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슈

<2019 황금돼지해…돼지의 모든 것>다산성 동물 돼지, 풍요·길운 상징…인물 탄생 설화에 속속 등장

돼지는 깨끗함 중시…잠자는 곳과 배설공간 철저 구분
코, 숨 구멍 외 땀 구멍 주요 역할…더위에 매우 약해
일정량만 섭취…뚱뚱해 보일 뿐 체지방 평균 15% 이하
지능은 3~4세 어린아이 수준…후각은 개보다 더 발달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기해(己亥)년 새해가 밝았다. 기(己)는 10개의 천간 중 노란색에 해당, 돼지해 중에서도 길운이 찾는다는 황금돼지해가 60년만에 돌아왔다. 재물이 넘치고, 큰 복이 온다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들을 중심으로 돼지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해 보았다.
 
12년만의 황금돼지해?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07년도 황금돼지해로 불리웠다. 하지만 당시는 정해(丁亥)년이었다. 정(丁)은 음이자 화(火)에 해당해 정확히는 ‘붉은색 돼지해’로 보는 게 맞다. 음양오행을 고려해 600년 만에 돌아오는 ‘붉은 돼지해’를 ‘황금 돼지해’라고 했다는데, 근거 없는 상술로 보는 시각이 많다.

돼지의 유래
사람이 멧돼지를 길들여 처음으로 기르게 된 것은 지금으로 부터 6천년 전 쯤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았던 서아시아지역의 수렵·채집민이 종래의 생활을 바꾸면서 동물을 길들여 가축화한 게 그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약 4천800년 전, 유럽에서는 약 3천500년 전이며, 국내에 개량종 돼지가 들어온 것은 1903년으로 알려진다.


국내 돼지의 역사
석기 시대 유적인 경남 양산, 황해도 몽금포 등지의 출토품에서 돼지 이빨이 나온 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이 때부터 멧돼지를 길들여 집돼지로 사육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지 위서동이전 부요조에는 돼지이름을 딴 ‘저가’라는 부족장 명칭이 기록돼 있고, 주호( 제주도)에서 소나 돼지를 기르기 좋아한다는 내용도 기록돼 있다.
후한서 부여 국전에는 고구려 시조인 동명의 탄생신화에 갓난 사내아이(동명)을 돼지우리에 버리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로 보아 적어도 2천년 이전부터 한반도에서는 돼지를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 한반도 동쪽지역에서는 초상이 났을 때 관 위에 돼지를 올려놓고 죽은 자의 양식으로 삼았고, 고구려 시대엔 구혼할 때 여자집에서 돼지와 술을 보내 혼인을 성사시켰다.


국내 돼지의 어원은
돼지는 본래 새깨돼지를 일컫는 명칭이었다. 고어의 ‘돝’이 어미돼지고. ‘도야지’ 는 송아지, 망아지처럼 짐승새끼를 일컫는 ‘-아지’를 ‘돝’ 에 붙여서 돼지 새끼를 이르는 말이었으나. ‘돝’이 사어가 되면서 돼지가 표준어가 됐다.


옛 민담과 설화 속 돼지의 모습
12간지의 돼지는 복을 상징하기도 했지만 생리학적으로 다산성의 동물이기도 해 풍요를 상징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고전에서도 인물의 탄생설화에 곧잘 돼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신라말의 대문장가 최치원의 탄생설화에 금돼지가 등장한다.
최치원의 아버지가 문창령으로 제수되었는데 부임한 첫 날 밤에 괴변이 일어나 부인이 금돼지에게 납치된다. 부인이 구출되어 자식을 낳았으나 금돼지의 자식이라고 버린다. 이 아이는 선녀가 젖을 먹이고 백학이 보호하여 자랐으며, 하늘에서 선관들이 내려와 매일 글과 신기한 일을 가르 자라서 대문호가 된다. 금돼지의 존재가 최치원이 선계의 영기를 받은 인물임을 상징하는 징표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도 돼지가 영물로 다뤄져 왔음을 짐작케 하는 다양한 설화가 전해져 온다.


-고구려 10대 산상왕 12년, 겨울 교시에 쓸 돼지가 달아나 관원들이 멀리 주동촌이란 곳까지 뒤 쫓아가서 돼지를 발견하고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갓 스물 남짓해 보이는 젊은 처녀가 웃으며 쉽게 잡아준다. 소식을 전해들은 산상왕이 그 처녀를 보고 싶어했고 마침내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게 된다. 이 아이는 신성한 돼지가 달아난 것이 우연한 일이 아니라 왕자를 얻기 위한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 산상왕 17년에 태자가 되고 30년에 왕위에 오르는데 그가 바로 동천왕이다. 


-고구려본기 ‘유리왕편’에서는 봄 3월에 교시에 쓸 돼지가 달아났다. 왕이 희생을 관장하는 설지에게 명해 돼지를 쫓은 결과 국내성 위례암에 이르러 붙잡아 그 곳 주민의 집에 가둬 기르게 했다.
그가 돌아와 왕에게 이르기를 “제가 돼지를 쫓아 위례암에 이르렀는데 그 산과 물이 깊고도 험한데다 토양은 오곡을 경작하기에 알맞고 게다가 고라니와 사슴, 물고기와 자라 등 산물이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왕께서 만약 그곳으로 도읍을 옮기신다면 백성들의 복리가 끝없을 뿐만 아니라 전쟁의 환란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이듬해 10월 왕이 도읍을 옮기고 위례암성을 쌓았다.


버릴 것 없는 돼지
수세기 동안 인간은 돼지의방광을 이용해 왔다.
팽팽하게 늘린다음 건조시켜 담배쌈지나 싸앗을 담는 주머니로 활용해 왔다. 방광을 특수처리해 초기 잠수기의 저압실린더 막을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돼지 음경은 연장이 녹슬지 않도록 기름칠하는데 사용했다. 발굽은 강력한 접착제를 만드는데 사용됐다.
돼지는 오랫동안 책 제본에만 사용됐다. 돼지털은 오래전부터 온갖 종류의 솔과 붓으로 만들어 사용됐다. 돼지비계로 비누와 초를 만들기도 했다.


돼지는 상비약
돼지는 동물가운데 내장구조 생리가 사람과 가장 흡사하다. 실제로 우리 선조들도 집에서 돼지를 키우며 돼지의 모든 부분을 약으로 이용했다.
목덜미살은 술독을 없애는 약으로. 돼지피는 간질치료제로, 꼬리에서 뽑은 피는 급사위기의 사람을 살리는 묘약으로도 통했다. 돼지의 젖은 상비약이어서 아이를 낳은 지 한달동안은 돼지젖을 먹임으로써 질병을 예방하는 풍습도 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돼지
-돼지는 ‘깔끔왕’
돼지는 일정한 장소에 배변을 하고 숨기는 습성이 있다. 성격상 깔끔함을 중시하고 냄새에 민감해 남에게 자신의 냄새를 들키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잠자는 공간과 배설하는 공간을 구분지어 생활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 잠자는 공간은 최대한 깔끔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면서 잠자는 공간에서 떨어진 일정한 장소에 배설을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더위에 약한 돼지
돼지의 코는 숨구멍의 역할도 하지만, 땀을 배출시키는 모든 땀구멍들이 집중되어 있다. 땀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고 온도가 약간만 높아져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것이 돼지가 더위에 약한 이유다. 그래서 나타난 돼지의 습성이 진흙에 굴러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인데, 진흙이 없다면 자신의 분뇨 위에서 굴러 체온을 식히게 된다 이 때문에 ‘돼지는 더럽다’는 말이 나오게 된 거지만, 사실 돼지는 깨끗한 동물이다.


-돼지는 땅 파기 선수
돼지의 가장 큰 특징인 코는 냄새를 맡는 능력뿐만 아니라 땅을 파기 위해 적합하다. 돼지는 코로 땅을 파 발달된 후각으로 땅속 벌레나 풀뿌리 등 영양소를 섭취한다.
방목으로 길러지는 돼지들의 경우 칸막이를 낮게 설치하는 것도 돼지들이 땅을 파고 도망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돼지들도 서열이 있다
돼지들은 무리지어 다니는 군거성을 가진 동물이다. 한 무리 속에도 서열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서열을 가진 돼지들은 높은 서열을 가진 돼지들에게 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정해진 서열은 바뀌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서열 낮은 돼지들은 계속해서 위축되어 함께 자라는 게 힘들 수 밖에 없다.


-돼지는 똑똑하다
돼지의 지능지수(IQ)는 3세, 4세 아이와 비슷한 75~85로 알려져 있다. 개나 고양이보다 더 높고, 침팬지나 돌고래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다.


-개보다 냄새를 잘 맡는다
돼지는 눈이 작고 색맹으로 잘 보이지 않는 반면 후각이 뛰어나게 발달돼 있다. 돼지의 경우 냄새를 감지하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가 약 1천300개라면 개는 1천100개 정도에 불과, 돼지의 후각이 더 예민하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후각 훈련을 통해 땅속 깊은 곳에서 자라는 송로버섯을 찾는데 돼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돼지는 뚱보가 아니다
돼지는 정해진 양을 섭취하면 더 이상 먹지 않는다. 돼지는 체형이 동그랗게 생겨서 뚱뚱해 보일뿐이지 돼지의 체지방률은 평균 15%이하라고 한다. 성인남성 평균 체지방률이 15%, 여성이 25%수준인데 비하면 돼지는 날씬한 동물이다.


-돼지 발가락은 4개
돼지는 발굽이 2개인 우제류다. 하지만 큰 발굽 뒤에 숨어있는 작은 발톱이 두 개가 더 있다. 잘 보이지 않아 모두 쉽게 지나치지만, 사람의 발가락에 비한다면 돼지도 한발에 4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자료 협조 : 돼지문화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