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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24>대유행 송아지 호흡기 질병 치료

2주간 혼신 다해 질병 잡아…“면허없이 치료” 경찰 수사

  • 등록 2016.12.30 10:23:05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좁은 번식우사 한 동(1동)에 214두의 송아지를 입식을 해놓고 보니 너무 비좁아서 송아지가 누울 자리도 없을 지경이었다. 하는 수없이 낙농을 하다 폐업을 해 비어 있는 젖소우사를 빌렸으나 40두를 수용할 수 있는 계류식 우사로 급수시설마저 없었다. 폐업한 젖소우사에 나누어 분산시키니 조금 공간은 넓어졌으나 혹독한 추위 속에 송아지들은 젖을 떼면서 젖에서 사료로 바뀌는 갑작스런 사양과 환경변화에 노출되고 있었다.  
산골 계곡의 흐르는 물을 막아 호스로 연결해 물을 주었다. 겨울이라 밤에는 물이든 호스 자체가 꽁꽁 얼어 아침에 솥에다 불을 때서 호스를 녹여야 했다. 그렇게 우선 급한 대처는 했으나 이제는 송아지들이 호흡기 질환이 오기 시작했다.
호흡기질환은 급속도로 번져갔고 가축병원에 왕진을 요청하면 2두 정도만 치료를 해주고 처방과 약만 주고는 그만 농가 진료에 바쁘다고 가버리는 것이었다. 
하루에 5곳의 가축병원 왕진을 요청해도 모두가 한 두 마리만 치료해 주고는 농가 왕진이 바쁘다며 가버리는 것이었다. 이유는 그 해 송아지 호흡기 질환이 대유행을 해서 각 가축병원마다 단골손님 진료에도 바쁜 일정들이었기 때문이다.
치료를 계속해도 호흡기는 다시 재발했다. 밀집된 환경에서 기침소리와 아픈 송아지들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치료를 해도 재발이 되었고 뒤섞여 있는 무리들을 매일 전두수 치료해야 하는 일은 실로 복잡한 일이었다. 송아지의 폐사축이 속출했다.
생각다 못해 한우개량사업소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대규모 두수의 치료를 경험했던 신성호 원장에게 급한 상황을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역시 많은 경험과 다두사육 치료의 경력으로 확실한 대책을 세워주는 것이었다. 신성호 원장은 질병이 발생중인데도 호흡기 백신을 전두수에 접종하도록 했다. 자세한 치료요령과 처방을 알려주고 갔다. 암담한 상황에서 구원자를 만난 것이었다.
매일 전두수를 한 마리 한 마리 일일이 체온을 체크하고 기록하는 도표를 만들었다. 매일 기록장의 열을 보면서 치료 상황을 기록했다. 직원들이 송아지를 붙들어 매고, 열을 재고, 기록하고, 주사약을 뽑고 하는 일을 각자 분담하고 혼자서 전두수의 주사를 접종했다.
주사방법은 송아지가 심하게 날뛰므로 송아지 앞다리 사이로 왼다리를 밀어 넣고 몸으로 송아지를 밀면 송아지가 나의 앞쪽으로 힘을 주어 밀게 하고 엉덩이에 주사를 놨다. 그러니 허리에 많은 힘을 주어야 했고 일주일을 계속하고 나니 결국은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오후 퇴근시간이 되면 직원들을 보내고 목부와 둘이서 밤 10시까지 치료를 계속하고, 10시 이후는 목부는 잠을 자라하고, 격리동에 있는 중증송아지들을 새벽 2시까지 혼자서 치료를 했다.
2주일째 계속해 송아지 치료를 하고 나니 허리가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생축사업장에 송아지 치료를 위해 가는 도중에 비포장도로에서 허리 통증으로 앉아서는 도저히 갈 수 없어 누워서 가야만 했다.
214두의 송아지에서 9두가 폐사되었다. 치료가 끝나고 나니 축협중앙회에서 폐사축 발생에 대한 감사가 나왔다. 감사에게 지금까지의 자초지종과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설명했다. 감사가 끝나고 감사는 이런 직원 세 사람만 있다면 축협이 변할 것이라고 감동을 하고 떠났다.
중앙회 감사가 끝나고 나니 경찰에서 수사를 한다고 조서를 받으러 나오라고 했다.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치료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호흡기 질병이 만연되어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수의사의 처방과 약으로 치료한 모든 서류를 제시하며 설명했지만 2개월 동안 거의 매일 조서를 받으러 나오라는 것이다.
수사 경찰에게 병원에 가면 환자에게 주사를 의사가 놓는가, 간호사가 놓는가 물어보았다. 수의사 처방전의 기록과 모든 것을 검토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자 이제는 죽은 송아지의 고기를 일부라도 먹었지 않았느냐며 땅속에 묻은 송아지를 발굴을 하자고 했다.
하도 어이가 없어 “아니 세상에 죽은 송아지를 누가 먹겠느냐”고 했다. 기어이 발굴하겠다고 매몰현장을 표시해 달라고 해서 생축사업장 관리 직원에게 매몰 장소를 가르쳐 주도록 하고 경찰들에게 발굴을 해보라고 했다. 
그 당시 축산법은 매장한 가축은 발굴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지만 기어이 발굴하겠다고 해서 생축사업장 매장 현장을 갔었다. 만일 발굴을 했다면 경찰이 처벌을 받아야 했다. 30여년전의 어두운 시대였다.
그 당시 순진하기만 했던 필자가 지붕개폐우사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파란만장한 경험 중의 하나였다.
초창기 개방형 축사는 스레트 지붕으로 지어졌고, 깔짚은 주로 왕겨가 사용되었고, 2개월만에 축분을 치워야 하고, 다시 깔짚을 깔아주어야 했다. 그러므로 1년에 6회 정도 깔짚을 교환해 주어야 했고, 연간 두당 깔짚비는 24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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