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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한민국 축산 리셋하자 / 동약산업

수출로 다진 도약 발판…‘연구 개발’ 날개 달고 ‘훨훨’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10년 전과 지금의 동물약품 산업은 완전히 다르다. 예전에는 ‘굴뚝산업’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첨단산업’에 가깝다. 특히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성장잠재력도 커졌다. 10년전 4천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시장 규모는 7천억원대로 불어났다. 수출을 포함하면 올해 1조원 시대를 열어제낄 기세다. 동물약품을 바라보는 축산인들의 시각도 달라졌다. ‘약장사’라고 치부하는 것은 없어졌다. 오히려 동물약품 없이는 축산업 발전을 결코 기대할 수 없다며, 함께 윈-윈을 이끌 ‘동반자’로 인식, 손을 꼭 잡고 있다. 동물약품 산업은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 계속 치고 올라가려면 변화를 해야 한다. 새틀에 다시 ‘초심’ 각오를 새겨넣어야 한다.


굴뚝산업서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 탈바꿈
1조 규모 눈앞…체계적 지원·육성책 절실


‘카피’ 벗어나 ‘연구개발’ 매진
국내 허가돼 있는 동물약품 품목 수는 8천개를 훌쩍 넘긴다. 동물약품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미국보다도 3배나 더 많다.
왜 그럴까. 카피제품이 너무 많아서다.
업체들은 특허가 풀리면 여지없이 카피제품을 쏟아낸다. 문제는 이들 제품의 성분구성이 똑같거나 비슷해 그 효능도 별 차이가 없다는 거다. 심지어 원료업체도 같을 때가 비일비재하다.
결국 같은 제품 수십개가 경쟁하는 과열·출혈이 나타난다.
카피제품 범람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해외 바이어들은 카피제품을 빌미로 “한국제품은 다 똑같다”라며 가격인하를 협상카드로 꺼낸다. 이제부터라도 제품 특화·차별화에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업체들은 제품개발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
화학제의 경우 앞서 언급한 ‘카피제품’에, 백신은 농림축산검역본부 개발에 의존할 때가 많다. 물론 영세한 업체 여건 상 혹시 안될 수도 있는 신물질 개발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제품개발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장 신물질 개발이 힘들다면 복합제제, 용법·용량 개선, 아이디어 상품 발굴 등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업체 현실을 감안해 연구개발(R&D)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수출 뿐 아니라 생약 등 동력발굴 절실
수출이 살 길임에는 분명하다.
동물약품 수출은 지난 10년 새 매년 평균 30%씩 성장하면서 올해는 3억불 수출을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고 있는 수출도 언젠가는 그 상승세가 꺾일 수 밖에 없다.
새 수출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
바로 옆 중국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시장규모가 클 뿐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매우 유리하다. 현재는 중국 시장 개척이 높게 보이지만, 물꼬만 터지면 ‘동물약품 한류’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시장도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야 한다.
수출 외 다른 미래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생약이다. 생약은 무항생제 축산, 식품안전 트렌드 등에 따라 충분히 동물약품 산업에서 새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특히 항생제 사용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축산현장에서는 항생제 대체제를 필요로 한다. 생약은 그 선봉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생약은 아직도 갈피를 못잡은 채 우왕좌왕이다.
생약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홍삼을 먹으면 ‘건강이 좋아졌다’고 믿는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생약의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연구-제조-유통-사후 총체관리
동물약품도 엄연히 약이다. 잘 쓰면 ‘보약’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약’이 된다. 하지만 가끔씩 전해지는 어이없는 약사사고는 그간 어렵게 가꿔온 동물약품 이미지를 송두리째 깎아먹는다.
품질관리는 당연히 필수다. 연구에서부터 제조, 유통, 사후관리에 이르는 총체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
예를 들어 유통을 들여다보면 보통 도매와 소매가 분리돼 있다. 하지만 동물약품은 도매와 소매가 명확하지 않다.
대리점 등 대다수 도매상들은 소매를 한다. 동물병원, 동물약국 등 소매상 역시 도매업에 참여한다. 심지어 제조업체가 소매를 하기도 한다.
어지러운 거미줄 형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라도 농가에서 주문한 동물약품을 경상도 대리점에서 가져다주는 일도 벌어진다.
철저한 복약지도도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수의사처방제를 잘 활용해 동물약품에 대한 정확한 소개와 용법·용량을 알려야 한다.
현재 마련 중인 도매상 종사자 교육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동약관리법 통해 별도관리 마땅
십여년 이상 ‘동물약품관리법 제정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동물약품이 약사법을 모법으로 하고 있다보니 많은 부문에서 불합리한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토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약사법에서 동물약품 제조(수입)·도매상 관리자 자격을 약사·한약사 등으로 제한한 것을 든다.
수의사로 그 자격범위를 확대하면, 약사(한약사) 고용에 따른 쓸데 없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거다.
가축 등 동물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동물약품은 사람을 다루는 인체약품과 완전히 다른 별개 영역일 뿐 아니라 제조, 유통시스템 등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별도 독립된 법 테두리에서 관리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밖에 정부 조직정비, 인력충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약품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는 ‘동물약품계’는 고사하고 전담직원 한명 없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약품 업무는 워낙 일이 많아 외면 ‘1순위’다.
조직과 인력보강을 통해 동물약품 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 육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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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동물약품협회  곽 형 근 회장


 동약산업 미래 청사진, 수출로 밑그림


올해 3억불 달성 기대…5년새 3배 늘어나
업계 도전의 결실…정부 조직·인력 보강 절실
성장 잠재력 무한…축산업 상생발전 견인


곽형근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동물약품 수출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며 더욱 정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1억불 수출을 달성했다고 탄성을 질렀을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불과 5년만에 3억불 수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세계적 불경기에 대단하지 않습니까.”
곽 회장은 물론 동물약품 업체들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땀의 결실이라고 전했다.
“수출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바이어를 발굴해야 하고, 품목허가도 받아야 하고. 수년 씩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곽 회장은 그 과정에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 덕을 봤다고 피력했다.
그는 “업체들이 영세하다보니 비용부담에 주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해외 축산박람회에 참석할 때 비용일부만 지원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곽 회장은 중국 수출이 앞으로 한번 더 탄력을 줄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동물약품은 딱 한 품목입니다. 반면 국내에 팔리는 중국산 동물약품은 100개 품목이 넘습니다. 거기다 중국은 국내 최대 동물약품 원료 수입국입니다.”
곽 회장은 심각한 무역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품목허가를 안해주려고 합니다. 개별기업 힘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벽이 있다고 할까요. 물꼬를 터주는 정부 역할이 필요합니다.”
정부 조직·인력 보강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냈다.
“식약처는 직원 절반이 의약품 업무를 담당하는 데, 농식품부는 ‘동물약품계'는 고사하고, 전담직원 한명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와 같이 AI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동물약품 업무는 올스톱되고,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입니다.”
곽 회장은 동물약품 산업이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동물약품 수출 산업은 수출을 포함해 1조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성장잠재력도 상당히 높습니다. 수출만 떼어내면 2020년 5억불 수출도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닙니다.”
그는 특히 국내 동물약품 업체들이 공장을 새로 짓고, 시설을 보강하는 등 품질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많은 애용을 당부했다.
곽 회장은 “소통, 신뢰, 정직 등을 통해 동물약품 산업이 ‘제2 도약’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축산인과 동반자로서 축산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동물약품 산업을 그려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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