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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가금유일 천연기념물, 연산오계 멸종 막아야

연산오계 풍토병 폐사 심각
종 보존 위기에도 대책 부재

  • 등록 2018.10.31 10:31:42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우리나라의 유일한 가금 천연기념물인 연산오계가 멸실의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한 가문에서 오랜 기간 근친교배가 계속돼온 결과일 것이다.
임금에게도 진상됐던 천연기념물 265호 ‘연산오계’, 가금류 가운데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1980년)된 연산오계가 관심의 부재로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지 불과 40년도 안 돼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현재 2016년 봄에 부화한 병아리 2천400여 마리 중 1천100여 마리가 흑두병으로 폐사한 뒤 멸종 위기에 놓인 상태다.
우리 역사에서 다양한 종류의 닭들이 다양한 용도로 사육돼 왔으며, 이들은 주로 원기회복을 위한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양계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삼계탕과 치킨으로 대표되는 보신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오계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 문인이자 학자인 제정 이달충(霽亭 李達衷, 1309~1385) 선생의 ‘신돈이수 辛旽二首’라는 시로 알려져 있다. 고려 말 승려 신돈이 나이 들어 흰 말과 검은 닭으로 정력을 유지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므로 오계는 최소한 고려 때부터 식용으로 길러지기 시작하여 오늘날 연산오계로서 그 혈통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1980년 4월, ‘연산화악리의 오계’를 천연기념물 제265호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연산오계는 털과 피부, 뼈, 눈, 벼슬 등 모든 부위가 검은 것이 특징이다.
연산오계가 어떻게 계룡산 일대에서만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없지만 계룡산이 제공하는 천혜의 자연조건 때문일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오계는 야생성이 강해 사육이 어렵고 사육기간이 오래 걸리는 등 경제적 가치가 아주 낮은 가축이다. 현재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잡종 오골계들과는 다르게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개체수가 적은 이유로 근친으로 인한 많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연산오계는 귀중한 자연문화재로서 그 중요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문화재청에서는 연산오계의 혈통보전을 위해 최소한 종계 1천수를 보호·사육 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연산오계는 2013년 국제슬로푸드협회의 전 세계 멸종위기 동식물 리스트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도 등재되어 국제적인 보호대상이 됐다. 연산오계는 우리가 정성을 다하여 그 습성과 유전자를 기록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지켜내야 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먹거리이자 문화유산인 것이다.
이제 연산오계의 혈통보존·관리를 민간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그 지역의 축산전문기관에서 적극 나서서 현재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하고 보호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근친교배 폐해가 심각하다고 하니 시간이 많지 않다. 서둘러야 한다. 연산오계를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후손과 지구의 미래를 위해 해야할 가장 시급하고 값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