉동육을 해동하여 냉장육인 것처럼 판매하는 일 또한 잘못된 일이다. 세절·포장 등 작업 단계에서 작업자의 위생관리와 작업도구의 위생적인 관리도 필수적이다. 작업자의 관리 소홀로 오염되는 예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 축산물의 등급, 원산지표시도 소비자들의 큰 관심사항이다. 법에서 규정한 대로 정확히 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FTA 등으로 수입이 완전히 개방된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국내산 축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제 식품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되었다. ‘나 하나 쯤 안 지킨다고 어떤가’ 라는 안이한 자세가 아니라 ‘나 만큼은 지켜야 한다’라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가 사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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