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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남북 교류와 협력

  • 등록 2018.06.27 10:59:13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주도하는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변신했다. 또한 매우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전근대적인 기술에서부터 초현대적인 기술까지 경험한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개도국에서 사료공장이 필요한 경우 구미 선진국의 경우 최신식 기술을 접목한 사료가공공장을 지어주면 멋진 기공식을 뒤로하고 그 시설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나라가 지원할 경우에는 그 나라의 상황에 맞게 처음에는 혼합기를 설치하고 전기시설 등의 인프라가 구축되면 그에 따라 분쇄기 등 추가의 기계를 설치하여 현지인들이 실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때로는 우리의 지원을 더욱 반갑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통일벼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많이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소출이 늘어 수입이 많아진 농민들이 텔레비전을 구입하는 것이 선순환의 첫 고리로 작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통일벼보다 더 빠르게 자금을 회전할 수 있는 것이 축산이다. 축산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축산을 남북교류와 협력에 활용할 경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환경오염과 각종 민원 등에 의해 내부의 성장이 더 이상 어려운 상황에서 외연을 넓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체제안정의 중요성에 못지않게 인민이 먹고 살 수 있는 산업이 필요한 시점에서 동물성 단백질과 유기질 비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전수하여 축산의 외연을 넓히며 식량산업을 정착시키고 먹거리를 확보하는 등 서로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교류와 협력을 시작함에 있어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지원을 할 것인가, 아니면 협력을 할 것인가 일 것이다. 북한에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지원이 될 것이다. 전근대적인 축산부터 초현대적인 축산을 모두 경험한 우리야 말로 이들에게 그 상황에 맞는 고기 잡는 방법을 전수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신뢰를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원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북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는 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우선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우리가 추진하려는 것이 사업모델이 될 수도 있다. 인도적인 지원사업이 될 수도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이 두 가지 성격이 합쳐진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사업모델과 인도적인 지원은 처음부터 접근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두 개의 다른 track은 동일한 주체가 수행할 수 있겠지만, 서로 다르게 출발하고 추진해야 한다.
두번째가 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기는 쉽다.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쪽에서도 당에서 원하는 것과 인민이 원하는 것이 상이할 때 이를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북한의 당이나 인민이 모두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으면 가장 좋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찾을 수는 있으리라 본다.
세번째는 서로 상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남북간에는 서로의 용어도, 불치기와 거세로 다르게 사용할 정도로 다른 나라다. 용어의 선택에도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당분간은 저들만의 리그가 필요하다. 수입이 개방되는 순간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는 최근 봇물처럼 진행되는 각종 대북관련 포럼 등을 통해서도 이미 짐작해 볼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실현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북한 축산실태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와 자료다. 이것을 바탕으로 북한 축산분야에 대한 현황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고, 축산교류 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유기질 비료의 확보다. 물론 식량난 해소를 위해서 닭공장이 제일 먼저 필요한지도 모르겠으나 소, 돼지, 닭 모두 유기질 비료를 확보하고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시장을 통해서 거래되는 육류의 80-90%가 개인축산업자에 의해서 생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육기술을 비롯한 작은 노하우들이 도움이 될 것ㅇ다.
지금 북한이 움직이고 있다. 섣부르게 판단하고 움직일 일은 아니지만 북한의 문이 열렸을 때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