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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현장르포>양평축협 가축시장을 가보니

눈에 띄게 한산해져…송아지 공급난 확인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경기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양평축협 가축시장. 한때 소를 묶을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거래량을 자랑했고, 전국에서 최초로 전자경매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등록우 송아지 경매시장이 열린 지난 23일 이곳을 찾았다.


출장두수 크게 줄며 활기 잃어
몇몇 쓸만한 소만 몸값 ‘껑충’
그 외 소들은 가격 낮게 형성
구매자 선택폭 줄어 경쟁 치열


◆ 평소보다 40%이상 감소한 거래량
조금 늦게 도착한 시간에도 양평가축시장은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개장시간이 1시간여 남았으니 평소 같으면 소들과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시간이라고 양평축협 직원 중 한명은 말했다.
소를 사고파는 가축시장은 여느 시장과 달리 짧은 시간에 큰돈이 오고가기 때문에 언제나 활기가 넘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에 나오는 송아지의 수가 확연히 줄었고, 덩달아 소를 사거나 팔려는 사람들도 장에 나올 일이 드물어졌다.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것은 당연했다.
경기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양평축협가축시장에서 이날 거래된 송아지는 총 108두였다.
평소 170마리 이상이 출장하던 가축시장에서 108마리만 출장을 했으니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수치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소를 사기 위해 나온 농가와 거래를 돕기 위한 축협의 직원들이었다.
양평가축시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자경매시스템을 도입한 곳이다. 지금은 보편적으로 대다수의 가축시장이 전자경매시스템으로 거래를 하지만 당시에는 흔치 않았다. 전자경매시스템이 도입된 후 보기 어려워진 것이 바로 소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흥정이다.
소를 비싸게 팔려는 사람과 소를 싸게 사려는 사람 사이의 흥정은 가축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좋은 구경거리 중 하나지만 이젠 소를 파는 사람이 직접 나오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 때문에 이런 흥정을 보는 것은 어려워졌다.


◆ 전국적 송아지 공급난, 시장의 본래 기능 상실 우려
최근 출장하는 송아지가 적은 것은 이곳 양평의 문제만은 아니다. 실제 이곳은 다른 가축시장에 비해 출장두수가 많고, 좋은 송아지들이 출장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예전부터 비육농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가축시장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양평축협 이희승 씨는 “요즘이 거래가 좀 뜸한 시기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송아지 출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농가도 상당수 폐업을 했고, 암소 사육이 수익성이 좋지 못해서 인지 일관사육으로 전환해 송아지 판매를 줄이는 농가도 상당수 있는 것 같다”며 “가축시장이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거래량을 유지해야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렇게 거래가 줄어든다면 앞으로 정상적 기능을 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이렇다.
규모가 크면 클수록 구매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고 적절한 시세가 형성돼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손해 보는 일이 적다. 거래규모가 작은 시장은 반대로 구매자의 선택의 폭이 좁고, 거래가격의 편차가 커서 적절한 시세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 높은 가격편차, 한우발전에 악재
최근 송아지의 시세가 이런 시장 상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평균 시세가 크게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좋은 송아지의 가격은 지나치게 높고, 그렇지 않은 송아지의 가격은 바닥을 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농가들은 말한다.
경기도 안성의 우택균 씨는 “최근 송아지를 구입하러 돌아다닌 가축시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출장두수가 줄고, 거래량이 줄면서 소를 구입하려는 농가들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예전과 다른 양상은 전체적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고, 특정 몇몇 소들의 가격이 높은 반면 그 외 소들의 가격은 낮게 형성돼 있다”며 “돈이 되는 소와 되지 않는 소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거래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소가 꼭 필요한 사람은 가격은 더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된 소 가운데 최고가격은 중량 272kg 수컷으로 488만3천원에 낙찰됐다. 최저가격에 낙찰된 소는 암송아지로 185만원에 낙찰됐다.
송아지의 출장두수가 줄어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우산업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거래현장에서 필요한 소를 구입하려면 평소보다 100만원 이상은 더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비육농가들은 송아지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거래를 마치고 모인 자리에서 한 관계자가 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남긴다.
‘오늘 400만원 넘게 주고 송아지를 구입한 사람들은 2년 후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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