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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축산, 국민 속으로 / 냄새저감 우수사례 현장>경북 상주 `유명목장’

클래식 선율 흐르는 친환경 목장…“깨끗하다고 유명세 탔죠~”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경북 상주에 위치한 유명목장은 지난해 ‘깨끗한목장가꾸기운동’ 우수목장 대상과, 올해 친환경축산 최우수상을 연이어 수상한 ‘깨끗한’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목장이다. 이를 증명하듯 유명목장을 방문해본 사람들은 깔끔하게 정돈된 목장과 곳곳에 가꿔진 화단, 특히 목장에서 축산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에 감탄을 자아낸다.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고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목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면 유명숙 대표의 유명목장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깨끗한목장…’ 대상·‘친환경축산’ 최우수상 연이어 수상
미생물제제 활용…퇴비 부숙 각별히 신경 써 냄새 해소
무항생제 인증 획득…자연순환농업 통해 환경 개선 총력


역경 속에서도 웃으며 일하자는 마음으로
유명숙 대표는 1987년 젖소 두 마리로 목장을 시작했다. 목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기존에 해오던 담배농사를 지속하기 힘들어서였다. 유 대표는 “담배농사를 짓는 집으로 시집을 왔는데 담배알레르기가 있어 고생이 많았다. 피부에 담배가 안닿기 위해서 우비를 입고 작업을 했는데 겨울에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여름에는 땀을 비오듯 쏟기 일쑤였다”며 그 당시 상황을 말했다. 이후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어느 날 남편이 젖소 두 마리를 사와서는 젖소는 여자가 젖을 짜야 잘 나온다는 말을 하며 목장일을 권해 목장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목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시련이 닥치기도 했다. 유 대표는 “갑작스런 남편의 사망으로 목장을 혼자서 꾸려나가기 막막했지만 남편이 남긴 유산이기도 하고 자식들을 먹여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꿋꿋하게 목장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또한 수해로 목장이 다 쓸려나간 적도 있었고, 두 차례의 폭설로 축사가 무너지기도 했지만 유 대표는 목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역경 속에서 유 대표에게 아들 조정열씨는 목장을 경영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경북대학교 축산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조정열씨는 처음에는 목장을 이어 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조정열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축산관련 회사에 취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혼자서 목장일을 하시는 어머니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형과 상의한 끝에 자신이 어머니의 목장을 잇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처음에 조정열씨가 목장을 하겠다고 했을 때 유 대표의 반대가 심했다. 힘든 목장일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유 대표는 “아들의 설득에도 끝까지 반대하며 6개월을 버텼지만 웃으면서 같이 일하자는 말에 결국 허락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유명목장의 전반적인 경영을 맡아서 할 정도로 베테랑이 된 아들 조정열씨의 노력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모자가 함께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으며 일을 하고 있는 유명목장은 현재 젖소 170두, 착유우 80두, 쿼터 1천880kg 보유하고 있다. 남양에 납유하고 있다.


목장이 깨끗해야 소도 편하고, 사람도 편하다
“내가 일하는 공간이 깨끗해야지 일의 능률도 오른다”고 말하는 유 대표는 목장을 시작한 이래도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착유를 하기 전에 목장을 쓸고 닦는다.
깔끔하게 정리된 도구, 거미줄이 없는 우사, 하루에 두 번 청소로 물때 없이 깔끔한 착유장을 보고 있으면 이러한 유 대표의 노력이 목장 곳곳에 녹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유 대표는 “깨끗한 목장을 만드는 데에는 특별한 비결이랄게 없다. 사람이 부지런하면 목장은 자연히 깨끗해진다”며 “목장이 깨끗해지면 일하기 한결 수월해지고 젖소들의 생산성도 자연히 오르게 된다”고 깨끗한 목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축산냄새는 축산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이지만 냄새가 나지 않기로 소문난 유명목장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 대표는 냄새관리에도 별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유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미생물제제를 우사에 뿌려주고 로터리를 자주 쳐줘 발효가 잘 일어나게끔 하고 있으며, 또한 지붕을 개폐식으로 만들고 환풍기를 빼곡하게 설치해 우사와 퇴비사에 공기의 순환에 신경써 퇴비에서 부숙이 잘 일어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것만으로도 목장의 냄새는 사라지고 젖소들 또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 됐다는 것이다.
한편 유명목장은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목장으로도 유명하다.
조정열씨는 “클래식을 젖소에게 들려준지 3년 정도 됐다. 아내가 임신을 했을 당시 태교를 위해 클래식을 듣던 것에서 착안해, 번식이 중요한 젖소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싶어 시작했다”며 “사소한 차이지만 젖소들이 온순해진 것 같아 일하기 편해졌고, 일하는 자신도 마음이 안정되니 1석2조”라고 설명했다.


깨끗한 목장을 넘어 친환경 목장으로
유명목장은 친환경적인 우유를 생산하고 젖소들과 더불어 살겠다는 생각으로 2009년부터 무항생제 인증을 받아오고 있다. 이를 위해 예방차원의 질병관리를 하고 있으며, 조사료를 충분히 급여해 소화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유명목장은 자연순환농법을 지향하고 있다. 목장에서 생산된 퇴비는 유기인증을 받은 6천평 규모의 조사료포에 거름으로 뿌려진다. 수단그라스와 호밀의 이모작을 통해 생산된 조사료는 육성우에게 급여하고, 남은 퇴비는 인근 경종농가에게 인기가 많아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충구제에도 화학적 제품보다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유명목장의 우사엔 기둥 군데군데 조그만 주머니가 달려있다. 이것은 파리와 각종 해충의 천적이라는 배노랑금좀벌을 대량으로 증식시킨다. 한 마리당 파리번데기 100~150여개에 알을 낳고 번데기 안에서 내용물을 먹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파리 개체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유 대표는 “가격이 좀 나가긴 하지만 파리를 유충 때 없앨 수 있어 끈끈이를 사용 할 때보다 목장이 더 깔끔해 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와 상생하는 목장이 되기를
유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받고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축산인 스스로가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먼저 축산을 하고 있었어도 나중에 입주해온 지역주민에게 민원이 들어오면 결국 축산농가에게만 제제가 가해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무허가축사 적법화가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며 “축산업은 냄새가 난다고 금지시켜야 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서라도 깨끗한 목장 관련 사업을 만들어 목장환경 개선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축산인 스스로가 목장환경을 개선하는데 힘써, 소비자들에게 축산업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열씨도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목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그는 “목장 앞켠에 있는 빈 부지에 공원이나 게스트 하우스를 만들어 지역주민이나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편하게 쉬었다 갈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더불어 방문객들이 목장체험을 하면서 우유가 얼마나 깨끗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우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면 축산을 바라보는 인식도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농가들에게 친환경 축산을 해야하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선 정부정책이 무조건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 축산이나 유기농우유를 생산하는 목장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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