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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그리고 농촌의 미래!><25> 조합, 통합위기 막은 임신우 분양사업

흑자시현 위한 필자 제안…혼자 하루 384두 수정

  • 등록 2017.01.06 10:22:47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스레트우사를 지붕개폐우사로 개조하면 축사의 방향과 개폐비율에 따라 정남향으로 개폐지붕의 비율이 높을 경우는 축분이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 무깔짚 우사가 가능하다. 이 경우는 깔짚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쾌적도는 매우 높은 축사로 발전했다.
그 예를 보면, 대덕읍의 한우단지를 지붕개폐우사로 신축했다. 쾌적하여 소는 잘 크고 축분처리 일손과 깔짚 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으로 입증되자 한우산업이 집단적으로 발달되었고 지붕개폐우사가 아닌 우사는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한우를 기르는 일 중 가장 힘들고 복잡한 일은 축분을 처리하고 왕겨 등 깔짚을 깔아주는 일이다.
썬라이트 우사에서는 왕겨나 톱밥을 깔아주는 것이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젖은 축분을 처리하는 농가가 많다. 축사의 방향과 높이, 한 우방의 사육두수에 따라 다르지만 140여두를 사육하는 우사 1동에서 연간 800만원 정도의 깔짚비가 들어간다.
도입육우를 수입했던 때의 일이다. 한우가 농지를 기름지게 하고 작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퇴비공급원으로, 또 가난한 농촌의 풀사료를 이용하는 소득원으로 발전하고 있을 때 정부에서는 육우를 대폭 수입하였다.
처음은 저소득과 복합영농의 명분이었지만 워낙 많이 도입되고 보니 입식할 당시 가격보다도 더 떨어졌다. 소값이 크게 떨어지니 사료를 적게 줘, 소가 오히려 말라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소값 폭락으로 축산농가들은 사료값이 늘어나는 것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팔려고 하였고 농가가 못 갚은 사료값은 축협으로 전가되는 등 전국이 폭동직전이었다. 소값 폭락은 또 폭등을 가져오는 주기적인 가격 사이클을 만들게 되었다. 이러한 사이클은 축산의 악순환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
농촌경제의 희망의 등불과 같았던 소가 농촌 부채의 주범이 되었다. 들끓는 농민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도입육우가 난리를 몰고 왔다고 아우성이었다. 정부는 400kg 이하 중암소를 수매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400kg 이하의 소는 주로 첫 임신을 한 암소들이 많았다.
농가들은 수매를 위해서 서로 다퉈가며 아우성이었고 400kg 이상 가는 소는 굶겨서 400kg 이하로 만들어 수매를 했다. 수매물량이 넘쳐 수매를 못한 농가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급기야는 제비뽑기로 수매축을 결정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이러한 소파동의 깊은 골짜기와 IMF 직후의 농촌은 매우 어려웠고 협동조합은 통폐합의 바람으로 우리 조합도 강진축협으로 흡수통합 대상 조합이 되었다.
흡수통합을 당하지 않으려면 당해 연도 말까지 자기자본의 확충과 경영흑자를 내야만 했다. 대덕지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필자가 본소로 전근되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해서 흑자를 낼 것인가? 그 무렵 축산과학원에서 소의 호르몬 일괄처리 수태법의 기술홍보물이 보급되었다. 이 방법은 기존의 호르몬처리법보다 수태율이 높고 처리과정이 간편했다.
그 무렵 필자는 많은 임신우를 수매해서 없애버렸음으로 임신우 값과 송아지 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수정단계 육성우를 매입해서 수정시켜 임신우로 분양하면 틀림없이 승산이 있음을 역설하고 사업에 착수했다.
그 당시 우리조합은 회원조합 처음으로 번식우사에 연동스탄죤(자동잠금장치)을 설치했지만 48두에 불과했다. 우사도 안성 시범사육장과 같이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있는 중앙동산식 우사 한 동 밖에 없었다. 생각다 못해 연동스탄죤(자동잠금장치)사이 사이에 스탄죤을 하나씩 만들어 넣었다. 그렇게 하니 스탄죤이 96개가 되므로 96두의 소를 일괄수정 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수정단계의 소를 어떻게 한꺼번에 구입할 것인가를 고심하던 중 윤충근 박사에게 전화해서 부탁했다. 윤충근 박사는 워낙 해박한 축산지식으로 인해서 전국을 컨설팅하고 다녔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규모 목장에 섭외한 후 연락을 한 것이었다.
대규모 목장에 도착하여 보니 실로 엄청난 규모였지만 축사시설은 한우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졌다. 이 대규모 시설이 최고 전문가에 의해서 지어졌더라면 세계적인 모델이 되었을 것 같았다.
이 목장에서의 생산비와 노동력 절감, 송아지 분만과 육성 등을 고려했다면 경영수지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났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96두의 육성우를 인수해 와서 스탄죤 적응훈련을 끝내고 훠타길, 루테라이스, 훠타길 처리 방법의 호르몬제 처리를 하고 인공수정을 하였다.
4구간에 96두의 수정단계의 소가 좁은 공간에 들어있다 보니 호르몬제 반응에 따라 발정이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개체를 구분하기 어려웠고 그 발정에 따라 수정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8시간 간격으로 아침, 낮, 저녁, 다음날 아침까지 한꺼번에 96두의 소를 거듭해서 4차례를 수정했다. 혼자서 하루 동안에 384두의 소를 수정한 셈이다. 세계 기네스북에 기록될 일이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 있었을까 싶다. 자연발정도 아닌 강제발정으로 어린소를 수정할 때 소들은 얼마나 발길질을 하며 날뛰었든지 팔과 어깨는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45일경에 임신감정을 해보니 70% 정도의 수태율이 나왔다. 생각 밖의 높은 수태율 이었다. 수정 60일 만에 임신우를 분양했다. 임신우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했고 임신개월령을 따질 것도 없이 임신만 되면 기본 50만원이 계상되었고 소가 크고 나니 두당 200만원이 남는 소도 많았다.
소값은 계속 상승하였고 높은 가격으로 치솟았다. 분양을 하고 다시 수정단계를 입식하여 또다시 임신시켜 분양하고 1년에 3회전을 하고나니 그 작은 우사 한 동에서 2억5천만원의 순이익이 나는 기적 같은 흑자를 내고 우리조합은 통합의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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