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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위기는 기회다

  • 등록 2018.08.22 10:58:28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덥다. 아니 뜨겁다. 2018년의 여름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2018년 8월 17일, 기상청은 2018년 6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의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2018년과 1994년의 폭염을 비교한 자료를 발표했다. 두 해 모두 우리나라 주변 대기 높은 곳에 티벳 고기압이 자리를 잡았고 그 아래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지난 30년 평균보다 강하게 발달해 덥고 습한 공기가 들어옴과 동시에 맑은 날씨로 인한 강한 햇볕까지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한다. 물론 올 해에는 그 힘이 더 강했다고 한다. 바다의 온도도 높았는데, 열대 서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지난 30년 평균보다 높게 유지되어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비도 덜 내렸다. 장마 종료 후 비가 내리지 않아 뜨거운 열기가 식지 못하고 누적되어 폭염과 열대야 기간을 늘렸다. 1994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두 차례 비가 내려 일시적으로 열기를 식혔다. 이러한 영향으로 서울은 8월 1일에 낮 최고 기온 39.6℃를 기록해 111년만에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같은 날 홍천은 41.0℃를 기록하고 대구가 가지고 있던 종전 기록(40.0℃, 1942년 8월 1일)을 갈아치웠다.
밤에도 더웠다. 올해 8월 2일에는 밤 최저기온이 서울 30.3℃, 인천 29.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9.2일이었는데 지난 30년 평균인 8.7일보다 약 336% 증가했다. 열대야일수는 15.7일로 지난 30년 평균인 4.4일보다 약 357% 증가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는 달구어져 있었다. 올 해가 끝이 아니다. 기상청의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보면 21세기 후반에는 서울의 폭염일수가 73일, 대구는 77일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증가하면 발생한다고 예측한 것이다. 현재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다.
올 해 더위로 많은 고통을 받은 국민들은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할 것이고 언론들은 그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로 설명하는 기사들을 내보내게 될 것이다. ‘온실가스의 배출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화석연료 사용이라는 배출원은 국민들에게 그리 새롭게 들리지 않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직접 사용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기 쉽다. 그렇다면 언론에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온실가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며 주변에서 쉽게 볼 수는 없지만 (→ 축산농가) 자주 접하게 되는 (→ 축산물) 내용의 주제를 다루게 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축산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여러 단체나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로 이용될 것이다. 세계식량기구(FAO)는 2014년에 ‘축산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말함(Tackling Climate Change through Livestock)’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축산, 그리고 축산과 연관된 산업(축산 및 연관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축산 및 연관산업은 우리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를 차지하고 있다. 축종을 기준으로 본다면 육우와 유우는 축산 및 연관산업 배출량의 약 41%와 약 19%를 차지하고 있으며, 양돈과 가금산업은 각각 약 9%와 8%를 차지했다. 산업을 기준으로 본다면, 사료생산이 축산과 연관산업 배출량의 약 45%를 차지했으며. 소와 같은 반추동물은 39%, 가축분뇨 처리는 10%를 차지했다. 이러한 산업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축산과 연관된 산업(사료, 가공, 유통 등)까지 포함하는 것이 억울할 수는 있지만 다른 각도로 생각한다면 축산이라는 산업의 파급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후변화, 그리고 그러한 대응에 의한 축산업의 위축은 식량문제 뿐 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존재의 의미가 있다. 다행인 것은, 우리 축산과 연관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우리 축산인들은 새로운 기술을 지금의 목장에 도입하는데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느낀다.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효과를 바로 알 수 없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그 회복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적인 접근법이 목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기계를 사용하거나 관리 요소의 증가가 필요한 기술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익숙한 방법에서 벗어나 다르게 사육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다른 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들을 적용한다면 현재 배출량의 약 3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사료자원의 이용 효율성을 높이고 가축분뇨 처리 등 환경 문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축산농가와 사회에게도 도움이 된다. 현재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온실가스 판매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국가 별, 사업체 별 온실가스 감축의무량을 본다면 축산 및 연관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잠재)량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도 머지않았으며 축산 및 연관산업은 타 산업들에게 구세주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축산의 구조도 변화될 것이다. 위에 제시한 축산 및 관련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본다면 새로운 축산방식이 발달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우선 반추동물은 사료산업의 영향을 줄이는 쪽으로 발달할 것이다. 즉, 사람이 먹지 못하는 풀사료의 이용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반추동물에 비해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는 단위동물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며 분뇨처리 등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기후변화라는 광의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전 세계가 공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 대해 국가 단위에서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책적 방법으로 축산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적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비관세 장벽(제로보조금)도 낮기 때문에 국가가 투자하는데 주저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우리 축산인은 이번의 기록적인 폭염, 그리고 그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기후변화를 발판으로 정책담당부서와 협의를 하고 시민단체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책과 기술을 한 단계 더 높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우리의 어려움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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