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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낙농업계 이중고

  • 등록 2017.02.22 10:21:50

 

태백사료 중앙연구소 나현채 소장

 지난해(2016년) 원유 생산량은 206만 9천581톤으로 2015년 216만 8천157톤에 비해 4.5%쯤 줄어들었다. 그동안 원유 과잉생산이 이어지면서 2015년 3월 기준 분유재고량이 2만2천309톤까지 증가하자 이를 줄이기 위한 감산대책이 시행되었다. 그 결과 매월 평균 3.6%씩 감소, 2016년 11월 기준 분유재고량은 1만 788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1%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감산이라는 낙농가의 이해와 양보로 분유재고량 줄이기에는 성공했지만 수입이 늘어나면서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유제품 수입량은 시장개방 확대와 관세인하 등의 이유로 191만 6천톤(원유환산)으로 집계, 2015년 대비 7.2%가 증가했다. 올해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197만 8천톤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감소,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소비는 줄어들고 수입유제품은 국내시장의 잠식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산대책만으로 어디까지 실효를 보게 될지 의문이 생기는 현실이다.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대책은 없는 것인지…
지난해 국내 우유시장 규모가 사상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고 하지만 프리미엄 가공우유 판매가 늘면서 저출산 여파로 수년째 늪에 빠진 우유시장 전체를 견인한 것이다. 국내 우유시장(발효유.분유 제외)의 규모는 2조640억원으로 2015년보다 5.3% 증가했지만, 우유시장 규모가 2조원을 넘는 원동력은 맛과 향을 가미한 가공우유의 약진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공우유 시장규모는 7천220억원으로 2015년 6천540억원 대비 10.4%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저출산 기조로 2000년 991만명이던 영유아(0~14세) 인구수가 2016년 686만명(추산)으로 줄면서 일반 흰우유 판매가 감소하고 있어서 흰우유(저지방.유기농 멸균 제외)판매량은 2013년 1조 100억원에서 지난해 9천36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가공우유 시장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조만간 가공우유 매출이 흰우유를 역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우유산업의 핵심인 흰우유 시장이 침체되면서 유업계의 관심도 사업다각화로 기울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해지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저지방, 유기농 등 ‘기능성 우유’와 프리미엄 가공우유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방침들이라 한다.
흰우유가 안 팔려도 낙농가에게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고는 하지만, 유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면 어떤 식으로든 비싼 우유를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는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 지금 유업계가 시장 원유수급 상황을 고려한 가격 결정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등 낙농선진국이 음용유, 조제분유, 치즈 등 용도에 따라 생산자가 서로 다른 가격에 원유를 지급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을 대안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분유재고량을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시작한 감산정책 속에서 생산은 줄였지만, 수입은 오히려 늘어나서 우유업계는 ‘이중고’의 수렁에 빠지게 된 것이다.
글로벌 무한경쟁의 국제화흐름에서 어렵다고 누구의 도움만을 바랄 수 없는 것이고, 지금 유럽 등지에서 유지되는 보조금제도가 하루아침에 우리 앞에 다가올 수도 없을 것이기에, 이런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것은 결국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조금이라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연구하며 현재의 내 실력을 꾸준히 분석하고 자기계발을 계속하는 길이야 말로, 아무리 어려운 가운데 에서도 모두가 다 ‘똑같이 어렵지는 않다’는 진리를 생각해야 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 지나간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가 발전적인 모습으로 정진할 수 있도록, ‘기록(실행)→분석(평가/개선)→계획’의 선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이중고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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