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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우리는 미래 축산을 대비하고 있는가

  • 등록 2017.03.08 11:01:56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요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언론에서 핵심어로 되고 있다. 어렵게 찾아볼 것도 없다. 뉴스 포탈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넣고 최근 일 주일만으로 기간을 한정하고 검색해보았다.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생각되는 정치인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을 공약하고 있다.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좌를 개설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내부 구성원의 열정과 헌신이 무너졌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다고 한다. 각 지자체는 자신들의 지역을 4차 산업혁명의 주춧돌로 만든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직업은 늘어나고 그렇지 않은 직업은 줄어든다고 한다. 이렇듯 사회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혁명과 같이 불타오른다. 이미지는 어느 정도 그릴 수 있겠다. 그런데 실제는 어떻게 변한다는 말인가? 보이지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본인은 지난 2016년 11월 30일자 논단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로에 축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이 축산업에 반영될 것이므로 그러한 것들의 규격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규격화가 과연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
지난해 6월 9일 The Economist는 ‘Technology Quarterly’라는 섹션에서 ‘미래의 농업(The Future of Agriculture)’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그 주제들에 대한 글들을 요약한 것이다.
첫째는 ‘공장에서 갓 생산된(Factory fresh)’이라는 주제이며, 농업이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농업이 더욱 공장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하며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하였다.
둘째는 ‘스마트 팜’이라는 주제이며, 여러 부분에 숨어 있지만 information technology (IT)가 농업을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농업을 수행하는 동안에 필요한 여러 변수들을 정확히 측정하고 제 때에 처리함으로써 농부들의 짐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셋째는 ‘곡물의 미래 : 땜장이와 재단사’라는 주제이며, 유전자를 이해함으로써 더 좋은 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예로, 현재 국제미작연구소에서는 C3 식물인 벼를 C4 식물로 만들어서 50% 더 많은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한고 있다고 한다.
넷째는 ‘수산양식’이라는 주제이며,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에 따르면 양식 물고기 생산량이 2013년에 이미 쇠고기 생산량을 넘어섰다고 한다. 하나의 예로써 내륙에서 바다 어류를 정밀 사육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바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며 물을 순환시켜 양식을 하고 양식 과정에서 나오는 노폐물을 메탄 생산에 사용하는 연구를 소개하였다.
다섯째는 ‘축산’이라는 주제이며, 기술이 생산성 향상 뿐 만 아니라 동물 복지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그 예로써 센서의 사용을 통해 가축의 이상을 빨리 알아낼 수 있고, 유전육종을 통해 질병에 저항성이 높도록 하고, 심지어 실험실 고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2050년을 향해’라는 주제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농업인의 삶이 선진국에서나 개발도상국에서나 바뀐다고 하였다. 어느 누구도 땅에서 일하지 않지만 이러한 것이 농업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생산성 향상에 대한 찬사를 받는다고 한다. 일예로 미국의 경우 1900년에 미국 노동력의 41%가 농업에 있었지만 현재는 2% 이하라고 한다.
위에서 본 The Economist의 글을 통해 미래의 축산을 예측한다면, 미래에는 더 소수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발전되고 체계화되고 규격화된, 그리고 예전에는 생가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축산이 발전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축산은 전통적으로 가축을 기른다는 것보다는 가축을 기르기 위한 시스템들에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가고 전문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축산업이 지금보다 더 자본 집중적이며 기술 집중적인 산업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노동력도 전문 인력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장기적인 흐름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나라의 축산 교육체계, 산업 체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은 사회에 너무 넓게 퍼진 4차 산업혁명이라는 핵심어에 대한 ‘이미지’보다는 ‘실재(實在)’로 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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