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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축산업 내일은 있는가?


요즘 우리 축산업계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적어도 외양상으로는 태평성대(太平聖代)이며 천하태평이다. 업종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축산물시세가 그런대로 받쳐 주고 걱정했던 구제역이나 AI도 종식되어서일까. 무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로 시름하는 일선현장을 제외하면 조용하다. 태평스럽기 그지없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한국축산이 정말 태평한 걸까. 결단코 아니다. 지금 구가(謳歌)하는 현실은 일종의 착시효과일 뿐이다. 설령 착시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이며 찰나적 현실이다. 극심한 치통(齒痛)으로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잠시 동안의 평화가 있듯이 우리는 지금 그런 평안함을 현실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대선 때 각 당 후보들에게 축산의 미래를 위한 정책주문에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축산업계의 모습은 이런 소회를 갖기에 충분하다.
준비하지 않는 미래의 모습은 참담할 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지금 무허가축사 적법화와 같은 코 앞의 일도 발만 동동거릴 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 축산업은 무허가 축사문제가 내년 3월로 정해진 시한까지 가시적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그야말로 ‘반토막’이 나게 돼 있다. 축산이 반토막 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우리 축산이 반토막이 난 후에 어떤 위정자가 축산에 관심을 가질 것이며, 과연 축산정책은 존재하기나 할까.
따라서 이 문제는 업종이나 규모별로 심각성이나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 축산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며 이를 위한 에너지 결집이 절실한 때인 것이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우리 축산은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즉 목표와 좌표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무작정 항해만 하고 있다.
축산선진국들과 체결한 FTA로 인해 관세제로화는 눈앞으로 닥치고 있는데 국내산 축산물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은 언제 어느 선까지 끌어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미래를 위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론이 구체적인 지표로 제시되지 않는 산업은 분명한 목표나 좌표가 없이 무작정 향해를 하는 깜깜이 항해와 무엇이 다른가. 깜깜이 항해는 표류다. 지금 상태로라면 한국 축산업도 결코 정상적인 항해라고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분명한 목표와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지표(指標)화 하는 한편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축산현장에 길을 제시해야 한다. 식량정책 차원의 축산물 자급 목표 제시도 필요하다. 어디든 갈 수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를 몰라 불안한 축산현장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목표와 좌표인 것이다.
이는 정책당국의 몫이기는 하지만 탓이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축산지도자들이 업계의 힘과 지혜를 모아 정책을 견인해야 한다. 축산업계가 중지를 모으지 않은 채 좌고우면 해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은 기대할 수 없다.
물론 한국축산이 처한 대내외 여건은 결코 녹록치가 않은 게 사실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안될 이유가 있으면 될 이유도 있는 것이다. 축산물이 반드시 필요한 주식이란 사실만으로도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대내외에 효과적으로 인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과제의 해결은 생산자조직과 범축산 차원의 공동이익을 위해 업종별 이해를 조율할 수 있는 구심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바로 이런 노력의 정도가 한국축산의 장래를 판가름한다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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