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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성대에서>한우고기 수출에 드리운 그림자

  • 등록 2017.06.09 14:07:49

 이상호 본지 발행인

한우 수출 일본처럼 긴 호흡…과욕과 성급함 버려야 성공
그렇지 못할 경우 심비듐 수출 전철 밟게 돼

 

농산물수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제살 깎아먹기 식’ 과당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선발업체의 성공이 알려지기가 무섭게 너도 나도 덤벼드는 통에 아귀다툼이 벌어져 ‘수출 솥단지’가 달궈지기도 전에 식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농산물수출은 지자체의 보조금이 시장을 망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보조금을 타낸 수출주체들이 생산비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수출에 나서는 것이다. 보조금이 밑지는 부분을 커버하는 셈인데 일선 지자체 입장에서도 수출은 홍보가치가 뛰어난 ‘호재’일 수밖에 없다. 수출주체의 성급함과 과욕, 그리고 지자체의 ‘묻지마 식’ 지원이 맞물리면서 농산물수출은 피다 만 꽃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중반의 대중 심비듐(호접란) 수출이다. 심비듐은 중국인들에게 춘절(설) 선물용으로 각광받는 품목으로 일본과 대만산(産)이 인기를 끌었다.
이 틈바구니를 한 원예조합이 파고 들었다. 이 조합은 시범수출이 좋은 반응을 얻자 현지에 비닐하우스를 임차, 개화시기를 선물수요가 몰리는 시기와 맞춤으로써 물량이 없어 못팔 정도의 성공을 거뒀지만 그 성공은 딱 거기까지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러 조합이 해당지자체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수출에 나섰다. 당연히 덤핑이 난무했으며 결과는 이미지 실추로 이어졌다. 접목선인장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밟았다.
최근 홍콩에 교두보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한우고기수출에서도 경우는 좀 다르지만 이와 유사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등급이나 냉동육도 수출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수출을 마치 한우산업의 돌파구로 인식하는 듯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당경쟁을 유발할 개연성이 크다.
수요자인 바이어가 원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1등급이나 냉동육을 수출하자는 주장은 성급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홍콩시장에 한우고기가 경쟁상대인 화우고기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데 주력해야지 저가물량을 수출할 때가 아닌 것이다. 일본이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는 논리는 위험천만이다. 일본은 오랜 기간 치밀한 전략으로 화우고기를 최상의 프리미엄고기로 인식시킨 후 냉동육이나 저등급을 내놓고 있다.
화우산업이 처한 제반여건을 감안할 때 수출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유럽의 야경(夜景)명소에 전광판 광고를 하며 런던이나 베를린에서 까지 판촉행사를 여는 등 어찌 보면 무모하리만치 공을 들이고 있다.
물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도 중요하지만 수출에 따른 간접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세계만방에 화우고기가 최고의 프리미엄임을 알려 일본을 방문하는 세계인들에게 이를 찾게 하며 자국민들에게는 최상의 품질을 먹는다는 자부심을 심어 주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의 화우고기수출은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숨어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는 자신감은 좋지만 일본이 되니까 우리도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는 한우고기수출은 절대 성공할 수가 없다. 수출은 왜 해야 하는지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것도 아주 긴호흡으로. 사족(蛇足) 하나 덧붙인다면 중구난방 식 밀어내기 수출을 방지하기 위해 실질기능을 갖는 협의체를 확보하고 창구일원화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