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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최적이 경쟁력이다 / 강소농 명인을 찾아>인천시 강화 청아농장

가족의 집중관리·짠물경영…남부럽지 않은 ‘알짜농장’ 실현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삼성리의 청아농장(대표 심공섭)은 주위사람들로부터 ‘알짜농장’ 으로 알려져 있다. 일괄사육 형태인 이 농장의 상시 사육규모는 모돈 120여두. 양돈현장의 규모화 추세와는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 ‘경쟁력만 따지면 국내 양돈산업이 무너져도 마지막까지 생존할 농장 가운데 한 곳일 것’ 이라는 게 청아농장을 잘 아는 이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청아농장 심공섭 대표는 “가족경영이 이뤄지다보니 집중적이면서도 세심한 관리가 가능, 굳이 규모화 없이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철저한 개체관리 가능…2년 연속 서경양돈농협 전산성적 우수농장
허실은 용납 못해…대리모 활용 자돈발육 균일화·환돈관리까지
“경쟁력은 규모와 무관”…생산성 향상 사육두수 늘면서 오히려 모돈 줄여
HACCP 전산관리 친환경농장 인증…선도농가 자리매김
농장환경엔 아낌없는 투자…주민과 상생 실현


“말 안해도 통한다”
청아농장은 심공섭 대표와 농장장인 처제 조아가다씨, 아들 재준씨 등 3명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조아가다 농장장의 경우 심 대표와 마찬가지로 부친인 조춘선씨로부터 양돈기술을 전수받은 전문가. 10년전부터 심 대표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재준씨는 3년전부터 농장일에 동참했다.
“모두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느낌인데다 누구할 것 없이 한번이라도 더 농장을 들여본다. 더구나 이직에 따른 업무 단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는 심공섭 대표는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전담업무가 나눠질 정도”라고 설명한다.
심공섭 대표는 농장경영 전반에 관여하면서 모돈과 분만사 관리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모돈의 경우 수정단계부터 철저한 개체관리가 이뤄지면서 발정을 놓치지 않고 적기에 교배가 이뤄지고 있는 건 당연한 수순. 34개 분만틀로 운영되는 분만사도 일일이 제한급이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성이 예년에 비해 떨어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잘한다고 밝힐 성적도 못된다”는 심 대표지만 서울경기양돈농협의 전산농가 성적 분석결과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우수농가로 선정된 것은 청아농장의 세심한 관리가 어느 정도 인지를 짐작케 하는 사례다. 


각종 허실 최소화
물론 생산성만으로 청아농장의 경쟁력을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가족경영을 기반으로 한 집중관리를 통해 각 부문의 허실을 최소화, 적지 않은 생산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산돈 또는 도태예정돈을 대리모로 활용해 자돈들의 발육을 최대한 균일하게 유지할수 있는 것은 오랜 노하우와 함께 웬만한 의지가 없는 농장이라면 시도조차 힘든 일이다.
심공섭 대표는 “한달에 10마리씩만 이유를 더 시켜도 1년이면 120두다. 우리농장 입장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며 “하루에 한 두 마리씩 발생하는 폐사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은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돈을 낭비하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비육사에서 사료가 남아 퍼내거나, 조기 출하를 겨냥해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벗어난 사료를 급여하는 사례는  청아농장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위축 및 환돈 역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포기하지 않고 별도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돈사내부를 점검하고 돼지 상태를 확인하는 게 몸에 베어 있기에 가능함은 물론이다.
전산관리와 농장 HACCP 인증을 누구보다 앞서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철저하고 정확한 기록이 뒷받침돼야 허실을 줄일 수 있다는 심공섭 대표의 판단이 뒷받침됐다. 여기에 친환경농장 인증까지 획득, 사육단계부터 엄선된 농장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서울경기양돈농협의 ‘허브한돈’ 브랜드 농가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등 명실상부 ‘강한 농장’ 으로서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웃에 불편줘서야
이렇듯 ‘짠물경영’이 생활화된 청아농장이라도 환경개선에는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퇴비장만 해도 그렇다. 총 사육두수는 초창기와 다를바 없지만(모돈은 오히려 줄었다) 퇴비장은 한 개가 더 늘어 현재 2동이 운영되고 있다.
공공처리장에 ‘뇨’는  내보내고 남은 고형물을 퇴비화, 주변 하우스에 공급하고 있는 심공섭 대표는 “충분한 부숙 과정을 거친 우수품질의 퇴비를 만들되, 냄새 발생을 최소화 하고 한톨의 분이라도 주변에 흘리지 않기 위해선 넉넉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눈에 보이는 냄새를 줄이기 위해 농장 진입로도 포장했다. 돈사 곳곳에 나무심기는 기본. 평소 미생물의 안개분무를 통해 돈사 내외부와 퇴비장의 냄새 저감에 나서는 한편 안개분무가 쉽지 않은 시기에는 탈취제까지 동원하고 있다.
몸에 맞춰 조금씩 고쳐서 사용하고 있다지만 ‘노후화’가 역력한 돈사시설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민원 이전에 “나로 인해 남이 불편해서는 안된다” 는 심 대표의 평소 지론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농장 바로 옆에만 3가구가 있다. 양돈장이다 보니 냄새가 안날 수 는 없다. 아무리 이웃사촌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 했지만 불편함이 크지 않겠나. (냄새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모돈두수 오히려 줄여
주목할 것은 심공섭 대표가 지난 40여년간 양돈 외길을 걸어오면서 규모확대는 염두에 둔 적도 없다는 사실이다.
“빚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지만 내 능력만으로 규모를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그는 “규모를 늘리지 않고도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규모를 왜 키우겠느냐”고 반문한다.
생산성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비육사가 가득차게 되자 되레 모돈 사육두수를 줄였다고.
적자를 본적도 있었고,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에는 사육돼지 모두를 살처분해야 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결국 극복해 냈다. 다른 수익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은 채 한 우물만 파다보니 규모를 키우지 않고도 어느새 자타가 공인하는 ‘강한농장’ 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심 대표의 고집에는 기본에 충실하되 장인정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양돈의 스승이자, 장인이기도 한 조춘선씨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조춘선씨는 서울경기양돈조합 설립을 주도하는 등 양돈산업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일생을 바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춘선씨가 세운 양돈기술학교의 13기 교육생 중 한명이 바로 심공섭 대표다.


“아직도 부족”
“장인 어르신께는 훨씬 못 미치겠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양돈을 하고 있다”는 그 역시 10년 가까이 대한한돈협회 강화지부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강화지역 양돈인들의 권익대변에 앞장서면서도 지역사회 발전과 상생을 도모하는데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 수년전에는 지역 양돈농가들의 오래된 숙원사업이었던 분뇨 공공처리장 완공이라는 보람을 맛보기도 했다. 규모화 일색의 국내 양돈현장에서 ‘작더라도 강한농장’ 이라면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심공섭 대표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지금에 안주해선 안된다. 최고 수준의 생산성에 오르되 끝까지 유지하는 양돈장, 주민들이 환영하는 양돈장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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