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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강소농 명인을 찾아 / 충남 천안 성보목장>따라만 가면 뒤처지기 마련…“공부해야 앞서 가죠”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강소농은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한 농장이다. 전문화된 기술력과 최고의 효율을 얻어낼 수 있는 적정 규모, 그리고 양보다는 질, 독특함으로 승부하는 형태다. 그런 의미에서 성보목장 방병운 대표는 낙농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강소농이다. 성보목장이 강소농으로 성장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방병운 대표를 통해 알아보았다.


개체별 기록 관리 철두철미

전광판 시스템 개발로 효과적 활용

유량 보단 산차 초점…경제성 높여

전문지식·기술 습득 끊임없는 노력

목장 문제 발생 시 응급처치 ‘척척’

ICT 접목 스마트팜 환경 조성 매진


귀농 결심 후 축사 설계부터 직접 나서

방 대표는 의정부에서 농기구 관련 회사를 20년 동안 해왔지만 오랜 회사생활에 지쳐가는 것을 느꼈다. 농업관련 일을 해왔던 그는 낙농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낙농을 시작하기 위해 가족들을 설득했다. 그의 아내는 방 대표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며 따라주었고 그의 고향인 천안 성남면에서 목장을 경영하기로 결정했다. 목장을 하기로 결정한 후 축사 설계부터 건설까지 직접 나섰으며 평일엔 의정부에서 회사를 다니고 주말엔 천안으로 내려가 목장 건설에 힘썼다. 홀로 목장을 건설할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기계를 다루는 일에 익숙해진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목장이 완공된 1998년에 아내와 자녀들이 먼저 천안으로 내려왔다. 목장경영의 대부분을 아내가 맡고, 방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에 목장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해왔다. 그러나 아내 홀로 목장과 자녀교육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2000년 가을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목장경영에 뛰어 들었다. 남들보다 늦게 낙농업을 시작한 방 대표이지만 아들 방성보씨(27세)와 함께 현재 젖소 70마리 착유우 35마리를 사육하며 연간 3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며 천안지역의 유명한 강소농으로 자리를 잡아 주변 농가의 귀감이 되고 있다. 


기록관리 철저히 해야

방 대표는 젖소들의 개체, 번식, 사양 등 목장 운영 기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낙농을 시작했을 때는 지식과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수의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그 당시 자문을 주던 수의사가 기록해야 할 항목을 다 적어주고는 기록을 철저히 해야만 목장을 성공적으로 운영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후 방 대표는 목장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사항을 기록으로 남겨둔다고 한다. 기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의사가 목장에 다녀간 후 젖소가 어떤 증상을 보였을 때 어떤 약품을 처방했는지 기록으로 남겨두게 되면 후에 같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수의사를 부르지 않아도 직접 처방을 할 수 있어 빠른 처방과 더불어 운영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특히 낙농에선 번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방 대표는 효율적인 번식관리를 위해 목장 운영초기부터 자문을 많이 받아왔던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시범사업을 통해 전광판식 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그 기록을 잘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방 대표는 “이 번식관리시스템의 도입으로 개체별 수정횟수, 산차, 분만 후 경과일수, 재발정 예정일, 분만 예정일, 건유 예정일 등을 수시로 확인이 가능해졌고 덕분에 분만, 발정발견, 건유 등의 작업관리를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되어 번식효율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번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발정알리미인 카우매니저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정확한 인공수정 적기를 파악해 수태율을 향상시키고 분만 간격을 단축시켰으며 24시간 기록을 통해 질병을 포함한 건강문제를 조기 발견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유량에 욕심내지 않는 사양관리 

방 대표는 유량이 적더라도 산차가 높게 유지하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과거에는 유량성적을 올리고자 두당 35kg 이상 젖을 짠 적도 있지만 지금은 30~31kg정도로 유지한다. 1~2산 때 과도하게 젖을 짜면 소가 금방 망가져 버리게 되고 소가 일찍 폐사하거나 건유기가 길어지게 돼 더 큰 손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젖소는 3~4산이 유량이 높은데 초기에 젖을 무리하게 많이 짜버리면 그 순간 유량성적만 좋을 뿐 산차가 짧아져 결국 경제적으로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 

대신 방 대표는 사양관리를 철저히 하여 산차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선 육성우 때부터 양질의 건초를 충분히 먹여 기본적인 젖소로서의 체형에 빨리 도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성보목장의 육성우들은 13~14개월에 초임에 들어가 과거 16~17개월보다 기간을 3개월 단축시켜 회전율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그는 분만 예정일 2~3주 전부터 사양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이 시기의 젖소는 분만과 우유 생산을 동시에 함으로써 호르몬과 대사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료급여를 어떻게 하느냐가 질병 발생률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그는 전환기 젖소들에게 에너지를 보충시키기 위해 농후사료를 보강급여  하고 있다. 방 대표는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한 덕에 젖소들은 안정적인 우유생산이 가능해지고, 다음 산차에도 임신이 빨리될 뿐만 아니라 유열, 케토시스와 같은 질병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낙농은 끊임없이 배워야

방 대표는 낙농을 하려면 지식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도 목장을 처음 시작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쌓기 위해 처음 3년간은 수의사에게 자문을 구해가며 목장을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센터나 국립축산과학원을 수시로 드나들며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었다. 그렇게 열심히 다니다보니 국립축산과학원과 연이 닿아 많은 시범사업을 함께 하게 되었고 덕분에 많은 기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목장을 경영하는 모든 것에 항상 “왜?” 라는 의문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방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만약 폐사우가 나오면 도대체 왜 죽었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배를 갈라 살펴본 적도 있다”며 “간혹 자신의 힘으로 알아낼 수 없는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답을 얻어내는 것”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 대표는 축사에서 흔히 사용하는 장비나 장치에 대한 기본 지식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본인이 목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응급처치를 할 수 있어야 새어나가는 돈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 대표뿐만 아니라 함께 목장을 경영하고 있는 방 대표의 아들 성보씨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식을 쌓고 목장에 적용해 나가고 있다. 성보씨는 국내 각종 세미나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낙농선진국들의 목장을 견학하면서 자동급여기, 카우매니저와 같은 IT기술을 목장에 도입하기도 했다.  

작년부터는 성보씨의 의견으로 후리스톨 축사로 바꿨다. 

성보씨는 “외국의 목장을 견학갔을 당시 자동화된 목장의 대부분이 후리스톨축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목장에 도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발굽이 약해진다는 우려와는 다르게 증상도 미미했다. 오히려 소들의 발굽에 손상이 갈일도 없고 유방도 깨끗해져 질병에 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착유할 때 물도 덜 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딩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있다는 성보씨는 향후에 자동화기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도 보였다. 


강소농으로 불리우려면…

방 대표는 “강소농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술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이 한정돼 있는 만큼 원가를 절감하면서 낙농을 할 수 있는 방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 대표는 “강소농이 되려면 지식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많은 것을 건져올 생각보다 목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 기술 하나만이라도 얻어온다면, 그것이 남들보다 앞서 갈 수 있는 길이며 소득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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