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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한우 스테이크와 ‘소확행’

  • 등록 2018.05.23 14:01:50

[축산신문 기자]


손종헌 사무국장(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오늘 스테이크 먹을까?” 이 말을 듣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열에 아홉은 오늘은 평소와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또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값비싼 술과 함께 스테이크를 맛보며 분위기를 한껏 부리는 행복한 상상도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스테이크는 아직까지 우리 생각 속에 특별하고 부담스러운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한우 스테이크’라고 한다면 그 부담은 더욱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알고 있는가? 한우 스테이크를 유명 온라인 마켓에 검색해보면 1등급 기준 등·안심 100g에 1만원대 이하로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가격이 낮은 곳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농협의 IoT스마트 판매시템 활용 및 일부 편의점 등에는 한우 스테이크 자판기가 설치될 정도다. 한없이 멀게 느껴지던 스테이크가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 즐거움은 간편해야…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느끼는 행복’ 과 같이 일상의 작은 즐거움에서 오는 행복을 ‘소확행(小確幸)’이라 일컬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이 말은 불확실한 미래에 근심, 걱정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더 나아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18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로 소확행을 꼽을 정도로 유통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우리들은 먹는 즐거움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TV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가 두 세 시간씩 줄을 서서 음식을 맛본다거나, 유명 쉐프들이 소개한 요리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으며 만족을 찾는다. 하지만 그 즐거움을 얻는 과정이 소소하지 않고 부담스럽다면 진정한 소확행이라 할 수 있을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식품유통업체들은 가정 간편식(HMR)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분 요리에 그치지 않고 갈비찜, 오리백숙 같은 음식부터 감자탕, 곱창 등 안주까지 HMR로 만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지난 2017년 2조3천억원이었고, 올해는 이보다 30%이상 성장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함이 소확행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을 사로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 스테이크는 新 HMR

하지만 HMR 제품의 대부분은 원재료에 양념 등을 넣어 가공을 한 제품을 집에서 끓이거나 데우기를 통해 섭취하는 식품들이다. 작고(少) 간편한 것은 맞지만 확실한 행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루키가 말한 빵 그 자체는 있지만 ‘갓 구운’ 이라는 말에서 오는 감성을 자극하는 행복은 찾기 힘들다. 

앞서 말했듯이 스테이크는 아직까지 레스토랑에서 분위기와 함께 즐기는 고급 음식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집에서 스테이크를 구워본 적 있는가? 주말에 장을 보러 가서, 혹은 퇴근길에 마트나 편의점에서 스테이크를 산다. 집에 있는 후라이팬을 이용해 굽는다. 접시에 담아 먹는다. 추가적으로 사야 할 재료가 있는 것도, 복잡하게 조리법을 검색해서 순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산다, 굽는다, 먹는다. 이 얼마나 간단한가!

 스테이크의 단순한 요리 프로세스 안에는 개인의 취향도 마음껏 담을 수 있다. 고기를 덜 익힐 것인가 더 익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소스를 뿌려먹을까 소금을 찍어 먹을까와 같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스테이크를 즐기고 난 후 뒤처리도 간단하다. 고기를 구운 팬과 접시, 포크, 나이프만 씻으면 그만이다. 남는 음식 및 재료 걱정, 싱크대를 가득 채운 설거지 걱정은 없다. 기존 HMR이 가진 간편함에 감성까지 더해진 스테이크는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소확행이 아닐까?


◆ 소확행? 牛확행!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34만4천 톤이다. 이중에 우리가 쇠고기 스테이크로 자주 먹는 등·안심 수입량은 4만1천톤이다. 수입량의 12%이다. 더 나아가 냉장상태의 등·안심 수입량은 1만2천톤에 불과하다. 총 수입량의 3.4%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수입 냉장육’을 접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드물다.  

만약 이렇게 귀한 냉장 스테이크의 자리를 한우가 대체한다면 어떨까? 동네 마트, 편의점에서 손쉽게 한우 스테이크를 접할 수 있게 되고, 일주일에 한 끼 정도는 혼자, 혹은 가족들과 스테이크를 구워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해본다. 한우와 함께하는 작지만 간편하고 확실한 행복식탁. 우리가 추구하는 소확행은 牛확행으로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