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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3. 축산식품에 대한 오해를 풀자 (3)

우유 알레르기 유발·치즈 부패식품 주장은 무지의 소치
계란, 심장질환 예방…콜레스테롤 수치 낮춰줘

  • 등록 2018.06.22 10:25:46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오해6) 우유의 단백질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우유의 단백질이 알레르기의 주범인 것처럼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람의 모유에 들어있는 단백질을 제외하고는 다른 식재료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모두 이종단백질(異種蛋白質:자기 몸에서 만들어내지 않은 단백질)이다. 따라서 유독 우유 단백질만이 알레르기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환경, 공해, 수질오염, 유해식품, 환경호르몬 등에 있다는 연구결과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도 마치 우유가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고, 우유를 먹지 않으면 알레르기가 없어지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우유 알레르기는 불과 1~3%의 어린이에게서만 발생하는 특이한 식품 알레르기의 하나다.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칼국수를 먹지 못하는 것과 같은 사례다. 또한 우유 단백질의 영향을 받은 어린이의 대부분(80~90%)은 나이가 세 살 정도 되면 자연적으로 이런 증상이 없어진다.


▶ (오해7) 치즈가 부패한 식품?
인류가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과채류처럼 저장성이 없는 식품은 신선함이 생명이다. 곡류는 원물(原物)대로 또는 분쇄 등 단순한 가공 과정을 거쳐서 섭취한다. 그러나 식품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서, 또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인류가 찾아낸 방법 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방법이 ‘발효과정’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식품을 우리는 ‘발효식품’이라고 한다. 콩을 발효시켜서 청국장 된장 간장이 만들어지고, 생선류를 발효시켜서 새우젓, 명란젓이 만들어진다. 또 배추를 절여서 발효시키면 김치가 되고, 무를 썰고 절여서 발효시키면 깍두기가 된다.
치즈는 우유의 단백질을 분리해 발효시켜서 만든 발효식품이다. 그리고 발효과정에서 인간에게 유용한 유산균이 증식해 식품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치즈가 부패된 식품이니 먹지 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발효가 어떤 것인지, 발효식품의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다. 치즈는 인류가 오랫동안 즐겨 먹어온 건강식품이며 고단백 발효유제품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결국은 균형의 문제이다. 육식이 나쁘다거나 채식이 좋다는 일방적인 논리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발상이다. 건강의 불균형은 영양섭취의 균형이 깨질 때 일어난다. 축산물은 채식과 함께 인류가 찾아낸 섭생법의 근간을 이루는 식품이다. 일부 전문가의 편향된 의학상식으로 영양학과 질병학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는 100세 건강을 지향하는 사회에 혼란만을 부추길 뿐이다.


▶ (오해8) 계란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안 좋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으나 이 또한 오해다.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계란을 섭취하더라도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심장질환 위험의 주요 지표인 LDC : HDL 즉, 저밀도콜레스테롤 대 고밀도콜레스테롤의 비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유용한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이 증가하므로 심장질환 예방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4개국을 대상으로 1인당 계란섭취량과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계란소비량이 높은 일본 멕시코 프랑스 및 스페인에서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계란 섭취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과는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계란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맙게도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레시틴(lecithin)이라는 성분이 함께 들어있다. 이 레시틴이 오히려 체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어주고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계란을 매일 섭취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레시틴의 기능은 또한 유화작용(乳化作用)을 해서 혈액이 굳어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게 된다. 이렇듯 계란에 들어 있는 레시틴은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세포 전체의 활성화를 촉진한다.
미국 보건부와 농무부는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 : Dietry Guidelines Advisory Committee)의 의견을 받아들여 미국인 식생활지침을 개정하고 ‘콜레스테롤 1일 섭취량 300mg 이하 권장’ 조항을 삭제했다. 그간 주범으로 몰려있던 계란과 새우가 콜레스테롤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포화지방(泡化脂肪)과 트랜스지방이다. 무엇보다 병아리가 부화되어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계란은 각종 영양소가 균형 있게 들어있는 완전한 식품임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따라서 하루 매끼마다 계란을 한두 알씩 먹어도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계란은 영양가치가 높은 반면에 가격은 가장 낮은 단백질 식품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귀하던 계란이 지금은 다른 식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이제 마음 놓고 온가족이 계란요리를 즐기는 게 현명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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