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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성대에서>시간 압축의 비경제를 극복해야 한다

  • 등록 2019.02.13 16:09:10

[축산신문]

이 상 호 본지 발행인

연휴 앞두고 터진 구제역, 설 민심에 부정적 영향
잦은 발병, 결과적으로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탓
시간 압축의 비경제 극복 못하면 신뢰 추락할 것

 

‘또 터졌구먼. 이제 세금 타작이 시작되겠네.’
설 연휴 때 구제역 관련기사를 검색하다가 이처럼 민망한 댓글을 접했다. 참담하고 화가 치밀었다. 사실 이런 종류의 댓글에는 그동안 수없이 단련된 터라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참으로 고약하다는 생각까지 떨칠 수는 없었다. 그 네티즌의 말처럼 구제역이 재발한 것도 맞고, 일단 발병하면 어떤 형태로든 ‘세금타작’을 해야 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기에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할 수도 있는 반박댓글을 달 생각은 접어야 했다. 이 댓글이 국민들의 일반적 정서를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시각이 ‘안티축산’의 온상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은 환경문제에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질병문제까지 겹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바로 설 수조차 없는 것이 한국축산이 직면한 현실이다. 축산에 대한 질타나 부정적 인식의 이면에는 우리 축산이 안고 있는 기본의 취약성이나 허약함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다이어릭 교수와 쿨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어떤 과제를 수행하거나 기술을 연마할 때 매일 30분씩 6일간 꾸준히 수행하는 그룹과 하루 3시간동안 집중적으로 수행한 그룹을 비교한 결과 매일 30분씩 수행한 그룹의 성과가 훨씬 효과적이었다며 이를 시간압축의 비경제성(Time compression diseconomies)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거나 기술을 배우기 전에 두뇌가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며 휴식시간은 연습시간만큼이나 중요하다.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단시간에 성장하려고 하면 동일한 노력을 장기적으로 한 것보다 효율을 내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한때 두 자릿수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거칠 것이 없었던 한국경제처럼 축산업의 성장추세도 초(超)스피드로 이뤄졌다. 이로 인해 덩치가 급속히 커진 경영체들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냄새를 비롯한 환경문제와 질병문제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온데서 비롯된 ‘시간압축의 비경제’가 바로 오늘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듣는 말이 ‘기본으로 돌아가라’이듯이 한국축산의 문제는 역시 기본이다. 주변경관에 어울리는 축사를 짓고 친환경사육에 몰두해야 할 때다. 백신접종의 불성실성과 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가 더 이상 들려서는 곤란하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어떻게, 무슨 수로 국내시장을 지킬 수 있겠는가.
선수, 코치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며 금세기 최고의 농구감독 칭호를 얻은 존 우든은 대기록(88연승, 전미농구선수권대회 10회우승)의 비결을 묻자 “선수들이 양말과 운동화를 제대로 신도록 했다”고 말했다. 농구천재 마이클 조던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자유투 연습이라고 대답했다. 기본의 허약함, 취약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축산업계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더 이상 참담한 댓글의 공격에서 벗어나고 국민적 신뢰를 얻을 방도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며 그저 잘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