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농장관리프로그램 통해 육종가 계산
HACCP 매뉴얼 토대 농장 경영 효율화
경남 고성에 위치한 구현농장은 누구 하나 농장으로 쉽게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개인소독시설을 거쳐야 하며 개인소독실안에는 방문일지와 목적, 출입자, 이전 방문지까지 꼼꼼히 기록하고나 서야 농장을 들어갈 수 있다. 농장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올해 축산물 HACCP 운용 모범농장으로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상을 수상한 농장이기도 하지만 이전에 이미 육종농가인증과 무항생제 축산물까지 인증 받은 이 분야에 고수 중의 고수다.
아들인 강태윤씨가 시작해 아버지인 강정우 대표가 이뤄낸 농장기록들은 HACCP 매뉴얼을 바탕으로 동물약품 처방시기와 주사침 사용기록이 기록돼 있었다. 기록관리 역시 남다르다. 농장을 관리하는 상용프로그램이 있지만 구현농장만을 위한 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해 기록하고 있었다. 엑셀에 개체별 정보, 수정, 분만, 정액, 건강상태 유무, 도태, 초음파 결과 등을 바탕으로 어미의 능력까지 직접 비교 추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강정우 대표의 올해 나이 72세. 나이를 무색케 하는 엑셀관리능력은 과학적이기까지 하다. 거기에 한우에 대한 기본 상식은 물론, 광우병에 대한 방대한 지식까지 겸비해 있다.
강 대표와 아들 강태윤 씨는 경상대학교에서 1년간 사양기술을 익히고 개량관련 지식을 배웠다. 여기에 HACCP 매뉴얼은 농장 경영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1천여평의 농장부지에 520여평의 축사에는 송아지와 암소 등 116두의 소들이 있으며 분만사와 송아지 우사를 연결해 송아지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운동장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여느 농장과 달리 출하대가 보인다. 송아지들이 안전하게 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고, 다른 소들도 실시간 계측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개체별로 ‘오늘의 할일'을 할 수 있도록 함수서식을 통해 표시토록했다. 농장을 시작했던 첫해부터 암소의 번식기록과 분만기록을 기록했다. 이 기록을 기반으로 출하시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근내 지방을 고려한 육종가까지 매일매일 기록돼 있다. 궁금한 것이 무엇이든, 언제든 바로 검색이 가능하다.
강 대표는 소들에게 편안한 농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진주까지 나가서 매일 아침 용접을 배우러 다니고 있다.
현재는 개량동호회장까지 맡고 있다. 강 대표는 “개량은 내가 한만큼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보니 너무 재미있고 즐겁다. 기록관리가 곧 개량이고 경영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한우 명품화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 한우의 개량기록을 한 곳에 모아 친자확인과 DNA 자질을 검정해야 한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일이지만, 이제는 명품을 만드는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현농장은 고성군 관내 암소 중에서 고성군 전체 평균보다 육량이 2.8배, 육질은 1.9배가 높았다.
앞으로 아들이 언제든 농장을 하겠다고 다시 돌아오면 손쉽게 농장을 경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