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74. 스마트 농업혁명

스마트 축산, 생산성·품질 향상…노동력 절감 `새 전기’
생산서 소비까지 ICT 통한 정보 공유가 관건

  • 등록 2019.02.27 10:29:12

[축산신문 기자]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우리나라 농업분야의 2대 혁명인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에 이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농업 (smart farming)’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스마트’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맵시 좋은, 깔끔한, 똑똑한’ 이라는 뜻을 지닌다. 스마트 폰이나 스마트 농업이나 모두 이런 뜻으로 쓰이는 용어다. 스마트 폰의 기능은 날로 발전하여 개인 PC, 전화기, 카메라, GPS가 융합된 그야말로 똑똑한 기계가 됐다. 기계가 점점 더 스마트해질수록 인간은 오히려 바보스러워지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그러면 농업분야도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대답은 스마트한 농업으로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10월에 필자는 경북 문경에 있는 MK수경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수경재배(水耕栽培)농장을 다녀왔다. 농장 한 곳(비닐온실)은 수경방식으로 여러 종류의 쌈야채를 생산하고 다른 한 곳은 미나리와 시금치를 재배하는 농장이다. 허리 높이의 수경상(水耕床)에 채워진 양액(養液)으로 재배하는 방식인데 온습도는 당연히 자동으로 조절된다. 수경재배 이므로 생육단계 별로 양액의 농도를 적절히 조절한다. 가장 중요한 노하우의 하나가 양액의 온도를 섭씨 18~19도로 유지하는 일인데 여름에는 냉각, 겨울에는 보온을 하는 ‘양액온도자동조절장치’를 이용한다. 종전에는 양액온도의 유지가 어려워서 생산량에 편차가 있었으나 자동조절장치를 설치한 이후로는 생산성이 높아지고 편차도 없어져서 물량 공급에 차질이 없어졌다고 한다. 수경재배이므로 소비자에게 청결하고 안전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일본에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하니 성공한 스마트농장이다. 

▶ 경기도 고양시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스마트 농업인이 있다. 이 농장은 허리 높이의 재배상(栽培床)을 설치하고 배지(培地)에서 딸기를 양액재배(養液栽培)한다. 딸기를 흙에서 재배하는 게 아니라 배지에서 키운다. 양분은 양액을 통해서 공급된다. 흙이 묻지 않은 딸기는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온실 내부의 온습도는 자동조절 된다. 동절기에는 난방을 위해서 지열을 이용한다. 서울, 일산 등 대도시를 끼고 있으므로 초등학생들의 체험농장으로 활용하여 아이들에게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일도 하고,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남보다 좋은 값에 판매하고 있다. 참으로 스마트한 농장이다.

▶ 어느 스마트한 낙농목장. 착유하는 암소 70여 마리가 프리스톨(free stall) 우사 즉 소들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개방식 우사에서 여유롭다. 한가롭게 누워서 되새김질 하는 소, 사료자동급이기 안에 들어가서 사료를 먹는 소, 건초를 먹는 소, 워터컵에서 물을 마시는 소, 전동솔에 등을 긁는 소, 착유기 안에 들어가서 젖을 짜고 있는 소, 환풍기 앞에서 바람을 쐬는 소들, 제 각각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소들의 움직임은 RFID를 통해서 모두 데이터로 저장된다. 한낮이므로 햇볕차양막이 드리워졌고, 우사 바닥에 축분은 스크레퍼(scraper)가 긁어내고, 가스 측정기는 우사내의 암모니아와 메탄가스를 측정한다. 우사 안팎 곳곳에 설치된 CCTV는 방향을 바꿔가며 작동한다. 농장입구에 설치된 자동소독장치는 사료차에 소독약을 뿌리고, GPS 장치는 출입하는 자동차를 기록한다. 사람이 없이도 돌아가고 있는 목장의 풍경이다. 축사 밖에서는 무인 드론으로 축사주변 소독을 하고 있다. 목장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는 모두 빅데이터로 저장된다. 

▶ 이와 같이 스마트한, 즉 똑똑한 농·목장이 늘어나고 있다. 농축산업분야에서 스마트 팜이 필요한 이유는 많다. 먼저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과학적인 관리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번식효율을 향상시키고 육성률을 높이며 폐사율을 줄인다. 질병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고 가축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가축의 성장과 사육에 관한 모든 데이터가 저장되어 경영에 활용된다.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경영을 진단하고 처방을 얻을 수 있다. 2017년 KREI의 농가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도입하려는 이유로 생산성 향상이 29.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노동력 절감이 26.3%, 농산물품질 향상이 15.4%로 나타나 72.5%의 농가가 도입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 이제까지는 농장이나 목장 즉 생산단계에 대해서만 언급했으나 중요한 것은 도축, 가공, 유통, 소비 전 단계에서의 ‘스마트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출하정보, 도축정보, 도체등급, 경락가격, 도·소매경로 등 연관 산업의 ICT를 통한 정보의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또 모든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연속성이 유지돼야만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농축산련 데이터를 종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데이터의 수집, 분산, 활용 등 전 분야에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정보와 지식혁명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 진정한 스마트 농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핵심기술은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이다. 이런 핵심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기반기술이 구축되어야 하고 자율주행농기계, 지능형 로봇, 무인드론, 맞춤형 컨설팅기술 등 응용기술이 뒷받침 돼야 한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이다. 

▶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충고를 하자면 농축산업은 생물을 다루는 산업으로서 다른 산업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아무리 ‘스마트’ 하다고 해도 기계가 할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정성과 애정이다. 생물은 사람이 정성을 쏟는 만큼 보답한다. 자동화시스템에만 맡겨놓고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계속>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