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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불립 교훈 새기며 장인정신으로 축산미래 열어가자

>>창간 32주년을 맞아

  • 등록 2017.09.26 20:55:43
1985년 9월 28일 창간한 축산신문이 어제 날짜로 창간 32주년을 맞았다. 축산신문이 창간할 무렵은 양축규모의 전업화가 싹트는 한편으로 농촌경제를 무겁게 짓누르던 소 값 파동의 암운이 밀려오는 시기였다. 이와 같은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매년 맞는 창간기념일은 그저 호(號)수의 변경 내지는 연장쯤으로 인식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꽃잎이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는 말처럼 그것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고 나름의 축적(蓄積)이기도 했다. 먼저 격동과 축적의 세월을 함께 하며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을 아끼지 않은 독자제위와 축산업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 축산업은 1980년대 이후 수입개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남이 걸어온 길을 답습해온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UR협상과 그 결과물인 WTO체제 출범, 그리고 FTA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개방화 과정을 거치면서 경주해온 규모화촉진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은 경쟁력제고 노력은 앞선 기술과 규모화로 무장한 축산선진국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이는 한국축산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축산은 이제 남이 걸어온 길이 아니라 지금껏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 즉, 답습보다 개척의 길을 걸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축산현장에서 노출되는 문제의 상당부분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성장통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양적 팽창을 받쳐주지 못하는 질(質)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한때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거침없이 질주해온 한국경제가 3만달러의 문턱에서 허우적대는 것은 답습의 한계이자 새 길을 개척하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한국축산의 경쟁력 제고노력은 이제 양에서 질적 차원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내외적 환경을 감안할 때 원가차원의 양적 제고노력은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축산의 엄중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친한경과 동물복지축산도 축산업의 질적 개선에 포함되는 내용이다.
한국축산업의 질적 개선의 요체는 결국 차별화된 안전성이며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절박한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산 축산물이 차별화된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축산현장의 장인정신(匠人精神) 함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도 않고, 시장에 내놓지도 않는다는 장인정신으로 국민적 신뢰를 받을 때 양적 경쟁력이 취약한 한국축산의 미래가 열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양적인 면에서 초미니산업인 일본의 화우산업을 지켜내는 저력은 생산현장에 충만한 장인정신과 소비자들의 무한한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다.
한국축산이 지금부터 걸어야 할 길이 바로 이 길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 국민들의 신뢰없이는 바로 설 수 없다는 믿음과 장인정신의 확산이 시급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의 축산정책방향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가족노동력 중심의 전업농육성책이 구호만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으로 소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한국축산의 미래는 양이 아닌 질에 달려 있으며 이는 장인정신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도 창간 32주년을 맞아 이를 응원하는데 열과 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독자제위와 축산 및 관련업계에 거듭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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